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대비> 얘기해도 됩니까?

2011.12.04 19:36

환상 조회 수:4341

<인수대비> 1회를 보았습니다.

정하연 작가님께서 극본을 쓰시고 채시라가 인수대비 역을 맡았다는 것만 알고 출발했습니다.

<왕과 비>(시청 못함)에서도 똑같은 극본가에 똑같은 역이었던걸로 기억하는지라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신돈>을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정하연 작가님의 사극을 꼭 보고싶었어요.


나레이션이 있습니다. <용의 눈물>시절이 떠올라서 아련함이 느껴졌습니다.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올 때마다 이사람은 누구다 하고 나와줍니다. 정통사극의 향수~


인수대비로 나오는 함은정은 연기를 잘 하는 것은 아닌데 캐릭터가 워낙 야심 가득한 아이라서 캐릭터 덕을 받습니다.

마치 <신돈>에서 서지혜가 노국대장공주 역 덕분에 캐릭터 덕을 받는 것과 같았어요.


남편이 될 도원군은 백성현이 연기하는데 멋있는 사내가 되었더군요.

마누님에 비해 연기가 괭장히 안정적입니다.

함은정이 훨씬 어릴 줄 알았더니 둘이 동갑이라는 쇼크가...


인수대비의 아버지 한확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누이가 2명이나 명나라 임금의 후궁으로 갔고 그 자신이 직접 명나라 벼슬을 하사받았을 만큼 엄청난 글로벌 가문입니다.

수양대군은 앞날의 대업을 기약하면서 명나라의 인정을 받기위해서 한확과 사돈을 맺어야겠다고 마음먹습니다.


정하연 작가는 똑같은 사극이래도 이처럼 등장인물의 가문이나 뒷배경을 통해서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데 능하십니다.

같은 시대 같은 등장인물들을 다루는 <공주의 남자>가 아무래도 비교가 되더군요. 같은 사극이래두 장르는 다르지만..


수양대군의 부인이 내명부 부인들을 모아서 다과회를 여는 씬이 나오는데 1회에서 가장 좋은 씬이었어요.

여기서도 (문종의 정비가 없는 상태에서 여인들 가운데 최고 자리인) 수양대군 부인과 (단종을 키운) 세종의 후궁과  (정희왕후의 아랫동서이자 인수대비의 언니이자 글로벌 실세 한확의 딸인) 계안군 부인이 각자의 위치에 따라서 정치적으로 대립하거나 굽실거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임요환 선수의 그분께서 계안군 부인이자 인수대비의 언니로 나옵니다.


회상씬으로 할아버지 세종과 할아버지 양녕대군이 마주 앉아서 이야기하는 씬도 좋았습니다.

장자승계하지 말고 수양을 보위에 올리든가 아니면 단종을 위해서 수양이며 안평이며 모조리 죽이시오 하는 양녕할아버지 그리고 그를 형님 하시는 세종할아버지가 보기에 좋았습니다.

양녕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기를 아버지의 눈빛이 잊혀지지를 않더이다 내가 미워서 그랬겠소 아우님을 옥좌에 올리고 싶으셔서 그랬지..이런 대사를 합니다.


어린 인수대비는 대궐에서 길을 잃는 바람에 도원군을 처음 만나는데 그 씬에서 대사들이 좋았습니다. 요새 워낙 대충 쓴 사극대사들에 질린 탓인지..

역시 할아버지 작가라서 그런지 대사도 그럴듯 하고 개연성도 괜찮았어요.

어느 안전이라고 감히 수양대군의 장남 앞에서 말을 걸것이며 또랑또랑 말대답을 하는 거랍니까? 그러니 도원군이 놀라서 쳐다보는 거지요. 궁인이었다면 자기 얼굴을 알았겠죠.

무례한 부녀자를 보고도 친절히 신사같은 반응을 보이는 도원군을 모습을 보며 그의 캐릭터를 추측할 수 있었습니다. 좋은 남자예요. 


수양대군 부인께서 함은정보고 날고기는 한확의 딸이랍시고 맘대로 대궐을 돌아다녀도 되냐고 혼잣말하는 척 캐무시하고 가는 장면도 좋았습니다.

보면서 아악 당신의 며느리가 될 아이랍니다요 외쳤음.

성깔 사나운 게 세령이 엄마 캐릭터보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함은정의 아버지역 배우께서 연기를 참 잘하시더군요.

막내따님께서 고집불통이시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시는 모습이 우왕~


수양대군과 김종서는 등장하자마자 세기의 라이벌이 또 등장했구낫 했어요.

안평대군은 예술가 이미지와 달리 이광기 배우께서 맡으셔서 의아함을 느꼈어요.

첫장면이 대소신료들이 모두 모여서 문종의 즉위축하?를 하고 절을 여러번 하는 장면인데 공을 무지 들였더군요.

엑스트라들이 꽉 차있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습니다.


+

제일 중요한 얘기를 까먹었네요.

괭장히 재밌었습니다. 

시간모르고 봤어요. 끝나고 나서는 어서 어서 다음 회를 내놓으란 말이얏! 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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