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머리카락을 말리면서

2015.12.16 05:08

푸른나무 조회 수:1269

일찍 깼어요. 잠을 못 자서 괴로운 날들이 얼마 전까지 있었으니 일찍 깬 건 괜찮은 것 같아요. 지금이 심하게 일찍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대신에 노래를 듣고 커피를 만들어 마시고 벽에 잠자코 기대어 서서 처음 보는 느낌으로 제 공간을 바라봤어요. 그리고 열린 창 밖도. 아직도 가끔은 세상이 신기해서 방금 만들어진 세계의 모서리를 따라 걷는 느낌으로 거리를 가만히 걸을 때가 있거든요. 그런 때가 많이 드물고 그런 때가 점점 더 드물어진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요. 그렇다고 이 새벽에 나가서 걸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 눈으로만... 몇 시간 후면 나갈 거니까요. 괴롭지도 행복하지도 않은 지금이 가장 좋아요.


잠을 잘 못 자고 스트레스를 과하게 받았더니 흰 머리카락이 늘었어요. 빨리 깨어버린 잠처럼 아직은 이른데. 그런데 괜찮아요. 부분적으로 흰색이 섞인 길어진 머리카락도 저의 일부죠. 그만큼의 낮과 밤이 괴롭게 섞여서 지나간 거고. 길게 자란 머리카락만큼 아직도 많은 낮과 밤이 남았겠죠. 그것도 괜찮아요. 따뜻한 바람으로 머리카락을 말리면서 나는 나를 너무 좋아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은 정말 오랜만이군요. 괜찮지 않은 것들이 너무 많았던 한 해가 거의 가고 있어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1470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26862
5933 드레스의 아가씨들 (인형사진 주의) [4] 샌드맨 2016.06.13 690
5932 이번달은 나도 힘들단 말이야... 좀 봐줘라...ㅠ_ㅠ [8] 샌드맨 2016.06.12 2348
5931 캉캉드레스의 아가씨(인형사진 주의!) [6] 샌드맨 2016.06.12 920
5930 [바낭] 좋아하는 록키 엔드 크레딧 둘 [1] 로이배티 2016.06.11 529
5929 듀나게시판 성소수자 모임 '듀게비사이드'가 올해 퀴어 퍼레이드에서 부스를 운영합니다. [12] lgbtaiq 2016.06.08 3328
5928 [바낭] 사상 최강의 에일리언 게임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 잡담 [11] 로이배티 2016.06.08 1525
5927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18] 데메킨 2016.05.31 3641
5926 [섬세하신 분은 스포일 수도] 아가씨 봤습니다 [4] 독짓는젊은이 2016.05.28 3725
5925 출격! 2호냥 Mk-II ! [4] 샌드맨 2016.05.28 949
5924 광주 1박 2일 여행 후기 (부제: 듀나인 감사해요) [13] 13인의아해 2016.05.14 1833
5923 한달만에 재개된 그림을 배우고 있어요 30 [8] 샌드맨 2016.05.12 955
5922 좋아하는 배우- 로빈 라이트 [5] 계란과자 2016.04.22 2455
5921 날 보러와요를 보고... 라인하르트백작 2016.04.12 801
5920 EBS 고전 극장 <십계> [6] 김전일 2016.03.25 954
5919 오늘 넷에서 가장 유행할거 같은 짤 [3] soboo 2016.03.24 2324
5918 4월은 작가와의 대화, 탁재형PD [6] 칼리토 2016.03.23 1022
5917 오랜만에 이것저것.. [3] 라인하르트백작 2016.03.13 1492
5916 [gif] 바닷마을 다이어리 자작 움짤 [7] 셔럽 2016.03.12 1725
5915 연휴 끝, 일상으로.. [14] 칼리토 2016.02.10 2106
5914 [최근 상영작 간단후기] 헤이트풀 8, 레버넌트,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샤이닝 [16] 프레데릭 2016.02.03 226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