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3연전 표를 끊어서 휴가랍시고 다녀왔네요. [우리도 '홈구장'에서 응원 함 해보자!]가 휴가 주제였죠.

3박4일 내내 밤에는 야구 보고, 낮에는 심심한데뭐관광이나해볼까(..) 모드.

 

1. 야구와 야구장.

1) 내려갈 때 KTX 동반석을 끊어서 함께 가실 분을 구해서 갔었습니다. 젊은 아가씨 두 분이었는데, 야구 얘기를 하셔서 대화에 끼어들려고 했었으나

    LG팬이시라 급짜식(....). 서울에서 가는 팬이라면 아무래도 LG팬이 대부분이셨겠죠. 숙소가 토요코인이었는데 LG유니폼 입으신 분들 많았어요.

 

    (얼마전 받은 광고메일에서는 KTX(동반석자리인듯)왕복표와  토요코인싱글룸을 묶어서 1박2일에 10만원 안되게 팔고 있더라구요. 1박 밖에 안된다

      는 게 단점이긴 하지만, 부산에 갔다오는 걸로는 썩 좋은 제안인 거 같더군요)

 

2) 부산살 때는 야구장에 가지 않아서 몰랐는데, 사직 구장 썩 좋더군요. 잠실이나 목동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어요. 문학은 롯팬으로서 가기엔 가슴이 아픈

    곳이라(도대체 SK전 승률이란...) 가보지 않았지만 시설에 관한 얘기는 참 매력적이었어요. 위쪽이 많이 덮힌 잠실에 비해 사직은 바람도 술술 잘 불고

    좋았습니다만, 뭣보다 엄청난 먹거리를 팔아댄다는 데서 정말 경악.

 

    아니,  팥빙수는 그렇다 치자구요. 그런데 삼겹살이라니삼겹살이라니삼겹살이라니......!!!!

 

    그런데 관중들도 정말 많이 드시더라구요. 잠실에서는 그렇게 많이 먹는 걸 본 적이 없는데 여기서는 대체 아이스박스에서 음식이 언제까지 나오는 겁

    니까아.... 김밥으로 시작해서 순대- 바베큐 닭다리-비비큐 치킨-프링글스-오징어순대 를 차례대로 쉼없이 드시던 옆자리 아가씨3인조와, 1인당 맥주

    페트병 1개+소주1병을 비워내시던 뒷자리 분들을 보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 응원 도중에도 조단장이 "아 고만쫌무우라! 무러왔나,   

    응원하러왔나!  5회까지 계속 저까락들고 머글래! 응원은 언제할낀데? 또 저까락꺼내면 내가 확 뽀사뿐다! 신문지 어쨌노? 들어라!" 라고 하셔서 폭소.

 

3) 3연전 스윕이라 분위기는 엄청 좋았지요. 와글와글 모여있는 팬들도, 서울에 비해 유난히 가족 (특히 5인 이상의 대가족)단위로 오신 분들이 많은 것도

     인상적이었고, 파도 타기는 완전 재미있었어요. 다들 자리에서 발딱 일어나 팔을 번쩍 치켜드는데 꽤 볼만하더라구요. 흣흣.

 

4) 저는 롯데와 LG가 차암 비슷한 경기를 했다고 봅니다. 타격은 좋은데 도대체 이게 투수라고 불릴 수 있는 건지 뭔지.... 그 방망이질에서 롯데가 조금 더

     우위를 점해서 3연전을 스윕했다고 생각해요. 선발은 사실 봉타나가 제일 나았던듯. -_-;;;;  사도스키도 끝없는 볼질, 볼질. 마지막에 임경완이 마무리로

     나왔을 때 1루측 롯데 응원진이 "와?!!!!!우얄라꼬!!!!!지정시이가!!!!!"라는 격앙모드였죠.

 

5) 강민호 팬이 그렇게 많은 줄 정말 몰랐습니다(......) 아니 서울에서는 강민호 응원가가 그 정도는 아닌데, 강민호 차례가 되니까 아가씨들이 젓가락을 놓

     고 열렬히 응원하시더군요. 그랬더니 강민호가 금토 양일간 홈런을 쳤지요.... 강민호가 끝나니까 다시 음식모드. 종합운동장에서 강민호의 안내 방송이

     나오고 처음처럼 소주 광고에 강민호와 이효리가 같이 붙어 있는 이유를 알겠더라구요(.....) 

 

6) 여튼 휴가 내내 야구장에 갔었는데 내내 이기다니, 이게 무슨 영광인가, 이랬습니다. 기쁜 휴가였어요.  사직에서 홍성흔 유니폼도 구해서 더더욱 기뻐요.

    홍성흔 옷을 입고 응원한 그 날 홍성흔이 홈런 2개를 치고  MVP가 되었지요. 냐하하하. 만세!!

 

     사실 홍성흔은 2001년에 눈에 들어온 선수였습니다. 그때는 두산의 어리고 귀여운(..) 포수였지요. 타팀이라도 참 좋아하고 관심있었던 선수였는데

     그가 롯데에 오게 되다니. 홍선수의 롯데가 마음에 들어 올해 이렇게 열렬히 응원하게 되었지요. 그를 보면서 배우게 되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부정적

     인 태도로 점철되었던 올해를 반성해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구요. 저도 그렇게 프로답게, 열심히 살아야죠. :) 홍성흔 화이팅입니다요!!

 

 

 

 

2. 부산과 여름.

1) 요 몇년간 생각해온 것인데, 이제 부산은 서울보다 더운 것 같습니다. 매년 모임이 있어서 부산을 오가게 되는데, 여름은 정말 힘들어요. 서울보다 일단

     훨씬 습하다는 게 문제인듯 합니다. 부산 시내를 돌아다니는데 정말 땀으로 목욕을 하게 되더군요. 서울 시내를 돌아다녀도 땀을 그렇게 흘려본 적이

     없습니다. 에어컨이 없으면 잠을 이루지 못하겠더라구요. 

 

     물론 바닷가는 바람이 불어서 좀 시원해요. 하지만 그 습기란... 나흘 부산에 있었는데 이틀은 괜찮고 이틀은 안개가 장난이 아니더군요. 그래서 푹푹 찝

     니다. 해운대는 많이 덥던걸요.. 그늘에 있으면 좀 낫긴 하죠. 그래서 이번에 가본 곳 중에서 가장 시원했던 곳은 태종대 자갈마당 내려가는 계단(그늘지

     고 바람이 세차게 휙휙 불어대서 좋더군요)과 이기대 숲속이었습니다.

 

2) 이기대 좋더라구요. 제가 92년까지 부산에 살았는데 왜 이기대를 들어본 적이 없었을까....했었는데, 그때는 군사지역이었더군요. 개방된 지 그리 오래되

     진 않았습디다. 할매팥빙수를 먹고 이기대길을 슬슬 걸어올라가는데 시원하더군요. 차가 다니는 도로 말고 아랫쪽 해안도로로 가니까 참 좋더군요. 숲

     이 있는 곳에는 새로 만들어진 의자들이 있고, 거기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노라니 마치 무슨 섬에 와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맞은편에 보이는 건

     센텀과 광안대교와 해운대... 위화감이 들었어요. :)

 

     아니 그런데 이기대에서 광안대교가 바라보이는 전망대에 "bridge over troubled water" 연속재생은 촘.......... 아무리 광안대교 아래 파도가 심하게 치더라도.

 

     군데군데 고스톱치시는 분들 참 많으시더군요. 흐흐. 타지에 나와산 지 오래되다보니 이제야 부산을 좀 타인의 눈으로도 보게됩니다. 재미있는 곳이에요.

     이기대 해안산책로를 따라 LG메트로시티쪽으로 나오는데 유리전망대를 짓고 있더라구요. 다 지어지면 볼만은 하겠습디다만 굳이 꼭 그렇게 지어야하는

     지는, 음......

 

3) 할매팥빙수, 작년에도 갔었는데 올해는 좀 그랬네요. 작년보다 더 달아진 기분이에요!!! 아우이건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론요. 앞으로

     부산에 가더라도 굳이 찾아갈 거 같진 않아요. T_T 좀 심하게 달았어요. 백설탕을 큰 숟가락으로 퍼먹는 기분이랄까. (전 단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타입)

     평일 낮에 갔는데도 사람은 많았습죠. 경성대부경대에서 버스를 타고 가셔도 되겠지만 저희는 택시를 타고 갔어요. 2700원쯤 나왔던 거 같습니다.

 

4) 부산에 살 때는 몰랐는데 부산 사람들 팥빙수 참 좋아해요. 야구장에서도 팥빙수를 팔지만, 웬만한 가게마다 모두 팥빙수를 판다고 내걸고 있더군요. 어쩐

      지. 살림도 없는 주제에 내가 팥빙수 전동기계를 사들인 건 역시 부산의 피가 흐르기 때문이었어(←이봐?!!). 이기대 올라가는 길에도 팥빙수 가게 두 개나

      더 있습니다.

 

5) 태종대 다누비기차를 타고 쉭 도는 것도 좋지만, 저희는 시간도 없고 해서 적당히 걸어갔다가 걸어내려왔습니다. 예전엔 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 있었는데

     이젠 안되더군요. 다누비 기차 생각보다 많이 기다리셔야 할듯.

 

6) 해운대는 조선비치 앞이 그나마 제일 시원했습니다. 뙤약볕 아래는 정말 힘들었어요. 무조건 그늘 안으로 들어가야 부산도 좀 시원해집니다.

 

7) 저희는 금정산성 가서 염소불고기 먹고 산성막걸리 마시고 한숨 자다가(깔깔) 나왔습니다. 산성막걸리 참 맛있더군요. 저는 술이 2번째 잔부터는 써서

     못먹는 편인데 산성막걸리는 정말 하나도 안 쓰더라구요. 석잔이나 마시고 그늘에서 쉬다가 나오니 좋더군요. 그 기세로 야구장에 갔습죠. 산성은 완전

     시골같은 분위깁니다. 꼬불꼬불한 도로를 전혀 겁내지 않고 드리프트하듯 내달리시는(...) 산성버스 운전기사님과 함께 하는 경험도 한번쯤은.

 

8) 개금밀면이 T.O.P.라면 남포동 원산면옥 옆의 할매가야밀면은 정말 그냥 커피입니다. -_-;; 비추천. 밀면에 대한 인상만 나빠질 듯 했습니다.

 

9) 에 또 뭘 먹고 놀았더라... 좋아하던 대패삼겹살도 먹고 (서울 '대박집'과는 고기 질이 달랐어요), 씨앗호떡도 먹었으나 저는 예전 스타일이 더 좋아요,

    재첩국은 시간이 없어 못먹었고, 무봤나촌닭 런치세트(..)도 잘 먹었습니다. 고추장베이스라서 끈적이긴 하지요. 쌍둥이돼지국밥의 수육정식은, 저는

    그냥 그랬어요. 예전에 그집 국밥먹고 속이 안좋았던 적도 있고.. 그집은 저와는 안맞는듯. 조방낙지와 백화양곱창, 지난번에 갔던 스시집을 못가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뭐 겨울에 또 갈테니.

 

10) 예전 미문화원자리에 근대역사관이 있더군요. 동행인이 흥미로와해서 갔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어요. 근대니까 아무래도 개화기~1950년대 까지인데

      그 자리가 동양척식회사 지점자리인 줄 처음 알았습니다(.....). 부산이 이렇게 발전한 게 일제때문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구요. 그 전엔 낙동강 하구인 구포가

      더 흥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모로 재미있었고 많은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일제시대 거리 모형도라거나, 부산역과 항구 개발이라거나 등등.

 

11)토요코인은 딱 실용적인 곳입니다. 룸도, 조식두요. 밥,국,반찬2종,김치,양배추샐러드,공장제롤빵과식빵,주스,커피가 나왔습니다. 파라다이스 같은

      고급호텔도, 토요코인같은 비즈니스호텔도 다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서면지점인 경우 1호선과 2호선의 교통이 모두 좋았습니다. 성수기라고

      가격을 올려받지 않아서 마음에 들었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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