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기타는 스페인 악기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으로 유명한 프란시스코 타레가(Francisco Tarrega)라던가, 아랑페즈 협주곡으로 유명한 호아킨 로드리고(Joaquin Rodrigo)라던가, 전설(Asturias)로 유명한 이삭 알베니스(Isaac Albeniz)라든가 그밖에 클래식 기타의 레파토리에 자주 등장하는 페르난도 소르(Fernando Sor) 등, 유명한 작곡가들과 클래식 기타를 다시 콘서트홀에서 부활시킨 안드레스 세고비아(Andres Segovia) 모두 스페인 사람이지요. 물론 종종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등의 작곡가들이 아름다운 곡들을 꽤 남기기도 했고, 전설적인 바이올린 주자였던 파가니니(Niccolo Paganini)도 기타 연주를 좋아해 기타 곡을 몇 개 남기기는 했지만 그래도 클래식 기타는 스페인이라는 나라와 떨어뜨리기 어려운 악기임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스페인의 제국주의가 남미를 정복하면서 흘러들어간 여러가지 문화 중에 하나가 바로 기타였다는 사실은 종종 잊혀집니다. 특시 19세기 이후에 쓰여진 많은 클래식 기타 곡 중에 최근에 사랑 받는 많은 곡들은 남미의 작곡가들의 곡입니다. 브라질의 국민 작곡가 에이토르 빌라-로보스(Heitor Villa-Lobos) 같은 비중있는 고전음악 작곡가 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에 발을 걸치고 있던 작곡가들이 남미 특유의 리듬이 포함된 곡들을 많이 남겼습니다. 그 중 몇가지를 소개하려구요.


우선 첫번째로는 가볍게 들을 수 있는 곡입니다. 콜롬비아 작곡가인 헨틸 몬타냐(Gentil Montana)의 Porro라는 곡입니다. 연주는 샤론 이스빈(Sharon Isbin)과 베르타 로하스(Berta Rojas)입니다. 샤론 이스빈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기타리스트로 남미의 기타곡들의 레코딩으로 유명합니다. 베르타 로하스는 파라과이 출신의 기타리스트로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원래 샤론 이스빈이 퍼커션과 함께 연주하는 버전이 더 좋은데, 유투브에서는 찾지 못해 이 버전을 올립니다.


특히 남미의 기타 음악을 말 할 때 빼놓지 않아야 할 사람은 파라과이의 작곡자이자 기타리스트인 아구스틴 바리오스 망고레(Agustin Barrios Mangore, 혹은 Agustin Pio Barrios)입니다. 파라과이의 전통의상을 입고 연주를 하는 걸로 유명했던 망고레는 (그의 남아 있는 사진들 중에는 짙은 메이크업에 한국의 무당 비슷한 옷을 입은 사진들이 있습니다) 가장 최초로 기타연주를 레코딩 한 사람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논란의 여지는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사람의 가장 유명한 곡이며 연주의 난이도도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진(특히 3악장) 곡으로 바하로부터 영감을 받아 썼다는 대성당(La Catedral)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크로아티아의 미녀 연주자 아나 비도비치(Ana Vidovic)의 연주로 들어봅시다.




아르헨티나의 의사이면서 기타 작곡가이자 연주자이기도 한 호르헤 카르도소(Jorge Cardoso)의 밀롱가(Milonga)는 시적이고 아름답습니다. 작곡가 본인이 직접 연주하는 영상입니다.




세고비아를 비롯한 스페인 연주자들도 남미 작곡가들의 곡들을 콘서트에서 자주 연주했습니다. 우리에게는 사랑의 로망스의 연주자로 더욱 잘 알려져 있는 스페인의 십현기타 연주자 나르시소 예페스(Narciso Yepes)의 연주로 브라질의 국민작곡가 에이토르 빌라로보스의 연습곡 1번을 들어봅니다.



그러나 역시 브라질 연주자의 연주로 듣는 빌라로보스의 쇼로(Choro)가 훨씬 느낌이 있겠지요. 브라질 연주자 투리비오 산토스(Turibio Santos)의 연주입니다.



그러나 아마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브라질의 연주자/작곡자는 카를로스 바르보사 리마(Antonio Carlos Barbosa-Lima)일 것입니다. 그는 많은 브라질곡들을 브라질 풍으로 편곡해서 기타로 연주했지요. 영화 <브라질>에는 브라질은 전혀 등장하지 않지만 이 음악 Aquarela do Brasil은 영화 내내 등장하는데, 이 음악을 클래식 기타로 편곡해서 연주합니다. 리듬을 살리는 연주와 다양한 테크닉이 포함된 편곡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가 대중화시킨 곡으로 가장 유명한 곡은 아마 이 곡Tico Tico입니다. 기타 독주나 중주로 편곡된 여러 버전이 있습니다. 여기선 카를로스 바르보사리마와 베르타 로하스의 이중주 연주로 들어봅니다.

 


이런 버전도 있습니다. 여기 한 번 올렸던 것도 같네요.



베네주엘라에도 유명한 기타 음악 작곡자가 있습니다. 베네주엘라의 안토니오 라우로(Antonio Lauro)는 특히 여인네들의 이름이 붙은 - Natalia, Tatiana, Adreina 같은 - 베네주엘라 왈츠 연작으로 유명한데요. 영화 <디어헌터>의 카바티나 연주로 유명하고 가끔 영화음악 작곡자 존 윌리엄스와 헷갈리는 호주의 기타리스트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가 연주하는 베네주엘라 왈츠 3번 나탈리아입니다.



마지막으로 프랑스 작곡자이자 연주자인 롤랑 디용(Roland Dyens)의 탱고 음악. Tango en skai를 이병우의 연주로 듣습니다. 유투브에는 롤랑디용이 직접 연주하는 영상도 있긴하지만, 이병우 연주가 훨씬 낫네요. 최근의 기타 작곡가들은 롤랑 디용처럼 남미 출신이 아니더라도 이런 식의 남미풍으로 만드는 경향도 많이 있습니다. 



아 진짜 마지막이에요. 이 곡을 빼먹을 뻔했네요. 브라질의 전설적인 기타리스트인 바덴 포웰(Baden Powell)의 데베 세르 아모르(Deve Ser Amor)입니다. 클래식 기타의 한계를 넘어서려고 노력하는 호주 출신의 슬라바 그리고리안(Slavia Grigoryan)의 연주입니다. 녹음 상태가 좀 안좋긴 하지만, 흥겨운 리듬의 곡으로 마무리를 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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