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끝났습니다.



1시즌 팬이자 카덕 겸 레인보우 지지자(?)로서도 채널 고정하고 보기 힘든 프로그램이었어요.

그래서 실은 그냥 후련합니다. 시즌 3같은 건 제발 만들지 말아 주길. <-


시작부터 좀 무리였다고 봅니다.

1시즌은 사실 그렇게까지 호화 멤버는 아니었어요.

소녀시대 써니와 유리, 카라 구하라, 포미닛 현아, 브라운 아이드 걸스 나르샤, 시크릿 선화와 티아라 효민이니 지금 보기엔 대단해 보여도 그 당시 기준으로 보면 소녀시대를 제외하면 다른 팀은 지금만큼 인기가 많지 않았거나, 팀은 좀 잘 나가도 개별 멤버들의 인지도는 그리 대단치 않았거나 뭐 그랬죠. 그래서 신선한 느낌도 있었고 또 결정적으로 다들 참 열심히 했습니다. 온 몸 불살라가며.


반면에 2시즌은 애초부터 대박난 팀 위주로 구성되었고 또 한류붐이 절정이라 거의가 정말 말도 못 하게 바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덕택에 지난 시즌에 비해 제대로 몸 바치는 멤버도 많이 없었고 촬영에 빠지는 일도 잦았고 결정적으로 자꾸 빠져 나가 버려서 밸런스에 문제를 만들었죠.

G8로 시작했던 게 G5로 마무리되는 것만 봐도... -_-;


물론 뭣보다도 가장 큰 문제는 제작진이었다고 봅니다.

1시즌에서 사람들이 좋아했던 건 무시하고 맘에 안 들어했던 것만 극대화시켜 놓더라구요.

초반엔 그래도 나았는데 가면 갈 수록 애들이 일은 안 하고 맨날 놀러다니고 자꾸만 게스트 소환에 같잖은 러브라인이나... -_-;


암튼 이젠 만들지 맙시다 PD양반.


+ 그래도 예원양에겐 참 고마운 프로겠죠. 고우리는... 흙;



2.

이하이의 대박으로 탄력 제대로 받아 시작한 케이팝스타 시즌 2를 보았습니다만.

일단 전 오늘 첫 회가 별로 재미가 없었습니다.


1) 따지고 보면 케이팝스타는 위대한 탄생보다도 더 '심사위원 쇼'에 가까운 프로입니다.

애초에 SM, YG, JYP 대표들이 직접 나와서 키우고 심사해서 데려간다는 컨셉이 핵심 무기인 쇼이니 참가자들보다 이 셋의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죠.

그래서 각 심사위원들의 개성과 취향, 그리고 참가자를 키우는 능력. 이런 부분들이 참가자들의 모습이나 역량보다도 더 중요했던 것이 시즌 1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특성을 가장 잘 보여줬던 것이 바로 이 프로의 심사평 분량입니다. 참가자 노래를 1분 남짓 들려주고 나면 심사평이 5분씩 이어지죠. 케이팝스타보다 심사평의 비중이 큰 오디션 프로는 아마 없... 는지 있는진 모르겠지만 최소한 제가 봤던 프로들 중엔 없었습니다. ^^;


...근데 저번 시즌을 너무 열심히 봐 버린 결과 대략 심사위원들이 무슨 말을 할지 다 짐작이 되어 버려요. orz


2) 저번 시즌을 제가 좋아했던 가장 큰 이유는 이 프로가 슈퍼스타K처럼 못된 짓(?)도 안 하고, 또 위대한 탄생처럼 사연 팔이에 지나치게 매진하지도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뭐 이런저런 사연이 중요하게 등장하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론 그런 느낌이었죠.


...근데 오늘 자기네 프로의 위엄을 보여주겠다는 일념으로 초반에 좀 무리한 탈락을 남발하더군요. 그것도 참가자 소개를 몇 분씩이나 장황하게 해서 한껏 띄워준 후에 탈락. 탈락. 탈락. 넌 나름대로 잘 하지만 우리 기준은 더 높단다 아가야. 이렇게 이어지니 좀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저번 시즌 생방송 첫 회의 충격과 공포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건만 무슨 소리들이냐!!! 라고 외치고 싶어지는;

암튼 그렇게 시작부터 못된 짓을 좀 하더라구요. 그래서 실망을 약간.


3) 방금 적은대로, 결정적으로 지난 시즌 생방송 첫 회의 쇼크-_-가 컸어요.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저번 처럼 그냥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어린 나이를 뛰어 넘는 엄청난 실력자들로 자리매김되어 있던 젊은이들이 갑자기 학예회 공연을 펼치던 그 충격적인 모습이 자꾸만 떠올라서. 분명 노랠 잘 하고 있는데도 '다 후처리빨일 거야...'란 의심이 모락모락. 심사위원이 아무리 칭찬을 해도 '니네 회사에 지금 더 잘 하는 연습생 있잖아!'라는 의심만...;;


4) 그리고 그 모든 걸 감안하더라도 오늘 참가자들이 좀 약하단 느낌이었습니다. 흑인삘 좋은 청년이랑 마지막에 나왔던 남매. 딱 이렇게 둘만 기억에 남는데 그마저도 그렇게 크게 대단하단 느낌은 아니어서. 워낙 요즘 10대 아이돌 지망생의 꿈과 희망이자 대세로 자리잡은 프로이니만큼 이 레벨을 뛰어 넘는 사람들이 속속 등장할 거라는 걸 확신하긴 하지만. 그래도 첫 횐데 대형 떡밥 하나만 던져주지 그랬냐... 는 생각이 들더군요.


뭔가 애초 의도와 다르게 엄청 길게 적어 버렸는데.

매우 진솔하고 짧은 버전으로 말 하자면 이렇습니다.


- 심사위원 캐릭터들이 좀 질리네요.

- 지난 시즌 실력 뻥튀기에 경악했던 기억 때문에 괜히 삐딱하게 보게 됩니다.

- 오늘 참가자들이 좀 약했어요.

- PD님께서 자꾸 프로의 위엄을 세우고 싶어하시는데 제 취향은 아니네요.


끝;



+ 사족을 좀 붙이자면.

이러니 저러니 해도 위대한 탄생보단 잘 만든 프로라고 생각합니다. 

위대한 탄생 시리즈에 대한 제 집착은 말 그대로 집착과 '왜 이렇게 밖에 못 만드는 거야!'라는 답답함에서 기인하지요. 그게 훌륭한 프로라고 생각해서가 아니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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