친구와 북촌 쪽에 놀러간 김에 대림미술관에도 들러 How to Make a Book with Steidl 전시회도 보고 왔습니다. 


슈타이들은 출판계의 거장이며, 슈타이들 출판사는 전세계의 많은 작가, 사진가, 아티스트 등이 가장 선호하는 출판사라고 합니다. 특히 패션 브랜드 샤넬은 각종 카탈로그와 화보, VIP 고객에게 보내는 초대장 등을 슈타이들에 일임할만큼 깊이 신뢰하고 있고요. 


...이상 위의 정보는 전시회에서 & 사후 인터넷 검색으로 알게 된 내용들이고 사실 거의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간 전시회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참 놀라움의 연속... 새삼 느낀 것은 작가가 글을 쓰는 과정 뿐 아니라 작가의 원고를 받아 하나의 책으로 완성하는 과정 역시 하나의 거대한 예술작품이란 것이었습니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모여 작가의 글을 교정하고, 어울리는 폰트를 찾아내고, 종이의 색과 질감을 결정하고, 종이의 향을 결정하고(종이의 향을 만드는 제향사도 있다는 걸 처음 알았음;;), 삽화와 사진을 넣고, 사진의 명암과 색차를 조절하고, 표지를 만들고, 제본하고... 이 모든 노력이 작가가 글을 쓰는 과정만큼이나 중요하고 또 가치있는 작업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이제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었으니 작가의 원고를 받으면 그냥 몇 명이 붙어 워드 프로세서로 편집하고 디자인 꾸민 뒤 프린터로 전송만 하면 거대한 인쇄기에서 산업제품 뽑아내듯 척척 책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멍청한 생각을 했었는데, 아직까지도 책을 만드는 과정 중 상당수는 아날로그로 이루어지며 수많은 장인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어요. 슈타이들 출판사의 역사와 책 제작과정을 사진과 영상으로 담은 것만으로도 굉장히 풍성했고, 또 슈타이들 출판사와 자주 협업하는 판화가 짐 다인의 작품들도 멋졌습니다. -짐 다인 작품 몇 개를 찍어놓고 안 올렸더군요. 그래서 추가;;


이번 주말까지인데 시간 되시는 분들은 가볼만한 전시회인 것 같아요. 특히 출판업에 직간접적으로 종사하시는 분들은 느낌이 남다를 듯. 같이 간 친구도 요즘 한창 책만들기를 배우는 중인데 아마 저보다 훨씬 더 많은 걸 느꼈겠죠.  










































여기부터는 판화가 짐 다인의 작품입니다. 























책을 주제로 한 전시회답게 책이 전시미술작품처럼 공중에 매달려 읽어볼 수 있도록 한 것도 특이. 



다음 전시회인 라이언 맥긴리 사진전. 11월에 이것도 보고 싶더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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