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이 땅의 모든 커플들에게

2010.11.01 23:29

불별 조회 수:2012

음 드디어 과제가 끝났네요. 처음으로 해보는 번역 과제입니다(원문은 러시아어). 한국어가 어색한 점 좀 지적 부탁드려요. 하지만 사실은 커플들이 보라는 용도

혹시 러시아어 원문 이해하시는 분 있으시면 스캔해서 원문도 올려 볼께요 '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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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그날 저녁, 에이나르와 나는 스톡홀름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는 승객들을 부르제 공항으로 데려다 주는 버스 앞에 서 있었다. 그는 떠나고, 나는 남는다. 에이나르는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은 낯설고, 지치고, 슬퍼 보였다. 비행기 표와 서류를 손에 든 채로 승객들이 버스에 올랐다.에이나르는 서류를 잡아들었다.


당신은요?”


제복을 입은 직원이 물었다. 내가 스톡홀름으로 가지 않을 거라는건 그에게 분명한 일이었다.


부르제로 가시고 싶으세요?”


그가 물었다.


버스에 타세요. 다른 사람들 기다리게 하지 말고”

..”


그와 한 시간 동안 더 있을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우리는 버스 맨 마지막 자리로 가서 앉았다. 그가 내 어깨를 감싸안았다. 그의 심장이 뛰고 있는 -잠 못 이루던 밤들에 듣곤 하던- 가슴에 머리를 파묻었다. 한 시간 더 같이 있을 수 있다니, 참 오랜 시간처럼 느껴졌다.


창문 너머에 어두운, 죽어있는 파리가 있었다. 도시 전체가 어딘가 어두운 초록색으로 가득 차 있었다. 우리 위 하늘, , 그리고 버스 안 우리의 얼굴과 다른 사람들의 얼굴까지도. 나와 에이나르는 이 어두운 초록색의 세계에 있었다. 우리는 최근에 서로 말하지 않은 많은 것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린 중요한 일들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우리에게 같은 미래가 있을지, 그리고 전쟁에 얽힌 세계의 일들을. 전쟁 – 이것이 우리를 갈라놓는 힘이었다. 지금 나와 너는 여기 함께 있다. 하지만 한 시간이 지나면 너는 여기 없을것이다. 혼자인 너, 혼자인 나, 그리고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우리를 엮어주는 것은 나에 대한 너의 생각과 너에 대한 나의 생각 외에는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 파리... 그리고 일어났던 모든 일들이..”


그가 다시 한번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했다. 하지만 나는 이해해야만 하고 또 기억해야 한다. 내일 그는 없다. 모레도 없다. 그리고 아마 일년이 지나도 그는 없을 것이다. 가을날과 겨울날들이 오고, 칠흑같은 전쟁의 밤들이 지나가도 나는 혼자일 것이다.


약속해...”

에이나르가 무언가를 말하려 했다.

물론, 당연하지...”

내가 대답했다.


옛날에 파리를 보면서 이렇게 생각했던 것이 기억난다. ‘정말 역사적인 곳이야.’ 또는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 라든가 ‘얼마나 멋진 광경이야!’ 하지만 지금 나는 어두운 도시를 보며 생각한다. ‘이 도시에 얼마나 많은 고통이 있었고 지금 있으며 또 있을까. 그냥 고통이 아닌, 지금 나도 겪고 있는 러시아인들만의 고통의 흐름이. 두에 거리 아파트에서의 투르게네프가 겪은 고통부터 생 미셸 대로의 호텔에서의 도스토예프스키의 고통, 그리고 수많은 유명한, 유명하지 않은 예술가들의 고통들이....’


이전에는 도시는 밤마다 불꽃과 생명으로 가득차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오직 고요와 어둠만이 있었다.


오늘의 다른 모든 것들...”


에이나르가 조용히 말했다.


너를 보고, 창문을 보고, 믿지 않아. 이 모든것이 끝날것이라고 믿지 않아.”


그는 내 눈을 바라보며 웃었다.


이런 일에 대해서는 어떤 시가 있어?”


날 보며 그가 웃었다. 그는 러시아어에는 모든 상황에 걸맞는 시가 있다고 말했었다.

하나가 있긴 해.”


내가 말했다.


하지만 안 알려줄거야.”


그것을 말하기는 힘들었다...


너가 스톡홀름에 오면-” 이것은 그가 종종 하던 이야기들 중 하나였다. 다른 이야기들은 이랬다. 우리가 브라질에 가게 된다면. 또는 우리가 러시아로 돌아간다면. 그는 러시아어를 몰랐고,러시아에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토종 스웨덴인이었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어릴적부터 러시아에 살았었고 러시아어를 말할 줄 알았다. 지금 그는 이콘과 사모바르와 함께 어떻게인가 그의 집으로 들어와 가족이 되어버린 러시아인 유모랑 함께 살고 있다. 내가 잘 알고 있는 사진 속에서, 그는 낡고 길쭉한 의자에 마치 구스타프 왕처럼 앉아있었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유모가 서 있었다.


너가 스톡홀름에 온다면,” 에이나르가 말했다. “까랄례브스키 공원으로 산책을 갈꺼야. 너는 궁전의 창문에서 누군가 한손으로 지휘를 하는듯한 모습을 볼꺼야. 그건 우리 왕이 수를 놓고 있는...”


브라질에 가서는?”


브라질에 가게되면, 한때 아버지에게 많은 돈을 벌어다주던 재산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아봐야지.”


러시아로는 언제 돌아가지 우리?”


유모때문에 러시아로 가야해. 그녀의 시골 고향으로 그녀를 데려가줘야지. 가끔식 무척이나 그리워하거든.”


그거면 됐어! 내 생각을 좀 멈춰줘. 나 혼자는 못하겠어. 다른거에 대해 이야기하자.. 전쟁! 겨우 오늘 아침에 시작되었네.”


정말 오늘 아침이라고? 내가 느끼기에는 이미 옛날에 시작된것 같은데...”


그의 두 손, 나의 두 손, 모두 넷이 서로를 굳게 잡았다. 어쨌든 도움이 되지 못했다. 아직은 우리는 버스 안에 있다. 하지만 조금 뒤에는 아닐 것이다.


날 잊지 않을거지?” 그가 갑자기 물었다.


말도 안되는 질문이야.” 내가 대답했다.


약속하지?”


약속해. 또 뭘 약속할까?”


너가 원하는건 뭐든지. 뭐든지 간직할게.”


그는 나를 꽉 안았다. 우린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버스가 멈췄다. 난 버스에서 내릴 수 없었다. 에이나르는 내렸다. 난 그를 마지막으로 부르기 위해 출구로 달려갔다.


에이나르! 용서해줘! 행복해야 해! 우린 가라앉고 있어. 에이나르, 우린 가라앉아 버릴거야. 만약 우리가 살아남더라도, 우린 그렇게, 지금처럼은 될 수 없을거야....”



-N. 베르베라보이, <생각하는 갈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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