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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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문자가 오더군요. 무서워서 동생 집에 가서 잤다며, 12시 까지 출근을 하겠다고요.

(내심 '어디 보자~'하며) 기다리는데 12시 30분이 돼도 안 옵니다.

'어디쯤이니~' 문자를 보내자 차가 막혀서 아직 경기도 랍니다. 결국 그녀는 1시 50분에 도착합니다.

 

보니, 왼쪽 발과 약지 손가락에 반깁스를 했습니다. 사고 충격으로 허리도 아프고 몸에 근육통이 있다고 합니다.

(저를 비롯한 몇몇 사람은 '사고'의 진위에 의심을 가졌던 게 미안해졌습니다.)

죄송하다고 하고는 업무를 시작하더군요.

 

급한 연락이 왔는데 내가 응대를 못한 업무가 있어(고객 센터 응대 인데, 진행 단계를 몰라 제대로 응대를 못했습니다)

그 것 부터 처리하라 하니, "그거 급한거 아닌데. 4건 밖에 안돼요." 합니다.

훅! 올라 오는 거 살짝 누르고  "급하니까  급하다고 하겠지. 그 것부터 진행해!" 라고 한마디 했습니다.

 

회의가 있어 5시 쯤 자리에 돌아오니, 메신저로 '일주일만 재택근무를 하면 안돼나요?'라고 묻더군요.

허리가 많이 아파 앉아 있기가 힘들답니다. 뭐...... 뭐 그럴수도 있죠!! (뭐 그럴겁니다. 그렇다고 칩니다.)

근데 그게 메신저로, 이런 식으로 던질 말인가 싶어 또 훅! 올라 오는 걸 한 번 더 눌렀습니다.

'팀장님이 자리에 안 계시니 오시면 상의하자. 곧 오실거다' 라고 얘기하고 팀장님을 기다렸습니다.

20분 쯤 후에 또 메신저로 묻네요. '오늘 일찍 가보면 안될까요? 동생이 근처에서 기다려요' 라고.........

 

훅~!!!! 터졌습니다.

회의실로 따라오라 하고 둘이 마주 앉았습니다.

 

자꾸 메신저로 이러면 안되냐, 저러면 안되냐 묻는데, 회사에서는 결정을 그렇게 아무나, 내키는대로 할 수 있는게 아니다.

팀장님께 보고하고, 상의해야 한다. 나도 결정 권한은 없다. 했더니

"아... 몰랐어요. 죄송합니다." 랍니다. 허허허허;;;; (너 여기서 일한 지 1년 다 되지 않았니? --;;;;)

 

재택근무를 하지 말라는게 아니라, 어떤 식으로 할 건지라도 얘기를 해야 하는게 맞다. 메신저로 한마디 하면 그러라고 바로 ok할 줄 알았냐.

안 좋은 사고가 생긴 건 안타깝지만, 이틀 간 연락이 안된건 이해가 안된다. 하니 정신이 없었답니다.

니 자리 번호도 모르냐, 물론 정신은 없었겠지만 이틀 다 돼도록 전화 한 번 할 생각을 못한건, 니가 사회생활 마인드가 안돼 있다는거다.

이 회사라서가 아니다. 햄버거 가게에서 알바하다 이틀 빠져도 다른 사람들은 찾고, 연락하고, 빵꾸 메꾸느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할거다.

그런 생각을 못했냐.

 "제 생각이 짧았어요. 죄송합니다." 그럽니다.

 

생색 같이 들릴지 몰라도, 모 대리는 팔 깁스하고 한 손으로 일 했고,

내 사수 한 분은 오른 팔 다쳐서 세 달 동안 왼손으로 일하다 왼손 타자의 달인이 되셨다.(--;;;;)

나도 오토바이 날치기 당하고 나뒹굴어도 다음날 출근은 했다. 지난 여름엔 발에 깁스하고 출퇴근 했다. 그렇게들 산다. (뭐 이런 케이스가 바람직하다는 말은 아닙니다.)

 

뭐뭐 블라블라~ 한참 얘기를 하는데 울더군요. 

근데 제가 참... 울면 당황하고 약해지는 사람들이 있는데. 전 안그래요. --;;; (움... 이래서 무섭다고 하는거니?)

 

그럼 어쩔거냐. 재택을 하면, 전화 응대는 어찌 할 거며 메일은 어찌 할 거냐. 등등을 물어 절충안을 찾고,

일단 다음주 까지는 재택근무를 시키키로 했습니다.

 

사고 유무와는 별개로, 지난 3일 간 그 친구가 보여준 태도는 꽤 실망스럽네요.

어느 분 말씀 처럼, 제가 그동안 너무 인정 많게 대해온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윗 분들은 나이도 좀 지긋한 중년남들 이신지라, 여자애가 아프다는데~ 하면서 그러라 하시네요.

(ok하실 줄은 알았습니다. 그 친구가 재택근무를 요청하는 태도가 절차도 예의도 없는 지라 야단을 친거지요...)

 

제가 사람들과 일하는 방식이나 태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길었던 3일의 여정... 끝~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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