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2013.06.02 20:10

잔인한오후 조회 수:1853

0_ 전 여러 가지라는 제목을 좋아하지 않아요. 제목을 붙일 때, 내용을 읽지 않아도 글 제목만 봐도 충분하길 바라요. 그래도 이 글 제목은 여러 가지이고, 충분히 전보다 느슨해졌어요. 그리고 이렇게 이름 붙이고 나니 이래저래 쓸 내용들이 늘어나더군요. 마치 아무 살 것도 없는데 마트에 가서 아이쇼핑하듯, 아무 읽을 것도 없는데 도서관에 가서 책장을 살피듯 글감을 고를 수 있는 제목이에요. 노파심에 붙이는 글인데, 남들이 제목을 어떻게 짓는지에는 무감합니다.


1_ 외부자 관점에서의 듀게에 대해 쓰려고 네이버, 다음, 티스토리, 이글루스, 구글 등에서 검색을 하는데 지금까지 알아낸 시덥잖은 것들. [듀나]는 "나[듀나]듀"란 말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듀얼 게이트"라는 게임의 준말로 "듀게"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듀게]라는 조어를 쓰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은 이미 충분히 [듀게]에서 활동한 사람들입니다. 랑그와 빠롤까지 갈 일도 없이 내집단과 외집단을 변별하는 가장 큰 요소가 서로만이 향유하는 단어라고 생각하면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외집단으로 분류하는 척도가 된다면) 꽤 재미있는 사실이더라구요. 사실 어디에도 [듀게]라는 단어가 듀나의 영화낙서판에 명시되어 있지 않거든요. 가장 많은 글이 쓰이는 곳은 [메인 게시판]이며, 이 홈페이지 이름은 [듀나의 영화낙서판]이지요. 전 한참동안 이 게시판으로의 직링크 이름을 [듀영]이라고 적어놨었습니다. 이제는 [J]라고 적어놨지만 말이죠. 그런고로 게시판 자체를 지시하는 대명사로 [듀게]라는 단어를 쓰는 사람들은 벌써 어느 정도 듀게의 내부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이라 할 수 있겠어요.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듀나 게시판]이라거나 [듀나의 영화 게시판]이라는 단어를 써요. 뭐, 제게도 [듀게]라는 단어를 사용해주는 것이 검색에도 편하고 감사한 일이지만요.


오래전에 찾아봤던 것들을 다시 찾아서 정리해보니, 뭐 역시 그다지 사람들이 듀게에 별 관심은 없다는 잠정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더라구요. 대부분 그렇겠지만, 어떤 모 사이트에 과다한 관심을 갖는 것은 평상은 아니고, 분란과 악명을 떨칠 때이더라구요. 전 이걸 악명을 떨친다, 라고 생각하니까 선명도 있고 혼명도 있고 하겠더군요. 이 글은 여러 가지니까 너무 디테일하게 정리하지 않겠지만 듀게의 연대기를 떠올릴 때 대대적인 선/악/혼 -명을 떨칠 시기에 외부에서 한마디씩 한다 할 수 있더군요. 그리고 그런 명성을 떨칠 때 외부에서 듀게로 유입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구요. 지금 대충 파악한 바에 의하면 09년에 허지웅이 듀게에 대한 몇 줄의 글을 썼을 때, 그리고 그 이전인지 이후인진 몰라도 노무현에 대한 광고를 냈을 때, 지난 번 친목질 논란(트위터가 듀게에 대한 분란 광고판이 되었더군요. 대부분이 트위터를 통해 그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고 적고 있으니까요), 조국이 가입했을 때, 그 이후 깨시민에 대한 논쟁 정도가 외부자들이 듀게에 관심을 가졌던 순간이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평소에는 별로 듀게에 관심은 없구요. 아 뭐, 일베에서도 [듀게]란 단어를 써서 듀게를 언급한 글이 2갠가 3개 쯤 잡히긴 하더군요. 제 생각에는 일간 베스트 게시판은 검색 봇이 최대한 긁어갈 수 있도록 되어 있지 않나 싶어요. 어쨌거나 그 글들은 세간에 알려진 것 같이 일베스럽진 않았어요.


그리고... 찾아보면서 블로그 서비스의 변동에 대한 통계를 우연찮게 보게 되었는데, 세상에 티스토리가 이글루스를 넘어선지 꽤 됐더군요. 그리고 네이트보다 티스토리 페이지뷰가 더 많더라구요. 언제 그렇게 이동했는지, 꽤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인터넷 이용자의 다수가 페이스북이나 싸이월드처럼 닫혀있는 공간과, 서비스형 블로그처럼 열려있는 공간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면 이글루스가 제 편견 속에서는 언제나 우위에 있었는데 실제 통계가 아니라니까 정말 놀랐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티스토리는 테터툴즈 아래에서 메타 블로그를 지원하면서 IT 계열의 사람들만 우글우글하던 그런 곳이었는데 그렇게나 성장했더군요. 그래도 아직은 이오공감 쪽이 정렬과 열람이 뛰어나서 보기엔 더 좋습니다. 그냥 익숙한건지도 모르겠지만. 텍스트큐브도 있고 여러 지원형 서비스 업체들이 있지만, 개인적인 개성을 강하게 유지하는 것은 아직은 이글루스이고, 가장 편한 블로그는 네이버이고 그런 복잡한 상황이었습니다. 어쨌든 티스토리가 메인 페이지와 괜찮은 글 목록 추천 열람을 발전시켜나간다면, 어느 순간 매우 눈에 띄지 않을까 싶어요. 아직은 내부 검색이 아쉽고, 네임드라고 해야할까 그런게 부족해서.. (그렇게 생각하면 이글루스에서 매년 주는 상인 100명의 블로거 상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 확실히 알 수 있죠.)


또한 한국에는 정말 많은 게시판 기반 커뮤니티가 있더라구요. 잠정적으로 게시판 글 당 조회수 단위를 기준으로 커뮤니티를 구분하는데, 카페는 제가 생각하는 커뮤니티의 형태와는 약간 거리가 있어요. 일단 글을 보는 것 자체는 열려있어야 되고, 가입하는데 있어 개인 홈페이지처럼 독립성을 띄고 호스팅을 받아야 제가 생각하는 게시판 기반 커뮤니티가 되거든요. 어쨌거나 조회수 100단위의 커뮤니티는 정말 끝도 없이 많고, 1000단위의 커뮤니티도 이래저래 많이 있고, 10000단위의 커뮤니티가 되면 인터넷 한다 하는 사람들은 아름은 거의 들어볼 커뮤니티가 되죠. 제가 생각하는 커뮤니티 결성 인자 중에 사람과 토지 외에 (국가라고 생각했을 때 국가의 3대 요소처럼) 군대를 추가해볼 필요가 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상 커뮤니티에서 군대에 비유될만한 것이라면, 생명력일텐데 뭐라 해야할 지 애매하네요. 정체성 유지의 주요 요소로 쓰이는 그 무엇이라고 해야할 지. 예컨대 100단위의 커뮤니티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것은 스포츠였고, 음악도 있고, 게임도 있었어요. 듀게는 일반적으로 영화라고 하지만 요즘에는 영화를 이야기한다고 하긴 애매하죠.


그러고보니 생명력을 유지하는 완소 요소라는 것이 그 커뮤니티의 정체성을 유지해준다고 생각하면 듀게의 내적 변화에 대해서도 재미난 생각을 할 수 있더군요. 영화가 충분히 컬트적이고 인디적인, 그러니까 소수의 인지와 지지를 받았을 무렵에 듀게는 정말 그 주제에 대해서 아는 사람만이 그 언어를 향유할 수 있었다면 지금 영화의 위상은 거의 확실한 대중문화가 되었고 다수의 인지와 지지를 받는 것이 되었으니 누구나 그에 대한 언어들을 향유할 수 있게 되었죠. (디시인사이드의 DC가 디지털카메라의 준말이라거나, 클리앙의 Clien이 PDA 이름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그렇다 하더라도 마스킹이니, 레터박스니 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는 소수이긴 하지만 [영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다수가 되자 계층화되었다 생각할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이미 대중화 되어버린 문화인 영화를 버리고 아직도 인디와 컬트스러운 문화를 향유하는 집단을 새로 찾아간다면, 게다가 어느 정도 격식까지 차리려면 어떤 게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문화의 최첨단이라.. 보컬로이드? 프로그래밍? 아니면 클래식 음악? 국악? 새로운 전자기기? 제가 알고 있다면 전위적인 문화가 아닐꺼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2_ 생산적인 글을 쓴다는 것은 즐거우면서도 괴로운 일이에요. 희애를 나눠보면 쓰는 것 자체는 괴롭지만, 다 쓰고 난 순간 그 다음 그 글의 향유가 시작되는 그 순간부터는 즐겁지요. 이야기를 쓰는 것도 그렇고, 자료를 정리하는 것도, 그림을 그리는 것도 그래요. 만드는 그 과정은 시덥잖든 진중하든 왜 이렇게 괴롭고 힘든 것인지. 어찌 되었든 그러니까 새로운 컨텐츠(이 단어도 정말 싫어요. 제가 영단어를 한글을 발음기호로 해서 쓰는 것들에 별로 좋은 감정이 없기 때문이지만. 한국어 내에서 대체 가능한 단어가 딱히 없다는게 귀찮고 짜증납니다)를 만들어 내는건 고통스럽고 그걸 만드는 이들은 소수니까 만들고 나면 파격적이긴 해요. 글보다는 그림이 더 파급력이 강하니까 깔끔하고 보면 바로 알 수 있게 만드는게 좋구요.


그런고로 10년에 한 번 나오는 인구 추계를 기다릴 순 없고, 2035년 가구추계에 대한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이 들긴 하는데, 막상 쓰는 것은 정말이지 귀찮고 싫단 말이죠. 대략적으로 떠올리고 있는 것은 가구에서 가장 많이 차지하는 형태가 1인 가구가 된다는 겁니다만, 2인 가구는 2명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1인으로 집계되는 1인 가구가 2인 가구의 2배가 될테니 당연히 비율 상 많을 수 밖에 없는게 아니냐 싶기도 하고 그래요. 그래도 "(가구당)" 단위로 조사하는 통계자료가 많기도 하니까 1인 가구의 증가라는 것은 통계를 읽는 데 있어서 핵심적인 차이를 만들어 낼 수도 있기도 하고. 혼자서 사는 사람이 가장 많은 사회라, 꽤 흥미롭지 않나요? 그 다음이 두 명이 같이 사는 거고 그 다음이 3명이구요. 그리고 그게 지역별로 나와 있긴 한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진 잘 모르겠습니다. 부동산 원룸 개발 같은 것에서야 수요가 증가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음.. 혼자 사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것은 짜장면을 하나 시킬 사람이 늘어난다는 이야기일까요.


인구 추계 외에도 통계청에서는 매달 흥미로운 통계 보도자료를 꾸준히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 번에 나왔던 결혼/이혼율 같은 경우에는 4월 보도자료였죠. 제가 흥미롭게 보고 있는 보도자료 중 하나는 농가 관련 통계입니다. 거기 보면 정말 적나라하게 일만원 단위까지 농가에서 버는 돈과 쓰는 돈, 그리고 빚진 돈 등이 나와 있거든요. 마늘이나 양파, 벼 등의 작물이 얼마에 판매되고 어느 정도의 면적으로 경작되고 있는지도 나오구요. 농가도 농가지만 축산업 쪽에도 좋은 통계들이 많고, 이를 읽어보면 대략적으로 생각하던가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곳의 규모가 그럭저럭 그려지기 때문에 흥미롭습니다. 뭐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말이죠.


3_ 모호한 어미 사용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보고 싶어요. ~ 한 듯 하다. ~로 보인다. ~라고 생각한다. ~이지 않을까 싶다. ~ 같다. 등의 어미 사용 말이죠. 이것 들을 섞어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로 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라던가 ~ 듯 하다고 생각합니다, 라던가요. 자기가 쓴 글이면 자기가 생각한거지 누가 생각했겠으며, 보이거나 싶거나 같거나 듯 하거나 결국 자기가 단 댓글은 자신이 관측자인건 당연한 일인데도 이렇게 어미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서 말이에요. 이것들은 대부분 [예의적 용법]이고, 또는 [비확정 용법]일 수도 있습니다. 듀게에서 확정해서 말하는 건 굉장히 위험한 일이거든요. 그러니까 어느 정도는 서로를 위해서 (이미 자기 자신이 한 말이긴 하지만) 내 자신이 이 말을 했고, 이 것은 전적으로 내 생각에 속하며, 그 생각을 표현한 방식이 내 의도와는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언급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확정된 문장으로 자신이 고정될 위험에 처할 수 있거든요.


저는 사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단정적이라는 지적을 오프에서 자주 듣기 때문에 이런 것을 사용해야 하는 예의 문화가 제게 많은 도움이 되긴 합니다. 의식적으로 저런 자각을 주지시키지 않으면 남들에게 제 글들은 상당히 공격적으로 읽힐 수 있거든요. 사실 이런걸 지키고 나서도 어느 정도는 공격성을 띄기도 하구요. 그러거나 말거나, 예의와 격식은 서로를 위한 것이긴 하지만 계속해서 자각하는데 힘을 쏟아야 되게 때문에 귀찮죠. 가끔 저런 어미를 다 빼버리고 글을 쓰고 싶어요. 그러니까, 이건 XX한 YY입니다. (YY로 보이네요라고 써야 하지만.) 저는 ㅁㅁ에요. (EE라고 생각해요라고 써야하지만.)


4_ 고양이와 동거한 지 꽤 되었죠. 전 새로운 고양이를 기르진 않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고양이가 싫은 것도 아니고, 좋아합니다. 하지만 고양이와 저와 관계를 설정하는 데 있어서 지속적인 재설정이 필요해서 그게 정말 피곤하더라구요. 제게 있어서 인간과 인간은 평등하지만 인간과 동물은 평등하지 않고, 동물과 인간 서로에게 우선순위를 둘 때는 언제나 인간 우선으로 선택합니다. 동등한 문제에 대한 우선순위일 때 그런거고, 누군가 제 고양이를 때리려한다면 다른 그건 다른 문제겠지만 여튼 그 미묘한 동물과 인간의 차이 때문에 같이 지내는 것으로도 머리가 아프더군요. 애는 동물이고, 나는 인간이야, 라는 상황 말이에요. 기르고 나서야 느꼈는데, 이건 제게 있어 노예를 갖는 것과 같은 패러독스를 일으켜요.


고양이에겐 말이 통하지 않고, 고양이에게 있어서도 고양이 말이 제겐 통하지 않겠죠. 제가 고양이의 생명을 유지시켜주고 있긴 하지만 그게 고양이가 자발적으로 바라는 것도 아니었구요. 뭐, 서로에게 요구하는 것도 없지만서도 뭐가 뭔지 모르겠네요. 이렇게 복잡하게 매일같이 생각하고 있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렇기에 새로운 고양이를 기르지 않겠다고 마음을 다지고 있어요. 고양이가 하는 행동들 때문에, 그러니까 고양이가 귀찮거나 부가적인 노동을 해야 되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드는게 아니라, 내 소유(?)의 생명체라는 게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그런 문제를 일으키더라구요. 그리고 예전부터 어느정도 자각은 하고 있었지만, 전 동물에 대한 귀여움을 그다지 이해하지 못한다는 걸 확신할 수 있게 되었어요. 아이들은 귀엽고 좋아하는데, 동물들은 그저 동물일 뿐이고, 강아지나 새끼 고양이 등의 어린 동물들은 제게 있어 그저 작은 동물일 뿐이더군요. 그렇다고 미워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러거나 저러거나 같이 살고 있는 고양이에게는 첫인상과 그 이후를 지나서 이제 슬슬, 애증과 정이 쌓여가고 있는 중이지요. 미워하는 것도 사랑하는 것도 아닌 함께 사는 것이라고 해야할지 뭐랄지. 인격체라고 부를 순 없고 생명체 생격이나 정격이라고 불러야 될진 모르겠지만 저는 고양이의 개성과 자아를, 고양이는 저의 개성과 자아를 알아가며 함께 서로의 개성과 자아에 대해 [알고 있음]을 이뤄가는 그런 상황입니다. 그래봐야 저도 고양이도, 언어를 통해 대화할 수 없는 그 답답함은 평생 가져가야 할 문제일테지만요.


Ω_ 현순간의 듀게에서 다루는 쟁점이 별로 제가 관심이 없는 것일 때 구듀게의 글들을 읽으면 재미있더군요. 읽는 겸사겸사 백플글들을 따로 모아보고 있구요. 우리 세대가 별 의심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행위 중에 가장 놀라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문자로 대화하기]입니다. 요즘에도 구전이라는 단어를 쓰긴 하지만 수전으로 바꿔 써야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고. 입으로 말하고 귀로 듣는 것보다는, 손으로 쓰고 눈으로 보는 시대라는게 너무 자연스러워 놀랍습니다. 하지만 그 전과 확실히 다른 점은 말은 흩어져 사라지지만, 글은 그 기록된 공간이 남아 있는 한에는 영원히 존재한다는 거죠. (사실 그것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중세에 성서를 필사하던 사람들이거나, 이미 문서화된 자료들이 사람들의 말보다 더 확고한 사실을 상징한다는 것에 대해 익숙한 사람들에게야 영원히 존재하는 거였지만, 컴퓨터라는 매체를 쓰는 우리들에게 있어 [글의 수정]과 [글의 삭제]는 상당히 익숙한 일이죠. 글은 어느 정도 말과 비슷하게 유동성을 띄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5년전 글도 지금 바로 링크 띄워서 볼 수 있고 10년전 글도 마찬가지죠. 누가 그 글을 지우지 않는 한에는 말입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인류 역사상 초유의 기록질을 하는 시대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뭐, 어디서 초신성 폭발로 자기장 폭풍이 지구를 휩쓸고 지나가면 절반 정돈 사라져버리긴 하겠습니다만. (아니 그 전에 인류가 생존이 가능한가요 그 자기 폭풍에?)


백플 글.. 에 대해서도 떠들어보고 싶긴 하지만, 그건 정보가 좀 더 쌓인 후에 이야기해야 재미있을 꺼에요. 어째되었든 [문자로 대화하기] 시대에 구어와 문어를 구별하는 건 슬슬 어려운 일이 되어가고 구어의 특성인 [한번 지나가면 사라진다]는 것이 문어가 꽤 획득하지 않았나 (트위터라던가, 트위터는 자기 데이타베이스를 열람하거나 정리하는데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이더군요. 그리고 그걸 정리해주는 업체들이 따로 존재하구요.) 싶기도 하고 그래요. 그래서 슬슬 문어에 대한 까탈스러움을 구어만큼 낮춰가고 있습니다. 문어가 구어스럽다면 딱히 맞춤법에 대해 지적할 마음이 들지 않더라구요. 이미 대화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건데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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