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9일에 개봉한 영화가 이미 교차 상영 중이라니. 게다가 제가 사는 동네에선 딱 내일까지만 상영합니다. orz

한 때는 (국내 기준으로) 스타 배우 하나 없이도 감독 이름만으로 빵빵하게 흥행 보장하던 분인데... 세월 참.

이 곳 게시판에 글도 하나 안 올라와서 자칫하면 개봉을 그냥 놓쳐버릴 뻔 했어요. 그래도 스필버근데...;


암튼 극장 시간표를 보고 깜딱 놀라서 아침에 조조로 쌩~ 하고 다녀왔습니다.


간단히 말씀드려서 괜찮은 영홥니다. 시간 되고 여유 있으면 보고 오세요.

섹시한 말 한 마리에 마음을 빼앗긴 순박한 시골 청년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그린 감동적인 영화입니다.

전쟁 영화이고 시체가 여기저기 막 굴러다니는 장면들이 꽤 나오긴 하지만 구체적인 신체 훼손 장면은 없습니다. (12세 관람가니까요!)

전쟁에 대한 묘사는 꽤 냉정한 편이지만 결말은 그래도 긍정적이고 낙천적이니 암울한 뒷맛이 두려우신 분들도 꺼리실 필요 없구요.

애초에 '스필버그가 만든' + '동물 주인공 영화' 인데 결말이야 충분히 예상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


말 한 마리가 전쟁통에 이리 저리 굴러다니면서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라서 좀 흐름이 느슨하다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

차라리 작정하고 신파로 가서 좀 더 자극을 주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싶은 에피소드들도 있고, 인물들의 심리나 배경을 조금 더 디테일하게 보여줬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보면서 '참 괜찮은데 뭔가 좀 아쉽네.' 라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부분에선 눈물이 나더군요.

쳇. 동물을 앞세워서 관객들 눈물 뽑는 건 좀 반칙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ㅠㅜ


21세기에 극장에서 고전 서부 영화 분위기를 즐기고 싶으신 분들은 꼭 보세요.

말이 전쟁터에 끌려 나가기 전까지의 시골 마을 부분과 결말 부분은 정말 옛날 서부 영화를 그대로 옮겨왔더라구요. 화면의 질감, 구도, 분위기, 인물들의 성격과 이야기 전개까지 그냥 그대로 고전 영화라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첫 부분에서 테드가 말을 끌고 대문(?)으로 들어오는 장면이나 땅주인과 집에서 말다툼(?)을 벌이는 장면 같은 부분은 그냥 옛날 영화 필름에 갖다 붙여놔도 그대로 어울리겠다 싶을 정도. 스필버그옹이 이 영화를 만든 이유가 이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스필버그 특유의 오골거리는(?) 마무리가 부담스러운 분들이라면...

뭐 역시 그런 느낌이 아예 없지는 않습니다만. 상대적으로 좀 덜한 편입니다. 이야기 자체가 동화스러운 느낌이기도 하고. 또 클라이막스 이후로 영화가 끝날 때까지 나오는 장면들이 너무너무 멋지고 아름다워요. 특히 아무 대사 없이 흘러가는 맨 끝 부분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블루레이가 나오면 꼭 사야겠다 싶을 정도로.



+ 중반에 등장하는 병약한 소녀 역할을 맡은 배우가 참 예쁘더군요. imdb에서 찾아봤더니 출연작은 이것 뿐...;


++ 셜로긔님께서 잠깐 등장해 주십니다. '잠깐'이라고 하기엔 비중이 좀 있긴 한데. 이 분이 등장하시는 순간 몇 안 되는 관객들 중 여성분들이 '셜록이다 셜록!' 이라고 키득거리며 좋아하시더군요. 물론 드라마 셜록과는 전혀 다른 생김새(?)로 나오지만 이 배우의 팬질을 하시는 분이라면 그거야 이미 익히들 알고 계실 테니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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