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 다녀왔습니다.

2012.09.17 02:36

오늘도안녕 조회 수:2745

이번 민주당의 마지막 경선을 하는 장소가 공교롭게도 저희집과 가까운 곳이더군요.

저는 그런 사실도 몰랐는데 느즈막히 자고 있던 일요일 오전 어머니가 전화를 하시더니 

뉴스에 민주당 경선이 고양시체육관에서 한다면서, 경선인단이 아니라도 갈 수 있는지 알아보라고;;하셔서 

대충 검색해보니 모르겠더군요.

귀찮기도하고, 검색도 안나고오해서 올타쿠나 싶어, 못들어가게 하지 않겠느냐..라고 답을 했더니...

그래도 한번 가보자며하시길래, 하는 수 없이 부모님과 함께 갔습니다.

결론적으로는 들어갈 수 있었고, 뭐.. 그래서 본의 아니게 경선장에 앉아있게 되었습니다.

(단잠에 빠져있던 일요일 아침까지만 해도 이 자리에 앉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


저희가 갔었을 땐 이미 투표가 시작되고 있어서 그냥 빈자리에 앉아있다가. 

슬슬 투표마감이 다가오고 진행요원이 위층으로 올라가라고 해서 어찌저찌해서 문재인블럭에 앉게되었습니다. 

역시 많이들 오셨더군요. 상대적으로 젊은 분들이 많았고, 문재인을 사랑하는 모임(?)과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로 추정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결과발표 후의 계란투척과 같은 이벤트(-_-;;)를 은근히 바라셨는지 두근두근해 하시더군요.

더불어, 저희 아버지는 떡이라도 얻어먹을 수 있을까 은근히 기대 하시던...;;(요즘엔 그러다 쇠고랑 찬다고 말씀드렸지요.)

결과발표 후 앞에 앉아계시던 나이 지긋한 아저씨분이 눈물을 보이시는 것을 보고 놀랐고, 

문재인씨의 수락연설은 열광적인 반응때문에 제대로 못듣고, 

연설중반을 넘어서면서 뭘 말해도 믿쑵니다!! 를 외치는 어떤 여성분이 무섭고(+짜증도 나고), 

수락연설 중간에 ..행복합니까..라는 물음에 ..네!.. ..국가가 나를 위해 존재한다고 느끼십니까?.. 라는 물음에도 ..네!.. 라고 답하는 사람들을 보고

그런 맥락이 아니지 않느냐!!!! 싶고, 뭐 그랬습니다. 

신기한 경험이긴 했지만 다시는 안할 경험이었습니다.

그 열광이 마치 꼬꼬마 때 멋도 모르고 따라간 부흥회와 같더군요.(무...무서웠어요.)


저는 특별히 문재인씨던 안철수씨던 누가 꼭 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았는데,

오늘 마지막 누적득표수 발표 후 클로즈업된 문재인씨 얼굴이 참 안되보인다 싶어서 맘이 아프더군요.

어쩌면, 영영 자신이 원하는 안온한 삶에서 멀어지는 순간인 듯 싶어서요. (뭐, 이건 전지적 문재인시점..이긴 하네요.)

아직도 정치인으로서 문재인씨와 안철수씨에 대해서 의문은 있습니다.

설혹 ㅂㄱㅎ를 물리치고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안정적인 국정을 운영할 지도 의문이긴 하고요.

저들이 대통령이 되고 말아먹는다면, 이젠 다시는(적어도 제 생전에는) 진보비스무리한 세력이 집권하는 날은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있고요. 일본처럼 말이지요.

그래도 ㅂㄱㅎ가 대통령이 되어서 저희 부모님 세대가 격었던 흑역사를 제 몸으로 직접 체험하고 싶지는 않네요. 저들이 잘해주기를 바라는 수 밖에요.


이제 빅 이벤트의 시작이군요.

당분간 게시판도 시끌시끌할테고, 사회도 시끌시끌할테고..

역시나, 정치는 스포츠 보다 더 흥미진진한 엔터테인먼트인 것 같아요.

그것이 남의 이야기일 경우이긴 하지만요;;; 내이야기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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