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의 일부가 인용되어 트위터에 돌아다니던데.. 바람직한 일은 아니죠. 필요에 따라 부분적으로 발췌 인용하더라도 수용자가 전체의 맥락을 온전히 파악할 수 있도록 실마리는 남겨둬야 하지 않겠습니까? 원칙으로써.

그 문장이 유니크한 주장을 담고있는 것도 아니고 누구나 어렵지 않게 같은 판단에 도달할 수 있는 만큼, 인용하신 분이 비판에 성실하게 반론했다면 제가 언급하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이는 인용자가 져야 할 정당한 몫의 책임이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죠. 그러니 인용을 할 때는 출처를 표기해서 '유감이 있거든 여기로 가서 배틀을 뜨시오'라 지시해주는게 좋겠죠. 똘똘하신 분들이 몸소 이 변방의 게시판을 찾아와 큰 가르침을 주시면 배움에 목마른 제게 이롭고, 옛 영광의 전설만 남은 게시판에도 이롭지 않겠습니까? 그 결과 타락씨가 퇴출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죠. :)

이런 저런 비판들이 있던데, 인용하신 분의 책임은 아니겠고.. 독해가 부주의했기 때문이라 해야겠죠.
'효율'이란 표현이 들어가면 일단 발작부터 일으키는 사람이 먼저인 분들은 논외로 하더라도, 인용문을 보면 비효율이 발생하는 지점은 '검사 대상의 선정'이지, '검사의 수행' 자체가 아니죠. 원 맥락 안에서는 샘플링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입니다만, '지능이냐 양심이냐'의 선택상황에 놓이기를 즐기는 이 게시판의 많은 사용자들처럼 저분들도 멍청한.. 어라? 큰 가르침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은 기분이..

MP+NC, 핀토의 사례 등을 언급하던데, 감염병 검사 상황에 부합하거나 참조할 수 있는 모델이 아닙니다. 1분만 더 생각하면 멍청한 실수를 줄일 수 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1분 동안 차분하게 생각하는게 불가능하든가 멍청한 짓을 해도 상관이 없든가인 거겠죠. 아마 후자일테니, 어쩌다 세상이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는지에 대한 책임을 물어도 될 것 같군요. 자살한 어느 정치인 말마따나, 부끄러운 줄을 알아야죠.

불만있으면 찾아오시라 말씀드리고 싶군요. DJUNA의 영화 낙서판은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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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아웃브레이크

31번과 신천지 아웃브레이크는 정부의 방역정책이 필연적으로 실패하는 지점들이 실증적으로 드러난 사례라 생각하고, 백서에서도 심도 깊게 다뤄야 할거라 보는데.. 간단히.

신천지에 대해서는 nl과 다름 없이 사회에 해악만을 끼치는 암적인 집단이라 생각합니다만, 반도 이남에 그런 집단이 신천지와 nl만 있는게 아니잖아요? 개신교 교단의 다수가 그렇고 태극기가 그렇고 문천지가 그렇고.. 셀 수 없죠. 이 기회에 사회악을 일소하고..뭐 그런 기대를 갖고 계신 분들이 적지 않은 것 같던데, 통진당 해산 이후에도 nl은 건재하고 오히려 풍선효과로 인해 그들의 해악이 광범위하게 확산되었을 뿐이라 보는 입장에선 글쎄, 동의하기 어렵군요.

바이러스는 숙주의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논거로 삼아 '중국인의 입국금지'를 비판하는게 가능한 지능이면 바이러스가 숙주의 종교를 가리지 않으리란 사실도 유추할 수 있을테고, 따라서 '신천지가 감염 확산의 원흉'이란 판단도 비판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신천지가 감염에 특별히 취약한 고유의 행동양식, 예를 들어 orgy라든가 쓰까..같은 걸 갖고있지 않은 한, 그들과 비슷한 행동양식을 보이는 모든 집단은 비슷한 수준으로 감염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 해야죠. 한남아재들의 사교(그 사교 말고) 집단이라든가. 그 이후는 그저 확률의 문제였을 뿐입니다.

신천지의 비밀주의가 감염자의 조기 발견과 격리에 장애가 되었다는 비판은 유효한 것으로 보입니다만, 이는 정부의 실책에서 비롯된 바도 적지 않죠.
상식적으로, 병에 걸리는게 죄는 아니잖아요? 감염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행동을 일삼는게 어리석은 일임에는 분명하지만 죄가 될 수는 없음에도 불구하고, 서치앤디스트로이!라는 정부의 상남자스러운 전략이 '사이비-전염병-으앙 쥬금'이라는 불유쾌한 개념들과 결합하면서 오인과 착시가 발생하고, 혐오와 적대감을 키우며 상황을 악화시켰고, 지금도 악화시키고 있죠.
어느 도지사의 강제 돌입이나 어느 시장의 살인죄(이 나라의 자격사 제도란 얼마나 부조리한가..) 고발 등을 보면 이게 역학 조사가 아니라 무슨 마약카르텔 소탕 작전처럼 보이지 않습니까?

충성도가 높고 비밀스렵다는 특징을 가진 조직이 감염병 확산의 원흉으로 지목되어 지탄받으면 책임을 회피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예측은 명약관화하고, 이 과정에서 은폐를 시도하는 것도 필연적이라 하겠죠. 공권력이라는 사실상 무제한의 폭력을 상대로 그런 어리석은 선택을 할 리가..라 생각하실지 모르나, 애초에 건전한 이성과 양심을 가진 애들이면 그런 종교에 빠지질 않겠죠.

그러니 정부는 감염자를 색출하고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하는 일이 일종의 공개처형 같은 효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반성하고 유증상 자발 신고자 중심으로 전환하는게 낫다는 겁니다. 역학조사 결과 신천지의 어떤 행동 특성으로 인해 감염이 가속화되고 있다 해도, 그 행동을 적시해서 경고하든 금지하든 하는 것으로 족하죠. '신천지'라 공표할 필요가 어디에 있습니까, 국적과 마찬가지로 신앙이 원인인 것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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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써야 할까?

가능하면, 당연한 얘기지만 비용을 발생시키지 않는 한에서.

주말 jtbc의 뉴스에서는 재미있는 장면을 볼 수 있었는데, 폐쇄 공간의 지근거리에서 이뤄졌을 감염의학과 선생과의 인터뷰에서 선생은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았으나, 대구 시청에 나가있는 리포터는 주변 수 m 이내에 아무도 없었음에도 틈날 때마다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더군요.

인터뷰 당시 선생은 자신의 감염 위험이 높지 않다 판단했을테고, 아마 그의 판단은 옳을 겁니다. 리포터가 자신의 감염 위험을 선생보다 높게 평가했다면, 그의 판단은 틀렸을 거예요. 그러나 이 문제에 100% 따위는 존재하지 않고, 리포터가 어리석었다 단정할 수도 없는 일이죠.
그런데 만일 리포터가 그 마스크를 입수하기 위해 우체국이나 하나로마트나 약국에서 장시간 줄을 서야 했다면? 이는 어리석은 일이라 해야겠죠. 감염이 일어나기 위한 조건을 생각하면 무엇이 더 위함한지를 판단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늘 정답을 택할 순 없지만 말이죠.

현재 정부의 마스크 공급은 설령 그게 잘 이루어진다 해도, 인구 집중을 초래해서 감염 확산의 위험을 높이게 됩니다. 위험을 키우고 막대한 비효율을 발생시키고 있는 건 '마스크를 살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으로 인한 공포죠.
그러니 시중에 충분한 양을 공급할 수 없다면, 정부는 멍청한 짓을 중단하고 배급제로 전환해서 수요 인구를 분산시키는게 좋을겁니다.

수령님은 언제나 옳기 때문에, 마스크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으면 마스크가 필요 없어지는 신비로운 분들이 계신데, 신천지나 문천지나 뿌리는 nl이더라는 세간의 증언들을 돌이켜보면 놀라운 일도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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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모든 것을 할 수는 없고, 언제나 옳은 결정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죠. 하지만 멍청한 것도 정도의 문제 아니겠습니까?

현 국면에서 가장 합리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는 전문가는 중앙임상위의 오명돈 위원장으로 보입니다. 적어도 어제 그의 발표 내용은 그렇더군요. 그러니 합리적인 의견을 수용하기 위해 권위가 필요하거든 오명돈의 의견을 귀담아 들으시라 권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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