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엊그제 방영되었던 '뮤직뱅크 in 도쿄돔'의 스페셜 무대였지요.



루아™님께서 올려주셨었지만 하루 지났더니 고화질 영상이 올라왔길래 냉큼 다시 올려 봅니다.


 아시다시피 둘 다 소속사가 DSP였기에 가능했던 무대이긴 한데. 그냥 카라 노래 중 뭐 하나 골라서 하는 게 더 나았을 텐데 뭘 굳이 일본인들은 알지도 못 할 옛날 옛적 핑클 히트곡이냐...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뭐 그래도 그 동네 취향과 대충 엇비슷하게 맞을 것 같은 곡과 안무이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애들이 예쁘게 나와서 그냥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근데 어째 요즘 한승연, 니콜의 비중이 팀 내에서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건 일본 내 인기 때문인지 '그 사건' 때문인지 아님 그냥 제 기분 탓인지...;



 - 금요일 저녁, 집에서 빈둥거릴 때면 전 뮤직 뱅크를 봅니다. 뮤직 뱅크가 끝나면 티비를 틀어 놓은 채로 밥을 먹고. 그 후엔 인터넷을 하거나, 게임을 하거나, 만화책을 읽거나 하며 시간을 때려 잡습니다. 그리고 종종 그 와중에 잠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다 문득 눈을 뜨면? '휴먼 서바이벌 - 도전자'가 하고 있습니다. 전 항상 이 프로를 이런 경로로 봅니다. 자다 깨면 하고 있는 프로죠.


 여전히 게임은 재미가 없고. 여전히 두 게임 중 한 게임은 수영복 물놀이로 채우고. 여전히 프로의 비중은 '탈락자 선정 위원회'에 맞춰져 있습니다. 원래 이런 포맷의 프로라면 자기가 살기 위해 잔머리 팍팍 굴리며 음모를 꾸미고 하는 내용들의 비중이 좀 있어야 하는데. 시키는 게임들이 너무나도 단순하고, 또 게임 중이나 게임 시간 외에 벌어지는 출연자들간의 드라마가 부실하다 보니 오로지 '나 살기 위해 만만한 팀원 고르기'라는 물귀신 작전 하나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번에도 역시 탈락 후보로 뽑힌 자 중 한 명은 자기보다 만만한 사람을 골랐고, 둘 사이의 불편한 기운이 팍팍 풍기는 가운데 그 중 한 명이 떨어졌습니다. 뭐 이것만 놓고 보면 꽤 자극적인 전개이긴 하지만, 이게 이 프로에서 매주 사람 면면만 달라지면서 계속해서 반복되는 패턴이란 걸 생각하면... 참 별로네요. 심지어 그 상황의 막장도를 따져도 지난 주가 훨씬 나았습니다. 이건 뭐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한 가지 재미 요소가 더 있긴 합니다. 역시 탈락자 선정과 관련 있는 부분이죠. 심사위원들이요. 이 분들 참 호감이 안 가는 사람들입니다. 전부터 계속해서 느끼는 건데, 뭐 딱히 기준을 알 수가 없어요. 후보로 올라온 네 명 중에서 프로의 시청률에 도움이 안 될 것 같은 사람을 온갖 억지를 다 동원해서 그냥 집에 보내버린다는 느낌. 프로의 드라마틱한 전개를 위해 제작진이 골라준 사람을 일부러 떨어뜨리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구요. 암튼 이 사람들의 전혀 납득할 수 없는 꼰대질들을 구경하고 있노라면 뭔가 아스트랄한 재미를 느낄 수 있긴 합니다. 그게 진짜 '재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그래도 예고를 보니 다음 주는 좀 재미있어질 것 같기도 합니다. 두 팀을 섞어서 아예 새로운 팀들로 다시 만들어 놓고 갈등을 유발하더라구요.

 뭐 여전히 운이 닿아서 적당한 시간에 제가 잠에서 깨면...;


 아. 출연자 중 그나마 가장 나은 외모로 인기를 끌고 있는 미스코리아 출신 박미소씨. 알고보니 박재범 뮤직비디오 출연했던 분이더라구요. 그 땐 분명히 '사이더스의 신예'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는데, 지금 이 분을 네이버에서 검색해 보면 소속사 같은 것 없는 그냥 일반인으로 나옵니다. 프로에서도 역시 연예인은 아닌 것으로 되어 있구요. 정확한 상황은 모르겠지만 '신인 홍보 한 번 구차하게도 하네' 라는 생각이 드네요. 뭐 아님 말구;



 - 음악중심과 무한 도전 사이에 있어 자꾸만 보게 되는 '우리 결혼했어요'. 요즘엔 데이빗 오와 권리세 커플 때문에 좀 더 관심을 두고 보고 있긴 합니다만... 역시 안 될 것 같아요 아마;


 전에도 한 번 적은 적 있긴 하지만, 제작진들이 이 프로를 '대충 조건 괜찮은 애들 짝 지어서 커플 만들어 놓고 보자'라는 식으로 대충 만들지는 않아요. 그런 식이었다면 김원준-박소현 커플링 같은 건 애초에 없었겠죠. 나름대로 커플마다 컨셉이 있고 미리 대략 정해 놓은 스토리 라인이 있습니다. 예를들어 닉쿤-빅토리아는 '유명 스타 커플'로서 방송 활동과 관련된 내용이 많죠. 또 워낙 비주얼이 출중한 분들이라 좀 '그림이 된다' 싶은 미션들을 많이 시키는 편이구요. 박소현-김원준 커플은 대충 말해서 '나이 먹은 어른 커플'(?) 정도 됩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원래 오래된 친분이 있는 관계임을 강조했고 혼수 장만하러 다니기-_-나 건강 검진(...) 처럼 뭔가 현실적인 미션을 주로 부여받고 있습니다. 함은정-이장우 커플은 둘이 같은 학교라는 걸 이용해서 '캠퍼스 커플'을 컨셉으로 시작했구요. 출연자들의 나이야 어쨌든 간에 '학생' 이라는 걸 강조해서 어딜 놀러 다니거나 뭘 먹으러 가거나 해도 대체로 좀 검소한(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와 같은 식.


 근데 그럼 도대체 데이빗 오와 권리세는 뭐냐... 는 게 좀 궁금했었는데. 처음엔 오디션 프로 출신들이라는 걸 이용해서 노래 관련 미션들을 많이 주더군요. 근데 뭐 그간 워낙 가수들이 많았다 보니 (지금도 네 커플 여덟명 중 여섯이 가수입니다;) 그건 별로 티도 안 나고. 그럼 그거 말곤 별 대책이 없는 건가? 싶었는데 오늘 방송을 보니 대충 뭘 어떻게 기획했는지 짐작은 가더라구요. 그간 다짜고짜 '너님이랑 요님께선 결혼하셨습니다'로 시작하던 것에 변화를 준 거죠. '좀 생각해 본 후 결정하자'라는 상황을 만들어서 젊은 얼라들의 풋풋한 데이트질부터 시작해서 고백, 커플 성사에까지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겠노라... 와 같은 기획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벌써 4주차(맞나?;)가 된 이번 주에야 둘이 부부로 성사-_-되었고. 다른 커플들과 달리 몹시도 오그라드는 고백, 수락의 단계를 길게도 보여줬거든요.


 하지만 어쨌거나 지금까진 확실히 망한 것 같네요.

 누가 뭐래도 이 프로는 '누구나 다 뻥이란 걸 알고 보는' 프로입니다. 그러니 둘의 결혼 과정 같은 건 그냥 생략하고 (혹은 5분 안에 해치우고) '니네 부부임!' 이러고 넘어가도 아무 문제가 없었던 거고. 그렇게 어른의 사정(?)으로 부부가 된 출연자들이 프로 시작한지 20분도 지나지 않아서 사랑하네 질투하네 어쩌네 해도 시청자들이 따지지 않고 넘어갔었던 거죠. 현실성이나 개연성 같은 걸 따지면서 어떻게 이 프로를 봅니까(...) 심하게 말이 안 되고 오그라들어도 어쨌거나 달달하기만 하면 되는 거거든요. 출연자들이 적당히 민망하지 않을 만큼만 연기해 주면 금상 첨화구요.

 근데 여기에다가 '진심을 고백'하는 것 같은 이벤트를 중요한 비중으로 집어 넣어 버리니 참 난감해집니다. 어차피 결혼할-_-거잖아요. 설마 권리세가 '미안!' 이러면서 일본 가 버리고 뭐 그러겠습니까. 심하게 결말이 보이는 설정을 심하도록 진지하게, 그것도 4주 동안이나 질질 끌면서 보여주고 있으니 맥이 빠집니다. 게다가 얘들은 아직 연예인 경력이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 애들이라 연기도 더럽게 못 해요. 입을 열고 무슨 말을 할 때마다 작가가 시킨 대사인지 아닌지 팍팍팍 엄청나게 티나게 구분이 됩니다. (그러고보면 조권-가인은 참 위대한 출연자들이었어요) 더군다나 얘들은 '그래도 우리 xx니까 참고 봐야지' 라는 시청자들을 유인할만한 인기인들도 아니에요. 역시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남는 건 민망함 뿐.


 이 프로그램의 작가들이 그간 초반엔 망한 듯 했던 커플들을 어떻게든 소생 시켰던 경력이 꽤 되긴 하지만 황우슬혜-이선호 커플처럼 그냥 망해버렸던 커플도 분명히 있었죠. 데이빗 오-권리세의 경우엔 MBC에서 작정하고 띄워주겠노라고 투입한 사람들이니 금방 내다 버리진 않겠습니다만.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은 재미 없는 쇼를 보게 될 거라는 예감이 듭니다.


 근데 왜 저는 이런 보는 사람도 얼마 없는 프로들을 갖고 이 시간에 진지하게 긴 글을 쓰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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