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형님이 여름 휴가를 베트남으로 다녀오셨습니다. 남들과는 조금 다르게.. 베트남의 한국군 격전지 탐방이랄까요.

 

큰 아들 데리고 둘이서 과거 한국군이 민간인 학살을 자행한 지역을 돌아보고 그쪽에 세워진 증오비와 위령비. 평화 박물관등을 돌아보신 감회를 말씀해 주시더군요. 물론 둘이서 간건 아니고 계속 마음 두고 보고 있던 평화 기원 봉사단인가..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어요..) 여러분이서 같이 가신 모양입니다.

 

무기의 그늘이니 하얀 전쟁이니.. 베트남전 관련한 소설도 있고 참전 용사들의 상처도 아직 얼룩져 있으며 파병 부대의 지휘관들이 대통령까지 해먹은 나라에서 우리가 가해자였고 민간인 학살을 비롯한 끔찍한 짓을 저질렀다는 걸 인정하는데는 반성과 용기가 필요한 일일것 같습니다. 아마.. 이런 이야기를 공론화 하자고 하면 일베같은 사이트에서는 입에 담지도 못할 욕지거리를 하며 베트남으로 꺼지라고 하겠지요. 미개한 것들은 죽어도 싸다 운운하면서요.(자국민들 상대로도 그러는 걸요..)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남이 시켜서 한일이고 그 당시에는 어쩔 수 없었다고 치더라도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하는게 선진국으로 갈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베트남에 서있는 위령비에 적힌 수많은 이름들중에는 젊은 남자들은 적고 나이든 노인들과 부녀자들, 열다섯 이하의 어린 아이들 이름이 빼곡하다고 하대요. 교전중에 피아 식별도 안되는데 민간인 살상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변명을 하려고 한다면.. 그 위령비를 보여줘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요즘 가자 지구를 폭격하고 있는 이스라엘 사람들을 악마라고 합니다만..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그리 멀지 않은 남의 나라의 전쟁터에서 우리도 같은 일을 자행한 과거가 있다는 걸 잊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악마는 스스로 태어나는게 아니라 냉혹한 주위 상황과 잘못된 지도자들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PS : 가끔씩 방송에서 우리나라에 저지른 과거의 죄과를 사죄하고 싶다는 일본인들 나오죠? 그분들 볼때 느끼는 감정을.. 베트남 사람들도 그 형님들 일행에게서 느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고맙고 대단하다는.. 그런 감정이었는데 말이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1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77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260
112 누구나 바지에 똥 싼 기억 하나쯤은 있는 거잖아요? [25] 차가운 달 2010.08.13 13815
111 아이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긴 있나요? [51] 고인돌 2011.01.06 7748
110 이효리 - 그녀의 개념은 어디까지 진화하게 될까요? [9] soboo 2012.11.28 6057
109 소녀시대 신곡 '훗' [29] high 2010.10.25 5865
108 삼양에서도 라면 신제품이 나왔네요. 무려 나가사끼 짬뽕! [22] Aem 2011.08.18 5756
107 점프 직전의 의연한 표정과 내겐 가장 멋진 의상-김연아 [7] Koudelka 2013.03.17 5615
106 유시민의 진중권, 김어준에 대한 평 [13] management 2012.01.26 5467
105 이사람 홍정욱 반도 못따라가죠? [6] 가끔영화 2011.08.26 5006
104 [바낭]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을 보시는 분은 없으십니까 -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22] 로이배티 2012.07.30 4834
103 게이 아저씨가 나에게 상처를 주었어. [12] 빨간망토차차차 2010.11.09 4805
102 코미디 갤러들을 설레게 하는 기사, '유명 남자 탤런트, '정신분열증 위장' 병역 면제 의혹' [9] chobo 2010.11.23 4586
101 [바낭] 이 주의 아이돌 잡담 [26] 로이배티 2013.08.04 4477
100 수리는 이제 애를 보는군요 [8] 가끔영화 2011.08.13 4382
99 한겨레, '잊지 않겠습니다' 참 너무 하는군요. [4] chobo 2014.07.02 4309
98 64만명 중 43만명이 한국 유저 [4] chobo 2012.06.01 4286
97 [스포일러&] 오늘 '나는 가수다' 새 가수 선발전 간단 소감 + 언제나 그렇듯 아이돌 잡담 [12] 로이배티 2012.09.02 4179
96 20살때 느꼈던 컬쳐쇼크 [14] 잠시만요:p 2011.08.19 4145
95 [연애바낭] 언제 '이 사람이랑 만나보고 싶다' 생각하세요? [9] moonfish 2010.08.03 4103
94 이 아저씨 또? __ 강병규. [9] 고인돌 2011.07.01 4091
93 부산 벽화마을에 대한 불편한 시선 [13] chobo 2011.12.06 404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