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가지 나꼼수 이야기들을 보고

2012.02.05 14:00

메피스토 조회 수:2797

* 사실 정말 별거 아니게 묻고 갈 수 있었어요.

 

 

* 전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발빠르게 "아, 의도는 그렇지 않았지만 그럴수도 있겠네요. 죄송하게됐습니다"라는 뜻의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논란 초기에 확실히 했으면 되지 않을까요? 

나꼼수가 추구하는 '쿨함'을 만족시키며 사건을 최대한 조용하게 묻어버릴 수 있었을 겁니다.

 

무슨 거창한 눈물의 기자회견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에요. 슬쩍한번 언급해주는 것도 괜찮고, 아니면 짧은 기사도 괜찮고.

페미니즘이 어떻다, 신체를 이용한 시위가 어떻다...같은 쉴드성 이야기가 나올 필요도 없었어요. 죄송하다는데 어쩔꺼에요?

언제부터 '사과'라는게 그토록 거창하고 어려운게 됐다고요. 사과한번한다고 지지자들이 다 떨궈져 나가는 것도 아닐텐데요.

 

아, 이건 이 사람들의 발언이 비판의 소지가 없다를 전제로 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과라는 방법은 순전히 그들이 좋아하는 '전략적 대응'의 하나일 뿐이죠.

어쨌든 유효하잖아요? 전략이야 뭐 유효하면 그만이죠.

 

하지만 그럴리가 없죠. 별다른 기대를 하지도 않았지만, 우리 나꼼수와 나꼼수 극성 팬덤이 그럴리가 없죠.

애시당초 '진보'라고 부르는 지식인이나 정치세력들에 반감을 가진 작자들이에요. 그 대상이 진짜 진보정치세력이 되었건 페미니즘이 되었건  말입니다.

 

뜬금없이 무슨 논리냐고요? 나꼼수의 지향점이 그랬어요. '정권 획득'이라는 대의명분아래에선 문제제기나 비판은 과감히 묻어야 한다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과감히 묻어야하는 이유가 지들의 원래속성이 그모양이라서 그런건지 아니면 정말 '걸림돌'이어서 그런건지 이야기하진 않지만요. 전 전자라고 생각하지만 :-p.

 

이런 방송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고리타분한 원칙이니 도덕, 혹은 특정 골치아픈  '이즘'을 좋아할리가 없죠. 아니, 거꾸로 그들의 가려운 곳을 나름 이름난 인물들이 공개적으로 긁어줬으니 열광하는 것이겠고요. 

'대의'따위와는 무관하게 남성 기득권에 이의제기를 하는 페미니즘도 좋아할리 없고, 이거저거 생각할필요 없이 통합하면 되는걸  어렵게 생각하는 진보진영 정치인들을 좋아할리도 없고.

한마디로 반MB빼면 아무것도 아닌거에요. 딱히 진보적인것도 아니고 어떤 명확한 사회발전적 지향점이 있는것도 아니고, 그냥 오직 반MB죠. 연예인 안티질 하듯.

 

그런데 관련 발언들을 놓고 자신들이 그토록 혐오하는 '고리타분한 비판'이 들어오니, 참을수가 없었을겁니다.

그냥 있을법한 비판이고, 우리사회에서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성관련 문제제기일 뿐인데, 이걸 그냥 넘어가질 못하는거에요.

 

그러니 어떻게든 쉴드쳐주고, 잘걸렸다 꼴페미들 어디한번 죽어봐라라며 온갖 괴상한 폭언을 퍼붇는거죠.

그 과정에서 본인들의 얄팍함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것인데, 그 얄팍함이라는건 역설적이게도 나꼼수가 주구장창 얘기하는 '통합'과는 거리가 굉장히 먼 것이죠.

자기들은 불을 꺼준답시고 뭔가 액체를 끼얻은건데, 그게 기름이었던거에요.

 

이렇게되면 팬덤내에 있던 그나마 정상적인 사람들도 다 이탈하게 됩니다.

연예인도 그렇지만 팬덤이라고 무조건 극성빠질만 하는 사람들만 있는건 아니거든요. 비판과 응원을 해주는 멀쩡한 팬들도 다수있죠.

하지만 어쨌든, 이 사람들은 결국 함께 있는 사람들의 삽질때문에 짜증나서라도 이탈을 할 수밖에 없을꺼에요.

쪼다들과 패키지로 엮이는걸 좋아할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 아, 이 글은 실제인지 여부가 불확실한 '생물학적 완성' 발언을 고려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생물학적 완성'발언이 사실이라면.......뭐 볼일보고 안닦은 엉덩이에 조금 더 큰 건더기가 추가된 것 밖에 더되겠습니까.

다만 보기엔 흉하니 쉴드의 모양새가 달라지겠죠.

 

"흠흠, 이정도면 비판을 충분히 알아들은 것 같으니 그냥 넘어갑시다"

 

코나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474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31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1662
34 이민 권하는 나라 [15] 칼리토 2013.09.26 4070
33 [바낭] 이제 두 번 남은 '너의 목소리가 들려' 잡담 [11] 로이배티 2013.07.25 3317
32 어느 출판사와 진보적 지식인이던 출판사 대표에 대한 어정쩡한 이 느낌은 무엇일까요.. [9] 무도 2013.05.28 4159
31 아이언맨 3 감상 [6] 칼리토 2013.05.08 1840
30 [바낭] 이제 한 번 남았습니다 - 위대한 탄생3 준결승전 잡담 [6] 로이배티 2013.02.23 2301
29 [바낭] 가짜 비아그라의 정체 [10] 오늘은 익명 2013.02.21 3236
28 불법주차 이야기 [2] DH 2013.02.12 1602
27 (듀나 대나무 숲) 아,이거 어쩌죠? 들어온 협력업체 직원이 졸다가 잡니다! [5] chobo 2012.11.23 2778
26 만화는 아동포르노가 될 수 있는가. [13] catgotmy 2012.10.16 3530
25 [바낭] 일곱살 아이의 삶이란 [7] 로이배티 2012.09.26 2563
24 올 10월~ 내년 초까지 유럽행 LH항공권 특판이 나왔군요. [4] aires 2012.06.26 3177
23 Windows7에 포함된 게임, Mahjong Titans. 이거 사람 잡는군요. [4] chobo 2012.05.12 2474
22 멘탈리스트냐 하우스냐 [12] 홍시 2012.04.25 3422
21 [아이돌바낭] 스피카 인기 가요 무대 + 인피니트 콘서트 직캠 몇 개 [5] 로이배티 2012.04.03 1562
20 은혼 좋아하시는 분? 은혼2기, 블리치 애니메이션 완결! [1] chobo 2012.03.28 21987
19 이 규칙이 계속되기 위해서는 5명이 필요해요 [3] 가끔영화 2012.03.13 1357
18 [매우미약한스포일러] 워호스 - 다들 스필버그옹 무시하시는 건가요? [9] 로이배티 2012.02.14 1520
» 몇가지 나꼼수 이야기들을 보고 [20] 메피스토 2012.02.05 2797
16 [스포일러] 오늘 위대한 탄생 패자 부활전의 교훈은... [11] 로이배티 2012.01.21 2770
15 MBC 수목 드라마 '나도꽃'에서... [6] chobo 2011.11.10 232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