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는 없습니다.)


1.

결혼하고 나선 만화방을 한 번도 가지 않았습니다.

사는 집 근처에 100평짜리 거대 만화방이 있어서 예전엔 내용은 궁금하나 사고 싶지는 않은 만화책들을 보기 위해 종종 가곤 했었는데...

뭐 암튼 대략 5년 내지 6년만에 다시 들렀더니 괜히 혼자 반갑고 좋더군요. 만화책 배치들도 거의 예전 그대로였고. 셀프 추억팔이라고나 할까요.


근데 참 인상적이었던 게.

평일 낮이긴 해도 대학생이나 고등학생들은 모두 방학한 시기이고 또 그 만화방이 위치한 곳이 그래도 이 지역 젊은 사람들 많이 놀러 가는 곳인데.

사람이 없더라구요. =ㅅ=;;

그리고 그나마 있는 사람들 중에는... 젊은 사람이 드물었구요. 이제 제가 '중년'이라 불려도 아무 할 말이 없을 나이인데 저보다 어린 사람이 거의 안 보였;

그리고 그나마 있는 사람들 중에 또 여성 손님이 거의 없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예 없었는데 나중에 한 분 들어오셔서. ㅋㅋ


가만 생각해보면 이제 잡지 연재, 출판 만화를 보는 사람이 많지 않기도 하고.

또 그 중에서도 일본 만화(어차피 만화방에 깔린 책들 중 90% 이상은 일본 만화니까요ㅋ)를 챙겨 보는 사람도 얼마 없겠구나... 싶더라구요.

젊은 세대들은 거의가 웹툰으로 옮겨가 버렸으니 한국 만화든 일본 만화든 출판 만화들은 잘 안 보겠죠.


아마 몇 년 안에 만화방이란 것도 추억팔이 아이템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씁쓸해졌습니다.



2.

원래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간 만화방이었던지라 뭘 봐야할지 고민하다가, 아다치 신작이 또 있다던데 그거나 볼까... 하고 찾던 와중에 '간츠'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이게 완결되었댔지? 라는 생각이 들어 몇 권까지 봤나 확인해봤더니 대략 제게 주어진 시간 내에 다 볼 수 있을만한 분량이 남았길래 끝을 봤죠.

소감은...


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뭐야 이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게 이 만화의 매력이란 처음부터 수습할 생각은 포기하고 그냥 마구 달리는 스토리가 주는 막장스런 쾌감이었습니다만.

그걸 어떻게든 수습해 보겠다고 뻔한 설정, 황당한 설정, 도무지 앞뒤가 안 맞는 설정, 그냥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괴상한 설정 등등을 마구 갖다 이어 붙이며 달리다가 정말 말 그대로 우악스럽게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버리는데. 작정하고 막 나가는 이야기의 쾌감... 같은 표현을 갖다 붙여 주기엔 너무 허술하고. 그냥 작가가 되게 생각 없이 막 그린 게 분명해 보이긴 하는데 또 어떤 면에서는 '제 딴에는' 정말 진지하게 그렸구나 싶은 느낌이 들어서 그냥 막 욕하기도 미안하고. 뭐 그런 느낌? (뭐가 이리 복잡해 -_-;;;;)

암튼 뭐 초반의 소소한 미스테리 괴담 같은 분위기와 농담 같은 크리쳐 디자인들은 꽤 매력이 있었는데. 갑작스레 코스믹 호러-ㅅ-화 되어 스케일과 배경을 안드로메다로 날려 버린 후반부는 정말 별로였습니다. 흠.


근데 뭐 애초에 대단한 퀄리티로 뜬 만화도 아니었고. 그렇게 훌륭한 마무리를 기대하진 않았기에 소감은 별로였어도 실망은 안 했네요. ㅋ

다만 쓸 데 없는 똥폼을 위해 가차 없이 희생되어 버린 몇몇 캐릭터들 때문에 짜증은 좀 났습니다. =ㅅ=;;



그러고보니 이런 괴상한 물건이 있었죠. ㅋㅋㅋㅋ

갑자기 보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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