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배스킨라빈스 31DAY

2013.11.01 11:47

여름숲 조회 수:2732

네.. 어제는 31일.. 배스킨 라빈스의 31DAY입죠..

패밀리사이즈를 사면 하프갤런을 주는 SIZE UP 행사의 날이죠.

조카들 오면 주려고 한통 사서 쟁이려 했는데.. 급 잡힌 10월의 마지막날 회식.. 에잉 포기했는데..

읭? 왠걸? 회식이 겁나!! 일찍 끝난 겁니다!!!

오너께서 꼬냑을 쏘셨는데..

비싼 술이라고 허겁지겁 퍼부어 대던 주당들 몇이 페이스조절 실패로 망가지는 바람에 급 정리되는 술자리..

집에가니 9시반밖에 안됐더군요.

 

씻고 폭풍 양치질로 술냄새를 없애고 룰루랄라 동네 배스킨 라빈스로 향했죠. 10시도 넘었으니 사람이 없으려니...하고..

하지만 왠걸.. 온동네 아줌니 아저씨들은 다 나와서 줄서신 듯..

모두들 패밀리를 주문하고 계셨고..

평소보다 직원이 많았지만 그들은 질서유지와 함께 6개를 골라서 영수증 뒷편에 적어주세요를 외치고 있더군요.

 

40-50대 아줌마 아저씨들은 모두들 자식의 부르심을 받으시고 나오신 듯..

 

여러부류 들

1) 한 부류는 꼼꼼히 휴대폰 메모장에 적어오셨어요. 아님 문자를 자제분들이 보내주셨는지도 영수증 뒤에 꼼꼼히 옮겨적고 계시더군요.

2) 또한 부류는.. 배스킨을 처음 오시는 듯.. 6개나 골라야 한다는 시스템에 멘붕이신듯 더듬더듬.. 저거랑요 요거랑요..음 또.. 에이 그걸로 두번 더요..

3) 사이즈업을 무조건 아무사이즈나 다되는줄 알고 오신분 왜 패밀리로의 사이즈 업은 안되는지 직원과 의사소통에 노력하시던 분

4) 도무지 고르지를 못하시는 분 하나하나 직원분에게 맛의 특징을 물어보시며 이름의 기원까지 따지시는 분 이게 왜 이름이냐고...

5) 압권은 술취한 아저씨

    자제분과 통화를 하십니다.. "어 여기 여섯개 고를 수 있대.. 먹고 싶은거 불러봐.. 월넛, 베리베리 스트로베리, 체리주빌레, 슈팅스타........그래 알았다.. "

    하고 전화를 딱 끊고 직원 얼굴을 마주하시더니 침묵... 하나도 못말하셔요 ㅋㅋㅋㅋ 뒤에서 기다리다 빵터졌어요.

    다행히 제가 세개, 직원분이 세개를 기억해주셔서 무사히 주문하셨어요 ㅋㅋㅋ

 

사와서 생각하니.. 이건 문화지체가 심각하다 싶습니다.

어른들은 이제 내 돈 내고 아이스크림도 제대로 못사먹게 되는건가 싶네요.

그분들이 주문하시면서 느끼는 자신이 긴 인생을 살아오면서 체득한 지식이나 경험은 아이스크림 한통 주문하는데도 못쓴다는 생각 드시지 않을까요.

제가 사이드잡으로 까페를 관리하고 있는데 가끔 주문을 받다보면 어르신들은 주문하는데 어려움/두려움을 느끼시는 분들이 꽤 있어요.

따뜻한 요거트를 주문하시는 분도 계셨고...이분은 좀 귀여우셨지만..ㅋㅋ

 

저 또한 기계치라 디지털 기기들을 만질때 두려움이 커서 직원들이 모두 아이폰으로 바꾸길래 저도 아이폰으로 바꿔서 사용했는데..

이제 모두들 갤럭시스리즈로 갈아타는걸 보니.. 저도 뭘로 바꿔야 할지 난감..

 

세상은 휙휙 돌아가는데 저혼자 뚜벅뚜벅 걷고 있는게 아닌가 싶을때 가끔 두려움이 엄습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482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38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1737
65 (바낭) 우디 앨런 '까페 소사이어티' [18] 푸른나무 2016.09.17 2699
64 본조비 내한공연 후기 + 그림을 배우고 있어요 11 [10] 샌드맨 2015.09.24 1825
» 어제는 배스킨라빈스 31DAY [16] 여름숲 2013.11.01 2732
62 해충/혐오 주의) 심야의 습격 [3] snowpea 2013.05.14 1540
61 주말 바낭.. [2] Trugbild 2013.01.26 1108
60 [듀나인] 포토앨범 어디가 좋나요? (크리스마스 베이비 사진 有) [13] take 2012.12.25 1996
59 아... 어머니... [4] samehere 2012.12.02 1454
58 [기사링크] 애잔한 해커 [6] clancy 2012.09.28 2635
57 여러분 오늘은 엄마 얼굴을 그려보세요. [3] 자본주의의돼지 2012.07.25 2085
56 죽마고우 모임 얘기: 엄마를 닮으셨나요, 아빠를 닮으셨나요? [13] Paul. 2012.07.15 2736
55 돌잔치 선물 좀 추천해 주세요. [5] 쥬디 2012.07.07 1591
54 으으.. 도와주세요. 아기 고양이 [15] Jade 2012.07.04 3910
53 [인증 사진] 저 아빠 되었어요! >.< [48] 아빠간호사 2012.06.19 4561
52 [모닝 바보일기] 퇴원 8개월만에 다리깁스를 또 했어요. 후방십자인대가 문제인득. [11] Paul. 2012.06.26 2952
51 [듀냥/낙서] 널부러짐이 무엇인지 보여주마!/ 문득 삘받아서 그려댄 붓펜 낙서. [13] Paul. 2012.06.11 2492
50 [정보] CGV 특별관 할인 쿠폰.(아이맥스,4D,스위트박스 등.) [1] 자본주의의돼지 2012.03.31 2451
49 헤어지고 난 뒤의 헛헛함. [2] 얼룩송아지 2012.03.25 2152
48 이층의 악당 얘는 꼭 [3] 가끔영화 2012.02.14 1642
47 아침부터 저한테 막 암호를 보내던 아줌마 [7] 여름숲 2012.01.11 2677
46 [펌글] 김어준의 <엄마> [2] 수입소스코너 2011.12.30 236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