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리부트된 사탄의 인형은 다소 심심하긴 하지만 나름대로 재밌었어요. 악을 행하는 것과 자신의 정의를 집행하는 건 매우 비슷해질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영화더군요. 처키 캐릭터도 단순한 미친놈이 아니라 나름대로의 페이소스가 있는 녀석으로 진화했고요.



 2.영화 내용 자체는 그냥저냥인데 몇가지 소소한 의문이 들어요. 일단 처키는 불멸이 된 거 아닌가요? 클라우드에 한번 접속했으니 자신의 복제본을 여기저기에 뿌려 놨을거고 그게 전세계의 버디들에게 다운로드되면 그야말로 세계정복도 가능한 거잖아요. 속편이 나온다면 이미 처키 아포칼립스 상황이 벌어져 있을 것 같은데?



 3.그리고 리부트 로보캅을 봤을 때랑 비슷한 의문인데, 리부트 버전 로보캅이 대단한 건 로보캅이어서가 아니라 도시 전체를 조망하는 시스템이잖아요. 뭔가 주객이 전도된 느낌으로요. 


 이번 처키도 마찬가지로, 처키가 인기있는 건 인형 자체의 인기가 아니라 종합 사물인터넷 디바이스로서의 인기예요. 하긴 이건 처키 인형이 인기있는 것보다는 설득력있긴 해요. 누가 저런 못생긴 인형에 열광하겠어요?


 한데 문제는 저럴 거면 인형의 형태가 아니라 그냥 스마트 기어같은 걸로 나오는 게 낫지 않나요?



 4.휴.



 5.그리고 작중에는 묘사되지 않는 점이지만 대체 저 인형의 가격은 얼마인거죠? 그냥 점포에서 팔아대는 걸 보고 쌀 줄 알았는데 영화를 보다 보면 돈이 없어서 못 사는 듯한 묘사가 계속해서 나와요. 심지어 건물 관리를 하는 사람은 고쳐서 이베이에 팔아먹을 생각도 하고요. 아이들 사이에서도 구린 인형이 아니라 졸라 쿨한 디바이스인 것처럼 나오고요.


 그런데 저렇게 비싼 인형이면 마트에서 대충 팔아대는 게 아니라 가로수길 애플샾처럼 깔쌈한 곳에서 팔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영화를 보면 100만원 정도는 당연히 아니고 그보다는 가격대가 있는 물건인 것 같은데.



 6.그리고 또 이상한 게 있어요.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가족은 왜 아직도 저기서 살고 있는거죠? 회사 측의 일방적인 잘못으로 저런 사건에 휘말린 건데 몇백억이 문제가 아니잖아요. 보아하니 대기업 같은데 최소로 잡아도 변호사들에게 다 나눠주고도 천억원쯤은 땡길 텐데요.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리얼리티가 매우 모자라요. 마지막 장면은 LA의 대저택에서 발톱 관리를 받으며 샹그리아를 마시는 주인공 엄마가 나왔어야죠.



 7.눈이 시뻘개지는 처키의 묘사도 그렇고 이 영화는 묘하게 터미네이터가 떠올라요. 다음편이 나오면 정말로 처키 아포칼립스가 펼쳐져 있을지도요. 친구들을 희생시켜가며 본부로 쳐들어가는 주인공. 마지막 장면에서 스카이넷화된 처키의 본부로 쳐들어간 주인공이 울면서 '유어 마이 베스트 프렌드'노래를 부르고 울면서 자폭하는 모습을 보고 싶네요. 


 아니면 이런 장면도 좋겠네요. 어느날 미래에서 보낸 두개의 버디 인형이 찾아오고 경악하는 주인공 엄마에게 손을 내밀며 '살고 싶으면 따라오시오.'라고 말하는 장면이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483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38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1753
50 [바낭] 누가 문재인 대통령이 고구마랬어요 [6] 데메킨 2017.05.19 3094
49 해피 할로윈! 할로윈 호박들 모음집 [8] Q 2015.11.01 1471
48 [고양이 사진] 살쾡이계의 코메디안 마눌살쾡이 [5] Q 2015.06.12 2091
47 매드맥스를 보니 현대 CG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네요 [8] 쥬디 2015.05.17 3175
46 우디네 극동영화제, 마침내 [다크나이트] 와 맞먹는 마블판 수퍼히어로 영상물이 나왔는가 [2] Q 2015.05.07 1495
45 구 듀나게시판의 리뷰 [7] Q 2015.02.22 2594
44 Maine Coon 일명 어메리칸 롱헤어 (고양이 사진 무더기) [6] Q 2015.01.20 1572
43 성에와 얼어붙은 꽃 사진들 [4] Q 2014.12.30 1281
42 [잡담글] 미국에 귀국, 제주도의 아름다움, 대한항공 비행기안에서 본 영화들 기타 [3] Q 2014.09.12 2090
41 최근에 있었던 좋은일, '제자' 와 '학생' 의 차이, 괭이 사진 [5] Q 2014.06.15 2771
40 본문은 지웠습니다 [29] august 2014.04.24 4529
39 [바낭] 들꽃영화상 후보작 상영회, 트위터에 대한 잡상, 거대 고양이 [6] Q 2014.03.22 2157
38 R. I. P. Maximilian Schell [5] Q 2014.02.02 1659
37 신장개점 (....) 축하드립니다 아울러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4] Q 2014.01.24 950
36 할로윈 호박 사진모음 (연례행사) [4] Q 2013.10.31 3844
35 (듀나인 + 바낭) 네이버 블로그에서 댓글 기능, 제가 생각하는 듀게의 이상형 (현실 가능성은 제로겠지만 ^ ^) [14] Q 2013.02.02 2676
34 듀게의 여러분께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기타 잡담 (설국열차, 청나라때 시의 한 구절, 서빙의 가짜 한자) [8] Q 2013.01.04 2619
33 진정한 진보를 바라는 듀게의 분들께 드리는 짧은 글 [19] Q 2012.12.24 3921
32 애플을 먹는 안드로이드, 또는 안드로이드를 먹는 애플 [5] Q 2012.11.22 3566
31 할로윈 호박들 Jack 'o Lanterns [4] Q 2012.11.01 327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