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말에 분란글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본문도 댓글도 다.


2. 듀게 말고 여자들이 많은 익명 게시판에 다니고 있는데 익명 게시판인 만큼 스스로의 욕망을 솔찍하게 드러내는 글이 많습니다. 수위요? 한 28금도 흔하고 섹드립도 21금이 난무합니다. 그러다 보니 가끔 그런 욕망의 흔적들이 외부로 많이 유출되었습니다. 주로 여자들도 이래? 여기 발정난 ㄴ들 많다. 꼬시면 대줄 듯. 이런 수준이요.


3. 그런 반응을 볼 때마다 당황스러웠어요.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아무나 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다 대줘;야 하는 것은 아니죠. 그런데 그런 반응이 많았어요. 제가 공공재입니까, 공공서비스입니까.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제공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죠. 게다가 가끔 그런 반응도 있어요. 공짜다!!!!! ...네. 창녀도 아니니 안전할 것 같고, 거기다 공짜고 기타등등기타등등. 살아있는 오나홀로 취급하는 것 같았어요. 육보시도 아니고.


4. 아마 첫 글과 다음 글의 분위기가 전혀 달랐던 것은 그런 부분이었을 것 같아요. 그거잖아요. 살이 쪘는데 다이어트를 해야하는데 할 수 밖에 없는데, 새벽 두시 치맥과 라면이 너무 땡기는 그런 것이요. 역겹다는 표현도 욕망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이 불쾌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고 봐요. 맛있게 복스럽게 먹는 것이 아니라 허겁지겁 뭐에 쫒기듯, 그릇에 얼굴을 박고 온 얼굴에 양념을 발라가며 젓가락이 아닌 양손에 다 묻혀가며. 그런 모습을 볼 때 식욕이 떨어지기도 하잖아요. 적나라하게 드러난 욕망이 역겨울 때도 있잖아요.


5. 그 글은 구인글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구인글이었으면...하는 사람도 있었겠죠. 그냥 그래요. 투덜거리면서 불편함을 토로할 때 애인이 보고 싶을 때, 하고 싶은데 못했을 때. 그렇다고 해서 제 몸이 누구에게나 제공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죠. 그럴 때 그럼 나랑? 하는 걸 보면 뜨악함부터 먼저 와요. 취향따위 상관없이 하고 싶으니까 아무나 해주면 된다고 생각하나 부터 뭘 믿고 너와 하자고 덤비는 건데,까지요. 세상이 하도 흉흉하여 상대에게 요구되는 가장 큰 덕목은 입이 무거울 것,이 아니겠습니까.


6. 그래서 두번째 글이 많이 날카로웠을 것 같아요. "돌린다"라는 무시무시한 발언이 나온 것 까지요. 할 상대가 없어서 불편한 게 아니라 해야하는 내 몸이 불편한 것이요. 그런 상황에서 우리 만나요,라는 말은 그렇죠. 그게 가진자의 오만함으로 역겨움으로 불편할 수 있겠지만요. 저도 돌린다는 표현에는 식껍했습니다.


7. 마광수 교수의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는 참 불편했어요. 재미도 없었구요. 야동에 나오는 발정난 여자에 대한 판타지를 잘 이해할 있었습니다. 그래요, 한 번 해봐서 좋고 책임 안져서 더 좋고, 쟤가 하고 싶어서 도와준거라 더 좋고. 성적으로 자유분방한 여자가 리드해준다,는 고전이죠. 


8. 결국 성적으로 보수적인 척 해야 상대가 더 조심하는 척이라도 하죠. 어제 내가 하고 싶었다고 해서 오늘 스치는 손가락에 설레이지 않는 것이 아니고, 오늘 했다고 해서 내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이랑 했다고 해서 자신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하고 싶다고 해서 아무나 들이대라는 뜻이 아니라는 거.


9. 길게 썼는데 월요일 오전부터 이 무슨 중언부언과 변명의 향연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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