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장식에 불과하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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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실효성이 없죠. 일본판 이재명이라 할 수 있는 홋카이도 도지사를 비롯한 여러분들 덕택에 자국내 정치적 압력이 높아지자 내놓은 고육책일텐데, 현 한일 관계가 상호이익을 위한 협력을 기대할 수 없는 상태임을 감안하면 치명적 결과로 이어지는 중대한 오판이 될지도.
지금 한국 정부와 그 지지자들은 일본을 엿먹이기 위해서라면 자폭테러도 불사할 애들이란 사실을 아직 깨닫지 못한 것 같더군요. 혹은 이미 최악의 전개를 각오하고 내린 결정이든가.

한국: 이미 천자께서 '방역과 외교는 별개'라는 교지를 내리신 바 있습니다만, 지소미아 건에서 확인한 것 처럼 조선에 그런 섬세함을 기대하기는 무리겠죠. 공식적으로 조선의 상국은 아직 천조국이니 꼭 교지에 따를 필요도 없겠고. 쓸데없는 치킨 게임 끝에 국교 단절까지 일직선으로 달려갈 가능성도 아예 없지 않다는게 흠좀무라 하겠습니다.
일본 측에 명분이 없는 것도 아니고, 같은 날 더 강한 조치를 내건 호주도 있으니 특별히 취급할 사안이 아니라 봅니다만, 당장 nsc 회의를 소집하고 상응조치를 거론하며 명분을 깎아먹더니 결국 '눈에는 눈'을 시전하고 말았군요.
앞으로의 전개가 우려되는 상황이고, 그 키를 쥐게 된 것도 따라서 더 큰 책임을 떠안게 될 것도 한국인데.. 선거는 코 앞이고 총선이 한일전이라면서요?
이제 저는 정부가 외교 문제에 있어 상식적인 수준으로만 처신해도 찬양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이게 그 매맞는 아내 증후군인가 그거죠? 여러분과 하나되어 수령님을 사랑하게 되는 날도 머지 않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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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이 조선의 방역을 그렇게 침이 마르게 칭찬하더라며 '역시 이문덕~' 노래를 부르시는 분들은, 걔들이 왜 그러고 있을까를 좀 생각하실 필요가 있는데..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답은 '문프 보유국이 부러워서'일테지만, 너무 쉽고 당연한(!) 답이니 일단 미뤄두시는게 좋겠죠. 객관식이라면 이런 선지는 대개 함정입니다.

지연 전략을 택한 국가들은 그것이 가능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해도 정치적 부담을 피할 수 없죠. 감염 확산을 전제하는 이상 질병으로 인한 죽음을 확률적으로 수용하지 않으면 안된단 말예요.
이게 정상적인 성인이면 누구나 당연히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 같지만, 랜덤하게 떨어지는 확률적 죽음의 공포란 것도 무시할 수 없단 말이죠. (실제론 위험은 늘 더 낮은 곳을 향하는 법이지만.) 그게 아무리 희박한 확률의 사태라도 '걸려서 죽는 사람에겐 100%!'라며 머리풀고 덤비면 뭐 어쩌겠습니까. 그리고 역사가 증명하듯 공포는 대단히 좋은 정치 도구죠. (여기서 잠시 광우병 사태 당시를 떠올려보도록 합시다.)

그 와중에 한국 정부는 지연 전략을 택한 여느 국가와 달리 기이한 행동을 취하면서 일부 국가에서 정부의 정치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해야겠고, 이에 대한 타개책들은 각국 정치 상황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나게 됩니다. WHO의 똥고집에도 불구하고 판데믹은 기정사실이고, 그게 합리적이건 아니건 의미가 있건 말건 이미 각국은 순위가 매겨진 성적표에 이름들을 올리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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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이낙연은 "어느 나라가 잘했고 못했는지 곧 드러날 것"이라 했습니다만, 아니 어떻게 드러난다는거죠? :)
확진자의 수? 인구당 사망률? 아니면 확진 대비 사망률? 검사 결과라든가 사망자의 수, 이들의 비율 따위를 어떻게 조합해도 유의미한 국가간 비교는 불가능합니다. 각국의 문화가 다르고 보유한 자원이 다르고 감염 확산을 겪은 기간이 달라요. 비쥬를 하는 유럽 국가들이 그렇지 않은 국가들에 비해, 한 그릇에 담긴 반찬을 집어먹는 한국이 그렇지 않은 국가들에 비해 감염에 더 취약할 수 밖에 없지만 이를 산술해서 보정하는 일은 불가능하죠.

따라서 유의미한 평가는 개별 국가들에서 자국의 정책이 합리적 최선이었는를 반성하는 선에 그칠 수 밖에 없습니다만, 여기엔 해당국의 정치 상황이 개입하게 되죠. '수령님은 언제나 옳다' 같은. 그래서인지 이낙연은 굉장한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만, 글쎄..
3월 7일 현재, 중대본 발표에 의하면 중증도 이상 환자의 수는 59명, 사망자 49명을 포함해도 100여명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6900명의 확진자를 색출, 공표함으로써 발생한 효과와 그 비용에 대해서는 재평가가 이뤄지겠죠. 저 사망자들 중 일부는 정책이 효율적이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으리란 사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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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 전략을 택한 국가들로부터, 한국 정부는 '넌씨눈'이란 평가를 피할 수 없을텐데, 설마 이게 무슨 불이익으로 이어질거라 보진 않습니다만.. 또 모르죠. 생각하기에 따라 100여개 국가의 입국제한은 충분한 불이익일지도.

이들 중에서 가장 합리적으로 보이는 것은 지역사회 전파가 기정사실이며 이를 막을 방법은 없음을 솔직하게 밝히고 시민들의 협력을 구한 프랑스로 보입니다. 프랑스 정부는 의료자원 확보와 고위험군 중심의 보호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인데,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며 마크롱이 보인 행보가 인상적이죠. 사망자가 발생한 병원과 노인 요양 시설을 찾아 노인들과 의료진 누구나와 열린 태도로 대화하는 모습이 부럽더군요. 물론 그 자신이나 수행원들 누구도 마스크 같은걸 쓰고있지 않더라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왕의 모가지를 날린 나라라 그런 걸까요? 아니면 바깔로레아? :)

미국의 반응이 좀 재미있는데, 트럼프는 앞장서서 '코로나 별거 아님 ㅇㅇ 신경끄고 일하러 가셈'을 하고 cdc는 이에 기함해서 '아니 여러분, 그러시면 안되구요'를 하는 중. 트럼프가 바보에 미치광이라는게 사실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만일 그렇더라도 그는 자신이 바보에 미치광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잘 알고 있고 또 그런 사실을 영리하게 이용할 줄 아는 바보에 미치광이라 평가해야 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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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트럼프의 '일하러 가셈'과 남조선 수령님의 '곧 종식될 것' 사이에 평가의 일관성이 결여된 것 아니냐!! 일리있는 지적입니다. 그렇겠죠, 수령님이 바보에 미치광이라는데 먼저 동의해주셔야 하지만.

ps2: 한 주 정도 뜸한가 싶더니 어제 오늘은 거리에 사람들이 좀 보이더군요. 주말이면 늘 북적이던 동네 주점 앞에는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대기 행렬을 이루고 있던데, 아마 이 질병의 공포가 과장되어 있다고들 판단하는 거겠죠. 그러니 감염은 당분간 계속 확산될 것이라 예상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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