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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게시판에 올라왔던, mg function 님께서 올려주셨던 영화 대사 퀴즈가 있었지요. 

http://djuna.cine21.com/xe/?mid=board&document_srl=5496691


마침 운 좋게 게시물이 올라오던 시간에 게시판에 있던 저는, 상당수의 영화 대사 퀴즈를 맞추었고

mg function 님께서는 처음 약속하셨던 대로. 저에게 커피 기프티콘을 보내주셨습니다.

기프티콘을 사용할 수 있는 동네의 모 커피 전문점을 검색해서, 오늘 일 끝나고 집에 오다가 교환하러 갔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눈 펑펑 오는 일요일 오후, 저는 따뜻한 바닐라 라떼 한잔을 손에 들고 천천히 걸어서 집에 왔습니다.


순간, 이렇게 따뜻하고 달콤한 커피 한잔을 한 손에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우산을 들고, 

함박눈 내리는 거리를 천천히 걸어 집에 오는 이 시간이, 진심으로 행복하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제 경제적인 사정상, 평소에는 이렇게 비싼 커피를 마시지 않습니다. 

(저 작은 커피 한잔의 가격이 4900원이나 하더라고요. 영수증 받아들고 깜짝 놀랐음. mg function 님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기념으로 사진도 찍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그저 흔한 커피 전문점의 커피 한잔이겠지만.

저는, 굉장히 특별하다고 느꼈거든요. 

고마우신 듀게 유저 분께서 특별히 저에게 보내주신 커피이니까요.

빨간 커피 손잡이와 핑크색 아이팟 스킨이 카메라 렌즈 아랫부분 가려서 생긴 그림자가, 하얀 눈 배경과 잘 어울립니다.


많은 것을 생각했습니다.

처음에 쪽지를 보내주실 때 mg function 님께서는, 영화 대사 퀴즈 본문 도입부에서도 언급하셨듯이

이런 저런 영화 이야기들 할 수 있도록 직접 한번 만나서 커피 대접을 하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만

저는 제 부족한 자존감으로 인하여, 대인관계 및 사람 만나는 것과 관련한 모든 일들을 많이 주저하고 있기 때문에... 정중히 거절 했습니다.

mg function 님께서도 제 마음을 이해해 주시고, 그래서 이렇게 곧바로 커피 기프티콘만 보내주셨고요.


하지만 한 손에 따뜻한 커피를 들고 눈 오는 거리를 걸어오며 생각했습니다.

지금까지 일면도 없는, 그저 게시판에서 닉네임만 본 사이인데도, 이렇게 꽤 비싼 커피를 선뜻, 선물로 보내주시는 분이 있는데.

아직 이렇게 따뜻한 세상인데, 난 무엇을 두려워 하는 걸까. 

좀 더 용기를 내도 되지 않을까. 

지금까지 엉망이던 인간관계이던, 볼 품 없는 뚱뚱한 외모와 낮은 경제사정 때문에 항상 바닥을 달리던 내 miserable 한 자존감이던, 

어찌되었든, 과거는 상관 없지 않을까.

아직 내 인생은 많이 남아있고, 도전할 일들도 많이 있는데.




제 인생에서 따뜻하고 행복한 20분의 추억을 만들어주신 

mg function 님에게 감사드립니다.


세상은 아직, 따뜻하다고 느꼈습니다.




p.s. 얼마전에 당연히 환급 받을것으로 생각하고 범용 공인인증서 수수료로 4400원을 써 버려서, 앞으로 그만큼의 돈을 아껴야겠다고 글을 올렸잖아요.

평소에 비싸서 사먹지 않던 이 따뜻한 커피 전문점의 커피 한잔으로, 충분히 보상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한번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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