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래 보는 사람이 적고 그러니 당연히 코어 팬이 드물어서 못 하고도 살아남기 어려운 게 이번 시즌 위대한 탄생의 특징이긴 합니다만. 아무리 그래도 이형은의 탈락은 좀 충격이었네요;; 생방송 시작 후 시종일관 사전 투표 2위였는데. 지난 주 무대로 심려(?)를 좀 끼치고 오늘 좀 부실했더니 바로 탈락이라니, 이 프로 무섭습니다(...)



 - 무대부터 간단히만 말 하자면, 일단 오병길을 제외하면 다들 참 겁을 상실한 선곡이었다는 감상과 함께...


 1) 오병길은 예상대로 발라드를 들고 나왔죠. '그리움만 쌓이네'였는데, 창법이 살짝 올드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기도 했고 김연우의 우려대로 임팩트가 약하단 느낌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했습니다. 개인적으론 생방송 오고 나서, 무대를 거듭할 수록 평가가 좋아지는 참가자네요. 그냥 감성 놀이만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노래를 잘 해요.


 2) 전에도 여러번 했던 얘기지만 이형은은 참 영리한 사람인 것 같아요. 음색은 괜찮은 편이고 리듬 잘 타고 랩도 괜찮게하는 가운데 노래는 '기본 정도로 무난하게 잘' 하는 정도 같거든요. 그리고 부족한 부분은 센스와 임기응변으로 커버하는 거죠. 오늘도 버거워하는 게 확연히 보이는 와중에 뭔가 좀 아슬아슬하다 싶은 순간마다 창법, 호흡을 조절해서 탈출하는데 그게 참 재치있어 보이더라구요. 다만 어쨌거나 결국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노래 실력은 부족하다는 게 아주 잘 보였고, 결국 떨어졌지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이형은의 본래 장점을 제작진이 (혹은 멘토가) 오해한 듯이 보였다는 점입니다. 자꾸 백댄서들이랑 안무 맞추고 설정 연기하고 하는데 이 분이 그런 것도 괜찮게 하긴 하지만 그게 특기는 아니거든요. 그런 건 오히려 박수진이 잘 했죠. 그냥 프리하게 편한 복장으로 나와 맘대로 편히 놀 수 있게 무대를 짜 줬더라면 붙든 떨어지든 더 좋은 무대를 보였을 것 같은데...

 암튼 성량이든 음역이든 보충해야할 부분이 많아 보이긴 합니다만, 그럼에도 그 끝까지 쫄지 않고 잘 노는 당당함 하나는 타고난 사람이니 어떻게든 잘 풀리길 기대합니다.


 3) 한동근이야 뭐... 아무리 국민 가요(?) 취급받는 'Let it be'라지만 비틀즈라니. ㅋㅋㅋ 노래 시작 부분에 아주 조금만 더 기교를 빼고 불러줬음 어땠을까 싶고. 또 어떻게 편곡하든 욕을 피할 수 없는 명곡을 골라서 나가수st.로 편곡을 해 놓아서 까이겠다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 그거야 뭐 어쨌거나 노래 하난 정말 끝내주게 하더군요. 매우 위험하고도 용감한 발언이지만 배째라 스피릿으로 던져보자면, 노래 실력 & 음색만 놓고 본다면 한국 '아마추어' 오디션 프로 참가자 중 역대 최강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남은 무대 두 번 다 망하고 우승하더라도 까지 않겠습니다. <-

 그리고 성가대 스타일 무대 연출을 보니 유튜브에 있는 이 분 찬송가 무대 영상 생각이 잠깐 들더군요. 원래 홀리한 분인지 미쿡 한인 사회에서 학교 다니느라 그랬는진 모르겠지만요.


 4) 박수진은 선곡을 보는 순간 평타나 치면 다행이다 싶었어요. Halo가 워낙 오디션 프로 단골 메뉴라 식상한 데다가 원 주인이 비욘세잖아요 비욘세. -_-;

 근데 이 분은 언제나 제 기대보다는 조금 더 잘 합니다. 아마 그래서 자꾸 평가가 극찬으로 흐르는 것 같은데...; 어쨌거나 오늘도 아주 좋았어요. 물론 부족한 부분, 아쉬운 부분도 많지만 잘 하는 부분들이 죄다 제 기대를 상회하다보니 단점을 지적하고 싶지 않아진달까요. 케이팝스타 저번 시즌 이미셸 무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겠단 느낌이었는데 박수진은 생방송이었으니. 한동근의 결승전 파트너가 이 분이 되겠단 느낌이 팍팍 들고 있네요. 정말 상상도 못 했는데;


 + 용감한 형제가 'Halo'와 '말해줘'의 편곡을 직접 했다고 자랑했는데. 제자를 아끼는 맘은 멋지지만 다음부턴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


 5) 뭐 위엔 뭐라고 적었거나 전체적인 실력들은 여전히 훌륭했습니다. 이번 시즌은 정말 mbc가 완전히 복받은 시즌인데, 그걸 이렇게 못 살리나요... orz


 

 - 근데 참가자 딸랑 넷 남았는데 노래 짧게 잘라내는 편곡 좀 그만두면 안 되나요; 1분씩만 더 불렀음 좋았을 것 같은데. 너무 짧아서 잘 부른다 싶어도 와닿지가 않습니다. 게다가 그냥 제 기분일 수 있겠지만 템포 자체가 빨라요. Halo가 저렇게 우다다다 달리는 곡은 아니었을 텐데. 무슨 실기 시험 치르는 거 구경하는 기분만. 

 그리고 참가자 사연(?) 영상이 여전히 너무 짧고 별 내용도 없어요. 슈퍼스타K를 참고할 거면 좀 더 제대로 참고하란 말입니다. 이건 뭐 스타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아; 뭐 그 와중에 박수진 어머니의 어색하기 짝이 없는 책 읽기 연기 때문에 좀 웃긴 했네요(...)

 그런데 수진양. 어차피 대본이었겠지만 삼계탕은 칼로리도 매우 높고 다이어트와는 아주 거리가 먼 요리랍니다. 방송에서 허위 사실 얘기하다 다치는 수가 있...;



 - 스페셜 무대 감상은 정말 짧게.


 1) 오병길은 그냥 가수 같았습니다. 

 2) 이형은 무댄 많이 약했어요. 성량이 약하다 보니 김소현이 많이 배려해주는데도 목소리가 묻히더라구요. 

 + 탈락자들의 코러스는 아름다운 코멘트들에도 불구하고 그냥 애잔했습니다(...) 너무 뒤쪽에 동떨어져 있어 잘 보이지도 않고, 말 한 마디 안 시키고 광속으로 문 닫아 버리고 막. ㅠㅜ

 3) 박수진 무댄 선곡부터 웃겼죠. '말해줘'는 지누션 노래고 엄정화는 피쳐링이잖아요. 그토록 빅스타 홍보가 고팠더냐 용감한 형제! <-

 4) 한동근 무대도 별로였습니다. 무조건 인간계 이탈 수준의 고음으로 팍팍 시원하게 질러줘야하는 노랜데. 흠. 역시 손진영은 위대했습니다. <-



 - 마무리는 언제나 그렇듯 제작진 욕으로. (쿨럭;)

 딸랑 네 명 남았단 말이죠. 한동근이야 애초부터 우승 확정이었다 쳐도 나머지 셋은 누가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팽팽한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결과적으로 그 중 가장 강력해보였던 참가자가 떨어지는 반전까지 일어났어요.

 ...그런데도 시작부터 끝까지 1mg의 긴장감도 느껴지지 않게 만드는 신묘한 재주에 진심으로 감복했습니다. 어른신들이 많이 보시니 심장에 부담주기 싫으셔서 그러셨겠죠. 네.

 그러니까 제발 다음 시즌은 만들지 말아요. 참가자들이 불쌍합니다. ㅠㅜ 박수진 저 실력이면 저번 시즌 케이팝 스타 기준으로 탑3 안에는 너끈하게 들고 어느 기획사에든 들어가 있었을 텐데 말이죠. 케이팝스타든 슈퍼스타K든 좀 더 괜찮은 프로에서 스타가 될 수 있는 젊은이들이 순간의 실수-_-로 소중한 재능과 인생을 낭비하게 되는 비극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젠 좀 그만 만듭시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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