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록이 아니라 메모한 걸 풀어 쓴 겁니다.

 

이벤트 :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book.aspx?pn=20130605_inmunstudy8&start=pbanner

 

이원재씨의 프로필 : http://people.search.naver.com/search.naver?sm=tab_txc&where=people_profile&ie=utf8&query=%EC%9D%B4%EC%9B%90%EC%9E%AC&os=804304

 

이원재: 지금 한국 상황은 굉장히 이상하다. 외국에 나가면 더 알게 된다. (한국의 이상한 경제적
환경을 이야기함) 지금 청년들이 처한 상황은 굉장히 예측 가능한 환경이다. 옛날에 삼성은
취업 시장에서 기피 대상이었다. (잘 나가는 직장이 아니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메이저
기업들이 취업 시장을 지배하고 있고 많은 것들이 예측 가능해졌지만 그럼애도 불안해하는 사람
들이 많다.


한윤형: 기업의 수명은 약 30년 정도인데 지금 상황은 굉장히 (적은 수의 대기업 주도) 확고해서 이
회사들은 이대로 계속 잘 나갈 것처럼 보인다.
안철수를 향한 열망은 어떻게 보시는지?


이원재: 잘 모르지만 어떤 새로운 생각을 정치에 구현하는 건 어렵구나 하고 느낀다. 0~51%까지의
지지율에서 최소한 51% 아니면 없는 거다. 적어도 51%를 위해서는 갈팡질팡하는 사람들을 잡아야
하는데 그게 젊은 층은 아니다. 그 코드는 증오의 코드다. (과거에 한 행동에 대한 도덕적 판단,
가령 NLL 문제 같은...)


한윤형: 양대 정파의 지지자들의 심리가 양극화되어 있다. 일부 정치인들은 거기에 부합하겠지만
전반적으로 그런 이분법에서 작동한다. 안철수는 쉽게 넘어갈 수 있지 않았나? 이렇게 하여 계파
문제를 넘어갈 수 있나? 이에 대한 평가를 하고 넘어가야 하지 않겠나.


이원재: 안철수 선거캠프에서 일 하면서 유권자들에게서 충격을 받았었다. 정치를 일종의 축구
응원처럼 본다. 누가 이기건 자기에게 영향이 없는데도 목숨을 건다. (이렇게 하니까 이야기가
이상한데 직접 본 제가 느끼는 바는 유권자 당사자에게 이익이 없는 부분에도 목숨을 건다는
이야기를 한 것 같습니다) 대부분이 자기 삶과는 상관없이 응원한다. 자기가 심리적으로 속한
집단이나 과거지사에 얽매인다. 정책을 신경쓰지 않는다.


우리 정책팀(안철수 선거캠프)은 지역 개발을 배제하고 보편적 복지에 집중했는데 지역 사람들은
계속 요구를 한다. 이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윤형: 승패가 있는 스포츠에서 "너 때문에 진다"고.. 지역 이슈처럼 자기 이익만 보기 때문에
큰 부분을 보지 못해 뭐라고 하는 면도 있지 않겠나.


이원재: 먹고사니즘이 대한민국을 지배한다. 사회주의나 신자유주의가 아니다. 예전에 비해 1인당
국민소득도 10배 가까이 뛰었고 이제는 먹고사니즘을 넘어설 때도 되었다. 이렇게까지 경제가
발달했는데 왜 이렇게 메어 사나 싶다. 이게 합리적인 걱정이 아니다. (합리적으로 보면 이런
문제가 생길 수가 없다) 대한민국의 큰 문제다.


한윤형씨의 책 '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내려가는 사회"라는 구절이 인상적이었다. 좀
다른 가치가 충족되는 면들도 있는데 이런 부분을 깨닫고 좀 더 행복해져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
된다.


한윤형: 이게 실제로 예전에 비해 먹고 살기 힘들어져 생기는 문제인 건 아닐까?


이원재: 어떻게 생각하시나?


한윤형: IMF 이전은 확실히 널럴했던 것 같다.


이원재: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스웨덴의 GDP가 높은데 거기 교수 연봉이 1인당 5만 달러
이다. 국민소득보다 약간 높은 정도다. 사회간접서비스를 하는 사람 연봉은 3만 달러다. 우리나라
의 경우 이보다 훨 많은데도 불행하다고 한다. 이게 뭔가 다른 문제가 있고 이를 밝혀야 하는데
이런 얘기 꺼내기 힘든 이유가 방금 한윤형씨가 질문을 던진 것처럼 그런 반응 때문이다. (실제로
힘들어져서 그런 것 아닌가)


한윤형: 한국은 연봉 1억이 징징거릴 수 있다. 1억에 애가 둘이면 남는 게 없다고들 한다. 다들
노후 대비가 안 된다고 느낀다.


이원재: 연봉 2억도 힘들어한다. 리처드 레이어드(Richard Layard 런던 정경대
교수) 말이 생각나더라.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불 이상이면 소득에 따른 행복도가 상관이 없어진
다고 한다. 이제 다른 가치를 이야기하며 뒤에 처진 사람들을 지원해줘야 하지 않을까.


한윤형: 국가대표 이야기가 그 책(이상한 나라의 경제학)에 있다. 삼성 욕하면 김연아 욕하는
것처럼 받아들인다. 이런 부분이 세로운 경제 모델을 언급하지 못하게 하는 건 아닐까.


이원재: 삼성 하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연구하는데 삼성에 대한 한국인의 마음이 재밌
더라. 제일 싫어하고 제일 사랑한다. 이게 역동성을 줄 수도 있고 파괴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선진국에 비해 뭘 모여서 할 가능성은 높은데 이게 자기 삶에 상관없을 때 문제가 된다. 사람이
삼성에 대고 시위를 하면 화를 내는데 이게 삼성이 자기를 대표한다는 허상 때문이다.


한윤형: 일본에서도 시위하면 북한 가라고 하더라;


이원재: 일본인들이 외려 북한에 대한 판타지가 강한 듯 하다. 우리처럼 접촉이 있는 게 아니니까.

옛날엔 (미디어스 취직 전의)한윤형씨처럼 사는 게 꿈이었다. (한윤형: MBA도 하신 분이;;^^)


한윤형: 영역을 벗어나서 사는 게 멀리서 보면 재미있어 보일 수 있겠지만 사실 힘들다.
신광영(중앙대학교 사회학)교수님은 세대론에 반대하는데 이에 동의한다. (세대간 불평등 보다는
총체적인) 불평등 자체가 증대되는 중이다.


이원재: 일단 그걸 다 인정하고... 취직하면 다 안정되고 불안감도 가실까? 하는 질문이 있다. 답을
내기 힘들다. "다 뒤집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조금은 가능하다. 스탠다드는 뒤집을 수 있다.
개인이 자기 취직처에 상관없이 정체성을 가지게 할 수 있을까. 어디에 취직했니 그런 데 상관
없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좋지 않을까.


한윤형: 프리랜서일 때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런 걸 잘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게 어렵다. 삼성은
입사한 사람을 처음 몇 년 동안 빨아먹고 버리는 쪽으로 가고 있고 입사하는 이들도 다들 그걸
알고 입사한다. 노동시간은 줄이고 소득도 줄이고 내 시간은 늘고... 이게 좋긴 한데 여건 상
힘들다. 생존이 힘들어진다. 유영하는 삶을 가능하게 하려면 인식을 바꾸는 것만으론 힘들다.
자영업자들은 (생존 경쟁의 1선에서) 밀려 나온 이들이며 위험을 기피하는 성향이 취직자들보다
높다.


이원재: 골목 상권을 지키면 다들 잘 살 수 있는가? 자영업은 업주와 무급 가정 노동자들이다.
한 달에 잘 하면 2백에서 2백5십.. 그것도 괜찮은 프랜차이즈를 할 때 얘기다. 이러는 것 보다는
다른 쪽을 하는 게 더 행복할 것이다. 자영업보다는 사회에 도움 되는 일을.. [비영리 / 사회적 /
협동조합 / 도시농업] 이런 게 되면 좋지 않을까 싶은데 비용에 걸려 안 된다. 이 비용을 낮추는
쪽으로 사회적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한윤형: 기업에게 물어보면 법인세 때문에 힘들다고 하지 부동산 얘기는 안 한다. 제3섹터가 필요
할 수 있겠지만 지금 한국에서 거기에 참여하는 사람들 머릿수 늘려서 잘 되겠나? 모르겠다.


이원재: 재래시장이나 SSM.. 이렇게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있으면 그게 필요한데 커뮤니티 안에
유통이 있으면 인격적인 관계를 갖게 된다. 복합적인 기능이다. 지금 이게 복원되면 아파트 단지
내의 공동보육 등 커뮤니티적인 활동이 가능할 듯 하다.


한윤형: 부동산이 불안정해서 사람들이 이사를 한다. 한국인은 소꿉친구가 없다. 서울에서 그걸
복원시킨다는 게 의미는 있겠지만 어려울 것이다.


이원재: 한쪽에서 생산은 지극히 일부 제조업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대기업들이 지배하는 구조를
사회 전체가 지탱한다. 불공정이 아니라 불평등이 문제다. 1~2백 년 전부터 기술이 발전하여
레저를 즐길 여유가 늘었다. (이 부분 확실친 않음) 경제가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 하는 비영리적
인 활동을 해야 한다.


한윤형: 불공정의 문제도 있을 듯 하다. 우리가 포털로 검색을 하는 걸로 기업이 피드백을 받는다.
옛날에 예상한 유토피아가 지금 보니 디스토피아다. 소수 사람들이 생산을 하여 다수가 행복하다
는 것이 옛날에 했던 미래에 대한 전망이었는데 지금 분배 문제 때문에 전혀 옛날의 예상대로
되지 않고 있다. 우리만 제3섹터를 구축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이원재: 정부가 그걸 하기 어렵다. 아까 했던 이야긴데.. 누가 막 정치인에게 전화라도 걸어야 한다.
인터넷애 댓글 다는 게 정치인에게 피드백이 된다.


지금은 정치인들에게 사람들이 지역 개발을 요구하고 세금을 자기들에게 투자해달라고 한다.
그보다 자기 일을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달라는 요구를 정치인에게 해야 한다.

 

==============질문 시간==============

 

Q: 교육제도가 만악의 근원이다. 소득격차를 줄여야 한다. 지금은 고학력자가 많아 역피라밋인데
양 끝이 떨어져 나가야 한다. 난 수학이 싫었다. 대학 안 가도 my way로 먹고 사는 데 걱정 없었다.
암튼 대학을 표적으로 잡아 개혁해야 한다고 본다.

 

이원재: 반값등록금 정책을 내세우기 싫었다. 그 예산으로 20세 사람에게 다 나눠주자고 했다.


한윤형: 등록금을 반값으로 하면 빈곤층이 다시 대학에 들어가 삥을 뜯길 수 있다. 지금 와서
맹목적으로 학생 수를 줄이자는 건 별로고 어떻게든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이원재: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시스템처럼 되어 있다. 고학력자를 늘리자는 건데 대처 이전에 블루
칼라가 중산층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한국은 북유럽 (모델)이 좋지 않을까. 다만 북유럽은
고등학교 마치고 바로 대학 가지 않는다. 그렇게 (루틴이) 획일화되어 있지 않다.


한윤형: 수출입 비중이 크면 세계 시황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 해고 이후를 보장해주지
않는 게 문제가 된다.

 

Q: 벽화 같은 작업을 했는데 도중에 기업에게 삥을 뜯겼다. 20대 때 다른 길을 찾아나서다가
나중에 어떻게 되는지는 아시나 모르겠다. 먹고사니즘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있어 기본소득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이원재: 내 이야기를 듣고 많이 화가 나실 것 같다. 먼저 그게 되는(다른 길을 추구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지금은 조금은 변화가 있는 것 같다. 관이나 기업에 뜯기는 문제에 관해 얘기
하자면.. 우리나라는 사회(정부 / 민간 / 사회-비영리로 볼 때-)가 없다. 제3섹터가 없다. 유일하게
정치 영역에서만 87년 이후 진보적 시민단체(엘리트) 뿐이다. 이후엔 없다.


기본소득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이게 좌파와 우파 양쪽에서 지지를 받기 때문에 재미있는 아이디어
인데 문제도 있다. 진보주의자, 시장주의자 모두 지지한다. 시장주의자 입장에선 내수가 죽는 걸
염려하여 지지한다. 복지는 서비스와 돈 두 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는데 아직 어느 쪽이 옳다고
결론 내리지는 못한다.


한윤형: 기본소득은 한국의 서비스(복지)문제를 우회하는 위험성도 있다.
이원재: 복지자원의 전달 체계를 어떻게 하는가 하는 문제가 중요하다.

 

-끝-

 

이하는 제(nishi) 후기입니다.

 

이원재씨가 제시한 논점들과 주장은 사회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가치 등에 대한 이야기로는
경청할만 했고 영감도 주는 이야기였지만 방법론적인 문제가 굉장히 큰데 이에 대한 대안은 딱히
없어서 좀 공허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역적인 커뮤니티가 획일적인 사회에 대한 한
대안이 될 수 있으며 여러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이런 커뮤니티를 비유하
자면 전통적인 농촌 대가족이 될 수도 있겠다 싶은데요. 이게 갈수록 개인화되어가는 현대인(...)
이 추구하는 바와 상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합리적인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
거나 로컬의 인적 연결망이 개인의 자유를 제약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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