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심리치료 후기

(개인사를 상세하게 적을 수는 없으니 많이 뭉뚱그려 이야기했는데, 패스하셔도 좋스빈다)


-어느 날 새벽, 잠든 지 얼마 안돼 잠이 깼는데 동이 터올 때까지 다시 잠들지 못했어요.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지나가고 내려진 결론은, 나는 치료가 필요하다, 였습니다. 요즘 흔히 이야기하는 '힐링'말고 제대로 된 '치료'요.


아침에 동네형에게 연락해 괜찮은 심리치료센터가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했습니다. 형수님이 아동 심리치료 일을 하시그등요.

마침 동네에서 가까운 곳에 적당한 곳이 있어 바로 예약하고 다녀왔습니다. 1회에 50분. 가기 바로 전만 해도 대체 앉아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떠오르지 않아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는데 막상 들어가 앉으니 알아서 이것저것 계속 이야기하게 되더라구요.


두 번 받고 나서 제가 느낀 점은, 이 방법은 결국 '치료'는 아니라는 거였죠. 더불어 제가 '치료'를 받을 만한 상태는 아니었다는 것도.

다만 누군가가 온전히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기 위해서' 귀를 곤두세우고 나에게 집중해 준다, 는 것이 엄청난 '힐링'이 된다는 게 포인트였어요.


누구나 조금씩은 '나 자신'을 연기하고 있으니까, 가장 친한 친구나 애인에게도 완전히 드러낼 수 없는 여분의 찌꺼기가 쌓이게 마련이죠.

그 찌꺼기의 양과 질에 따라 마음의 병이 생길 수도 있을 거구요. 

상담사 앞에서 내 안의 찌꺼기를 남김없이 헤집어 보이며 찬찬히 지나온 생을 복기해 보니 아, 내가 좀 지칠 때가 됐었구나, 싶더래요.

그는 제 모든 이야기를 조용히, 집중해서 들어 주었고, 중간중간 제가 변명하거나 덮어두려고 하는 부분을 가만히 지적해주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 상담에서 저는 그간 저를 가장 힘들게 했던 문제의 정체에 대해 우연히 마주치게 되었는데, 그건 그냥 말하다 보니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깨닫고, 납득하게 된 거였어요. 폭풍 울고서 휴지를 한 주먹 쓰고 나왔죠. 


그리고 나서는, 거의 매일 꾸던 꿈을 꾸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게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많이 나아지는 거더라구요.

사실 아직 몇 번 더 받고 싶은데 일단 급한 불은 끈 것 같아서 한숨 돌리고 천천히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아직 정리중인 이야기니 간단하게 시마이.





2. 제주여행


측근들이 제주와 다이빙에 푹 빠져서 하도 시끌시끌 약을 파는 통에, 휴가철도 됐고 해서 애인님이랑 간단히 2박 3일 다녀왔습니다.

작년에도 6월 초 2박3일 댕겨왔드랬죠. 서울 날씨가 디기 꿉꿉한 거랑은 정반대로 제주는 참말 화창합니당.


성산바당. 다이빙샵이 성산에 있어서 걍 성산에만 머물다 왔어요.




여행을 위해 준비한 아쿠아 슈즈. 애인님의 아웃도어룩을 비웃던 제가 이제 하나씩 다 갖춰가고 있듬...제일편함요...


첫날은 다이빙샵 가서 저를 꼬신 그분과(성산주민화된 이분은 이제 제주 가면 새우버거 사먹음) 같은 날 내려간 다른 지인과 강사님 실장님과 만나

흑돼지구이를 먹었습니다. 사진이 음ㅋ슴ㅋ 두께가 스테이크였쬬.

싸부와 저는 둘 다 비계를 안 좋아해서 오겹살보다는 목살 쪽이 취향이었어요. 

암튼 고기 먹고 숙소에 짐 풀고 다시 다이빙샾 가서 파도소리 들으며 쥐치회랑 한치에 술을 더 마셨습니다. 이날 싸부가 대취해서 눕는 바람에 데려가느라고

싸대기를 원없이 때려보았어요. 다음날 뺨이 통통하던뎅// 버리고 가지 않은 저의 인격에 경롓




둘째날은 체험낚시. 체험배낚시라는 게 원래 짜잘한 물고기들 잘 잡히는 포인트 가서 손님들 손맛 많이 보게 해주는 게 목적이라 잡힌대봤자 저런

왼쪽 물고기들 같은 것들 뿐입니다. 금붕어 같은 게 멋모르고 오가다 걸려서 놓아주기를 댓 번( ..)

뭐 거의 다들 회사나 친목단체, 가족끼리 온 거라 한두 마리 잡고 배 안 식당에서 조 쪼꼬만거 회뜬다고 들어앉아 있는 게 보통의 패턴인데,

왠지 의욕을 불태우는 싸부와 저는 두시간 뒤 스무 마리를 잡았음. 왠지 오가다 싸부에게 걸린 쥐치 한 마리가! 젠장 저도 손맛은 봤는데 먹튀해서!

제가 지렁이는 짱 잘 끼우는데 아직 걸린 물고기 빼는 걸 잘 못 해서 싸부는 제가 잡은 물고기 빼주느라 낚싯대 드리울 새가 거의 없었으니 

저중 반 이상은 제가 잡았지요 엣헴.

조고 고대로 다이빙샵 들고 가니 강사님이 바베큐그릴에 불피워 맛나게 구워주셨스빈다. 

짜잘한 생선 스무 마리지만 인간 다섯과 다이빙샵 찾아오는 고냉이 두 마리가 알뜰히 나눠먹었어요.

거기에 라면이랑 치킨이랑 해서 또 술파티★ 이날은 싸부 대신 제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가서ㅡ원래는 30분짜리 체험다이빙만 하려고 간 거였는데,

오픈워터 교육을 받기로 합니다. 역시 영업은 강사님이 갑이더라능! 안넘어갈수가 없게 꼬시는데 이건뭐 대차게 콜을 외치지 않으면 안돼! 

제게 봄부터 주구장창 영업해오던 그분과 그녀의 영업에 낚여 다이빙지옥에 빠진 뒤 지난달부터 영업에 가세한 저분 둘은 강사님의 영업약을 

단숨에 해치우는 절 몹시 기막혀하며 힐난했지만 그게 대숩니까. 어쨌든 다이빙 ㄱㄱ 





해서 마지막 셋째날, 아침 일찍부터 오픈워터 교육을 받기 시작했쬬. 5M 풀장 가서 차근차근 교육 받고 오리발을 신은 순간..

오른발에 쥐가 납니다. 제 오른발이 불편한 왼다리를 대신해 평소에 혹사당하는지라 스트레스에 민감하그등요. 

둥둥 누워 떠다니면서 쥐를 잡고; 두시간여 교육 마치고 샵 가서 밥 먹고 비치다이빙 실습에 나섰스빈다. 포인트명이 오정계였는데, 수심 5~12미터라고.

첫 바다입수니 들어가면 둥둥 뜨고 들어가면 귀아프고 이래서 강사님이랑 영업지인이 뜨면 잡아내리고 뜨면 잡아내리고 해줬음.

시야가 넓은 날씨는 아니었지만 물 속에서 노는 걸 좋아해서 재밌었드랬지요. 그러나 결국 오른발은 막판에 또 쥐가 나서 영업지인이 인양해주었쬬( ..) 

해서 첫날 교육을 마치고, 씻고 밥먹고 뱅기타고 서울 왔어요. 오늘 보팅 나간다고 하루 더 있으라고 지인들이 말렸지만, 전 정말이지 여행체질이 아니어서 

바깥잠을 못 자겠어요. 이틀이면 딱 충분. 해서 싸부와 저는 다음 달 교육 수료하러 또 제주 갑니다=▽=

야간낚시를 결국 못하고 온 싸부가 이를 가는 바람에 아예 수상리조트에서 1박을 하게 될 듯.


원래 우리처럼 제주에 일 년에 한 번 올까말까한 사람들은 끼니마다 요롱고 찾아서 먹어줘야 하는데...라면에 치킨에 심지어 중국집에서 볶음밥 시켜먹었당...

그래두 첫날 해장은 해물뚝배기로 헀습니다. 까먹기 귀찮아서 두 번은 못 먹겠어요( ..) 그러고 보니 작년에도 이거 사먹으면서 귀찮아서 못 먹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래두 국물이 몹시 맛있었움^_________________^


명색이 여행이었는데 가서 아는 사람들이랑만 놀다 왔으니( ..) 하긴 싸부랑 둘이만 다니더라도 마찬가지긴 하네요.

오픈워터를 수료하거든 또 훅이를 쌔우도록 하겠슴동.


+)여행의 흔적: 지인들에게 나눠줄 제주 자색고구마타르트와 우리를 위한 조니워커 플래티넘*-_______________________-*



3. 냥소식


뭐?


우릴 놓고 여행을 간다고?!!!


5년 육묘해보니, 밥물화장실모래 잔뜩 부어주면 둘이서만 이박삼일 정도는 지낼 수 있어요. 사흘 넘어가면 화장실이 쬐끔 위험;; 

그래도 걱정은 되니까 동친 절대무릎님에게 둘째날 밤에 슬쩍 들여다봐 주시길 부탁드렸습니다. 동친님이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도착하니..


"응? 무릎엉니네???" 

꼬질한 몰골로 침대에서 애교부리는 딸냔. 어렸을 땐 손님이 오면 그게 누구든 일단 숨고 봤는데 

다섯 살이 돼가니 능글맞아져서 좀 아는 사람이다 싶으면 개님모드가 되기도 하더래요.


그리고 너, 생존왕 죠구리

동친님이 밥 붜주고 가실 때까지 아그작아그작 밥씹는 소리밖에 안들렸다 함.

(포인트: 가기전에 붜놓고 간 사료가 남아있었음...루이 밥그릇에만..)


이건 걍 예쁜, 백일사진포즈 구리. 이케 앉혀놓고 뱃살 지 앞발로 토닥이게 하는 게 꿀맛임.

귀여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4.


날씨가 구리지만, 햄보캅시다.



수업하는 애네 집에서 발견한, 납량특집 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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