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되시면 내릴께요.)


듀게 여러분, 기쁜 소식이 있는데요. 늘 저를 응원해주셨던 듀게 여러분께 알려드리고 싶어서 글을 올려요.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6월에 제가 단역으로 출연하고 스태프로 참여한 이혁의 장편 <연안부두>가 ktv 국민방송에서 방영된다는 소식을 전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이번 주 금요일인 9월 4일 밤 12시 10분에 ‘KBS 독립영화관’에서 다시 방영을 하게 되는 기적 같은 일이 생겼어요. 이 영화가 제작될 당시만 해도 KBS에서 방영될 걸로는 상상도 못했기 때문에 너무 놀랍고 기쁘네요. 밤 늦은 시간이라서 많은 분들이 보시기는 힘들 것 같은데요. 시간이 되시고 이 영화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한번 봐주시면 감사하겠네요. 적어도 이전에 제 글을 통해 <연안부두>에 관심을 갖게 되셨고 이 영화를 보시고 싶었던 분들은 이번 기회에 다 보셨으면 좋겠어요. 나름 괜찮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영화제에 많이 못 가서 아쉬웠거든요. 이번 기회에 제대로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코로나 시국에 조그마한 위안을 안겨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이번에 못 보실 경우에도 유튜브에 공개가 되어 있으므로 관람이 가능하세요. 유튜브 주소: https://youtu.be/6GjXXPFPtdc )


<연안부두>에서의 제 연기는 초짜라 그닥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혁이가 직접 연기한 노숙자 캐릭터는 신선했어요.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시나리오라서 그런지 노숙자 캐릭터가 생동감이 있더라구요. 정말 살아있는 노숙자를 만난다는 느낌이 들어요. 제가 노숙자를 다룬 영화를 별로 본 적이 없어서 이런 말씀을 드리는지는 몰라도 이 노숙자 캐릭터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노숙자의 삶을 따뜻하게 조명하고 있는 부분도 괜찮다고 보구요. 

개인적으로 연안부두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의 사실감이 넘치는 촬영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어요. 전반적으로 배우들의 연기도 괜찮았구요. 부디 <연안부두>를 통해 영화 관계자들에게 이 배우들이 많이 알려질 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네요. 이 영화에는 <방문자>, <나의 친구, 그의 아내>, <반두비>, <컴, 투게더>로 유명하신 신동일 감독님도 배우로 출연하세요. 얼마 전에 개봉했던 <야구소녀>에 형사로 출연한 친구인 신치영을 비롯해서 지인 연기자들이 대거 참여했기 때문에 이 작품은 저에게 의미가 각별해요.

저는 혁이와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영화를 같이 보다가 더 친해졌는데 <연안부두>를 보면서 느낀 게 혁이가 영화들을 허투루 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과감하고 젊음의 패기가 넘치는 연출이 인상적이었어요. 혁이가 차기작은 더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연안부두>는 어느 정도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작품이 연상되는 노숙자에 관한 따뜻한 동화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작년에 이혁, 김재록 주연의 단편 <바다가 보인다>(감독: 이창원)가 서울노인영화제에서 '시스프렌드상'을, 모로코 FICM 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었죠. 연기자로도 좋은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혁이가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는데 기대가 되네요. 혁이의 차기작에도 제가 단역으로 출연할 예정이에요.

저는 이 영화에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으며 이 영화에 참여했고 누군가 TV를 통해 제 연기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해요. 부디 이 영화가 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 중 단 한 명에게라도 좋은 작품으로 기억될 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네요. 

KBS에서 제 모습이 나오는 걸 부모님도 하늘에서 많이 기뻐하실 것 같아요. 부모님이 살아 계셨을 때 이런 일이 생겼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ㅠ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장편 <연안부두>는 심광진 감독의 <작은 형>에 지체 장애인 역으로 출연해서 주목을 받았던 연기자 이혁의 장편 데뷔작이에요. 그럼 독립 장편 <연안부두>에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영화를 보시고 개별적으로 의견을 주시면 참고할께요. 감사합니다. ^^ 

P.S: KBS 독립영화관 <연안부두> 소개 (감독 인터뷰 포함)
http://program.kbs.co.kr/1tv/enter/indiefilm/mobile/index.html

이혁 감독이 <연안부두>를 유튜브에 공개할 때 썼던 글 일부를 남겨드려요.

...저는 영화로 세상을 바꾸거나 인간을 바꾸거나 하는 거창한 마음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한 편의 영화가 한 사람의 마음에 적게나마, 파문은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걸로 인해 영화가 선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고, 고생한 모든 스태프들과 배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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