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턴 루디스카가 뭐하는 사람들인데?” 혹은 “킹스턴 루디스카라는 게 어떤 음악인데? 라고 사람들이 묻는다면 가장 보편적인 대답은 “아, 그러니까 음악을 어떻게 구구절절 말로 표현해. 그냥 일단 한번 들어봐.” 라는 정도 일꺼예요. 하지만, 이들의 음악을 꼭 친구나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공감하고 싶다면 거기에 좀 더 디테일한 설명을 첨부해야할 것입니다.

 

“킹스턴 루디스카의 음악을 들으면 신나. 신나는 음악은 무척 많아. 킹스턴 루디스의 음악도 신나는 어느 음악들과 마찬가지로 저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하고 엉덩이를 이리저리 흔들거리며 발을 구르게 되거든. 정신을 차려보면 공연장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생판 모르던 그저 옆에 서있을 뿐이던 사람들과 오랜 친구처럼 함께 웃으며 얼굴을 마주 보고 스캥킹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지. 스캥킹이 뭐냐고? 스카 음악을 들으며 추는 춤인데 스캥킹을 추고 있거나 보고 있는 사람은 웃지않고는 배길 수 없게하는 신명나게 하는 춤이야. 우리 나라 민요 ”아리랑“을 들으면 저절로 어깨춤이 나오는 것처럼 스캥킹도 마찬가지지. 그냥 춤추고 노는 음악이라고?”

 

 

                                                                       사진 : 조나영 / 싸이키델릭 팩토리 4

“글쎄, 그건 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킹스턴 루디스카의 노래는 말야, 너는 지금 맛있는 밥도 먹고 기분이 한참 좋은 상태야. 물론 이런 좋은 상황에서도 그들의 노래를 들으면 좋다고 느낄 수 있어. 하지만 노래가 네 가슴에 꽂히고 아, 이 노래를 들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행복해! 라는 만족과 안도와 기쁨을 느낄수 있길 원한다면, 그런 노래를 찾길 바란다면 그때 킹스턴 루디스카를 들으면 좋을 꺼 라 생각해.”

 

“킹스턴 루디스카를 그럼 언제 처음 들으면 되냐고? 물론 아무 때나 들어도 좋지만...왜 그런거 있자나. 마음이 지치고 나는 약하고 주변을 둘러 싼 많은 게 막혀있는 것 같은 뭐 그런 구질구질하고 우중충한 힘든 때, 누군가 내 손을 잡아주기를 바라는 그런 절실한 순간이나 회복과 전환을 원하는 순간이 있을 꺼 야. 그 때가 바로 킹스턴 루디스카가 필요한 시기지. 드럼, 기타, 키보드 등의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주는 기본 밴드 구성 외에도 반짝이는 금빛의 악기를 든 9인의 빅 밴드가 무대에 올라서서 자리를 잡는 것을 바라보며 느끼는 뿌듯함은 공연장에 가보지않은 사람은 느끼지 못하는 충만함이 있어. 자, 이게 가장 중요해. CD와 음원으로 먼저 들어도 좋지만 일단은 공연장에 가서 눈으로 보며 먼저 그들의 음악을 느껴 봐봐.”

 

“공연이 시작되었어. 무대를 가득 메우는 9인의 브라스 밴드 ‘킹스턴 루디스카’가 뿜어내는 황금빛 선율에 마음을 열고 몸을 맡겨 보는거야. 리더인 최철욱씨가 터질듯이 양 볼에 잔뜩 공기를 머금었다가 뿜어내며 트럼본의 슬라이드를 쫘악- 펼쳐 밀어 낼 때의 통쾌한 박진감은 눈으로 꼭 봐야해. 보컬 이석율씨가 스캥킹을 추며 스카, 스카를 외치며 관객들을 춤 추게하고 흥을 돋우는 것을 보면 저절로 들썩이게 될 꺼야. 세련되게 춤추지 못한다고 쭈뼛 거리고 주춤거릴 여유가 없어.”



                                                                       사진 : 조나영 /싸이키델릭 팩토리 4

“킹스턴 루디스카를 처음 보았을 때 가장 신기한 것은 9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소리였어.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고 조화로운 하모니를 만들어 가기 위해 맞추고 몰두하는 그들의 모습은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지. 좋은 사람들이구나. 그러니 저런 소리를 흐트러짐 없이 만들어내지. 물론 우리는 예술가들이 만들어내는 눈에 보이는 이미지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어. 하지만 적어도 무대 위에 서있는 그들의 관객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봄 햇살 속에 날리는 꽃잎처럼, 해변의 밤하늘과 연인의 숨결 같은 애잔한 따스함과 흥겨움이 느껴지는 멜로디에서 적어도 우리의 직감은 틀리지 않았음을 느끼게 될꺼야.”

 

“자, 이 정도면 내가 왜 너에게 킹스턴 루디스카를 들으면 너의 일상의 고단함에 안도를 느끼며 기운이 나고 행복해진다고 말하는지 알게 될 꺼야.”

2011년 3월 12일 상상마당, 킹스턴루디스카의 올해의 첫 번째 기획 공연이자 4계의 시작인 SPRING에 다녀왔습니다. 요즘 한참 초대형 밴드로 줏가를 높이고있는 밴드 국카스텐이 게스트로 킹스턴 루디스카를 서포트 해주었으며 퀸비라는 신인 여자 보컬이 루디스카와 함께 무대에서 그녀의 오리지널 곡과 함께 50년대의 스카 곡들을 들려주었습니다. 관객들도 많았고 반응도 좋았으며 네이버의 온스테이지 촬영팀과 OBS 경인 방송국 관계자분들도 오셨다고 하더군요. OBS에서 음악 방송이 만들어지는 데 첫 팀으로 킹스턴루디스카가 나온다고 하니 이 또한 팬의 입장에서 기쁘지않을 수가 없네요.

 

공연 중간에는 한국 스카발전기원협회라는 은근슬쩍 만들어진 듯한 단체의 대표를 맡고 계신 크라잉넛의 보컬 박윤식씨가 팔 부상에도 불구하고 경품 증정 이벤트를 진행해주어 루디들과의 우정을 과시하였습니다. 중간에는 팬 커뮤니티의 운영자의 생일을 축하하며 팬들간의 패밀리 의식을 중요시한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어요.

공연의 레퍼런스는 1집과 2집에 들어있는 다양한 곡들로 구성 되었으며 귀에 익은 “걷고싶은 거리”나 “마이 코튼 캔디”같은 곡 외에도 여러 곡의 연주곡들과 신곡 두곡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두 곡 모두 3번째 앨범에 수록될 곡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되었는데요, 특히 팀의 막내이자 트럼펫을 담당하고 있는 김정근씨가 만든 일명 ‘정근 송’은 인상이 좋았습니다.

 

어느 시골 마을에 한 아이가 소나기가 그치고 난 뒤의 흙탕물이 거세게 흐르는 냇가에 서있습니다. 언제 비가 퍼부었냐는 듯이 하늘은 화창하고 맑게 개었고 하늘 동쪽에는 마침 무지개가 동그란 반원을 그리며 커다랗게 떠있는 것을 신기하게 올려다보고 있습니다. 아이는 커서도 가끔 이 순간을 떠올립니다. 삶의 길이 울퉁불퉁하고 팍팍할 때, 그는 그 무지개를 마음 안에 그려봅니다. 그러면 금새 눈 앞의 길은 초원이 펼쳐지고 미풍이 불며 어느새 휘파람을 불며 유쾌하게 걸어갑니다. 정근 송은 마음 안에 떠있는 비갠 후에 올려다 본 마음 안의 무지개와 같은 연주 곡입니다. 킹스턴 루디스카가 들려주는 다음 앨범이 그래서 더욱 기대됩니다.

 


 

                                                                         사진 : 조나영 /  싸이키델릭 팩토리 4 "이것이 바로 스캥킹!!"


 

게스트로 함께 한 국카스텐의 보컬 하현우는 “무슨 노래 가사가 치키-치키-같은 의성어밖에 들리지 않는다.”라고 말했지만 킹스턴 루디스카 가사가 들어있는 노래보다는 곡 자체로 이미지를 완성하는 연주곡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밴드라서 그랬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자 조금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도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음악 시장에서 연주 음악을 찾는 팬들이 소위 전업의 뮤지션들을 위해 얼마만큼 준비되어 있을까에 대한 우려 때문이기도 합니다만 킹스턴 루디스카가 갖고있는 긍정적인 에너지는 충분히 그런 부분들을 잘 이겨낼 것이라 믿어보며 팬의 한 사람으로서 열심히 응원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하였습니다.

 

이날 공연은 한편으로는 팬심(FAN+心)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 공연이였습니다. 개인의 행복은 원하는 직업을 갖고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을 이루어 사는 것 외에도 2차적인 것, 간단하게는 자주 가는 단골 식당이 장사가 안될 때 진심으로 그 식당이 잘되기를 바라며 “이 식당의 음식들이 얼마나 맛있는데.”라고 말하며 지인들을 이끌고 식당을 찾아가 그 식당의 음식을 함께 하였을 때 만족해하는 지인들의 얼굴을 바라보며 흐믓해하는 것과 같은 신념을 공유할 때의 행복감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공연이였습니다. 킹스턴 루디스카가 잘 된다면, 그렇게 될수있게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내 마음이 보태어진다면 그것은 내 삶에 행복으로 작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알게된 것입니다. 이런 마음의 정체가 바로 ‘팬심’일 것 같습니다.

 

킹스턴 루디스카의 기획 공연 4계 중 두 번째 공연인 SUMMER는 6월 14일에 다시 상상마당에서 펼쳐집니다. 이들을 보고 싶으시다면 달력에 이날을 빨간 펜으로 동그라미를 쳐놓고 그날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에 바이러스를 전파하듯이 행복을 전염시키는 킹스턴 루디스카를 만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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