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록이 아니기에 구멍이 숭숭뚫린 글입니다. 주로 제 메모에 의존했습니다.

 

 

한윤형: 이번 회차는 90년대 학번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90년대 학번들이 저평가되고
있다. 콘유 감상평을 먼저 이야기하고 들어가겠다. 저자도 이런 뜨거운 반응을 예상하지 못
했지 않았을까 싶다. 나도 7세부터 아파트에 살다가 지금은 월세방을 전전하고 있다.

 

박해천: '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 책에서 일부 재미있는 부분들이 있었다. 난 전라도 출신이고
와이프가 부산 출신이다. 부산 친구들도 있었는데 대구 사람들(친구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 한 편 이 책에선 83년생이 락스타처럼 얼마 안 된 生을 반추하는 느낌이
있다. 이러는 건 좀 위험한 수가 아니었나.. 이 책의 2부 때문에 여성팬들이 생긴 게 아닌가
싶다. (좌중 웃음)

 

한윤형: 1부는 내 블로그에서 가져온 글이 많다. 응답하라 1997은 자기 전성기가 지난 이들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콘유 보면서 내 인생도 반추가 되더라. 콘유는 집 안의 TV의 위치에
대한 내역이 있다. 부동산 문제는 정치적인 문제다. 정치적인 맥락도 여쭤볼 수 있지 않을까.

 

박해천: 20세기 동안 석유 에너지를 가지고 잘 살았었다. 난 71년 생인데 90년대 중반 ~ 2000년대
초까지를 20대로서 살았고 행운이었다. 60년대 고도성장의 마지막이 IMF였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는 억지로 버티고 있다.


 

한윤형: 신생아정책이 90년대 초에 정점이었다. 지금은 청년세대 자체가 수가 적다. 나는 386과

그 이후 세대와 정치활동을 하는데 나 이후엔 사람이 없다. 내 또래는 10년 동안 막내였다. 선배를
치받는 것에 익숙하다. 반면 연하자는 어떻게 대해얄지 잘 모른다.
아파트 키드는 어느 세대에 함의가 있을까?


 

박해천: 열쇠소년이란 말이 있었다. 목에 자기 집(아파트) 열쇠를 메고 아파트 단지에서 놀다가 (...)
아파트 키드는 그런 데서 시작한다. (.....) 미국식 교육을 받은 부모가 자식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한다. 인구를 보면 70, 71년 생이 가장 많다. (이들이 어릴 적에) 일본잡지를 배낀 어린이 잡지가
많았다. 그리고 전두환이 과외를 금지시켰다. 이 세대가 그래서 사교육으로부터 자유롭다. 이들의
부모가 과외에 돈을 안 써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따라서 40년대 생들의 자산 축적이 가능
했다. (상대적으로) 이들의 자손이 대중문화를 빨아들였다. 이 강남이라는 공간이 일본과 미국의
문화를 빨아들이는 플랫폼이었다. 삼성 다니는 아버지가 해외출장을 가서 그곳의 물건을 사 오면
이런 게 누적되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었다. 90년대는 X세대였다. 목동과 과천이 강남 1세대를
모방하고 이렇게 확산되었다. 문화의 확산은 wannabe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한윤형: 내 세대는 앞과 뒤에 낀 세대다. 한국에서 계급재생산이란 부동산과 교육이다. 전문대를
합한 대학진학률이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다이렉트) 80년에 27%, 90년에 33%였다. 반면,
2000년에 66%가 되었다.


 

박해천: 노태우 때 주택20만호로 효과를 보았다. 김종인씨 (노태우 정부 당시 경제수석비서관)가
서울 집값을 잡았다. 신도시에 30만 호를 유치했다. 87, 88년에 주택난이 심각했다. 군부세력
이 신도시 정책을 90년대 내내 유지했다. 94년까지 인건비가 상승했다.


 

한윤형: 90년대에 대학생이 늘고 아파트가 늘었다. 현대와 삼성이 임금을 올리면 다른 회사들도
올리던 시절이었다. X세대는 386세대보다 먼저 이름을 얻었다. IMF를 겪지 않았으면 사회적,
문화적으로 다른 방향으로 갈 수도 있지 않았을까?


 

박해천: 90년대는 비정상적이었다. 난 사교육으로부터 자유로웠다. 얽매이지 않으니 세상이 만만해
보였다. 76년생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대학교 가서 선배들처럼 놀면서 지내야지 하다가 IMF를
맞았다. 사회 진입 장벽이 언젠가는 올라가는 때가 온다. 그 총합이 IMF였다. 나는 (운이 좋아
위험을 피해가고 행운을 잡는 사람들을) 노아의 방주에 탄다고 이야기한다.


 

노아의 방주에 타지 못한 사람들이 한국의 문제다. 부모의 자산 없이는 이제 아무도 방주에 타지
못한다. (88만원 세대라는 것도?) 판타지로서의 청춘 세대(개념)를 끌어오는 게 아닌가?
왜 조선일보가 광주세대라고 일컬어지던 세대를 386세대라고 부르기 시작했을까? 이게 98년
이후다.


 

386이 IMF의 수혜를 가장 많이 받았다. IMF 당시 50대가 (과/부장급) 가장 많이 잘려 나갔다.
이게 조선일보의 영리한 면모 아닌가.

 

한윤형: 요약하자면 더 이상 방주는 안 온다는? (ㅎㅎ) 80년대 초반의 운동권이란 지하조직이었다.
반면 10년 후, 90년대 초반은 대중시위의 시대가 된다.


 

박해천: (항상 서울과) 지방과는 시차가 있다. KTX나 고속버스 타고 지방 내려가면서 창 밖을 바라보면
타임머신을 타는 것 같지 않나? 경기도도 그렇다. 시간차가 있다. 지방 광역도시와 서울의 시간
차(문화)가 5년 정도 된다. 지금은 인터넷 때문에 더 줄었다. '청춘을 위한...'을 보면서 그 시차를
느꼈다. 본인이 속했다고 여러 호명을 받는데 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윤형: 이러면 설문조사로 설명하는데... 부르기 나름이다. '386세대'도 폭력적인 호명이다. 나는
N세대라고 불렸다 (좌중 웃음) (박해천: ADSL? / 한윤형: ㅇㅇ)

 

박해천: 40년대생들은 스스로를 419세대라고 했다. 알고보면 다 서울대 동아리... (좌중 웃음) 신세대는
호명 당하는 세대였다. 내가 핑크 플로이드를 들으면 선배가 그런 나쁜 걸 듣느냐고 그러고 또
야구를 좋아한다고 하면 3S정책에 넘어가는 거라 그러는데 알고보면 시골/농촌 출신자들의
컴플렉스일 뿐이었다. 이때 제일기획에서 'X세대'를 들고 나왔다. X세대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호명된 것이었다. 장정일과 유하가 그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을 썼다. 60년대 초반 생들이
70년대 초반 생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을 쓴 거다. 88만원 세대는 스스로를 호명할 힘이
없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동원되기 위한 명명이 아닌가 한다.


 

한윤형: 동의한다. 책에선 유하게 썼던 얘기다.
배(노아의 방주)가 떠났기 때문에 기성세대가 바라는 (할 말은 하는) 대가 센 청춘이란 건 더
이상 없다. 더 이상 청춘 담론도 없다.


 

박해천: 청춘은 없다는 거다. 난 소설을 많이 읽는데 (....) 70년대생부터는 하루키를 읽으면 되니까
청춘, 성장 소설을 안 읽어도 된다. 하루키는 자기보다 10년 어린 인물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소설을 썼다. 자아를 찾는 과정을 중2병이라 한다. (좌중 웃음) 이제 더 이상 청춘이 설 자리가
없다. 경쟁의 하중(압박감)이 갈수록 어린 연령으로 내려간다. 70년대 초반 생들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진다. 청춘의 의미를 향유하던 사람들이 취업하고 사회에 나가도 문제 없어야
청춘의 개념이 산다.


 

한윤형: 굶어도 나중에 살 수 있어야 굶었던 것도 추억이 되는데...

 

박해천: 천 번은 흔들려야 청춘이... (좌중 웃음). 이명박이 촛불시위 때 산에 올라 아침이슬을 부르는
거 그게 청춘이다. (폭소)


 

한윤형: 지방의 대학생들은 독립하여 하지 않는다. 부모가 내쫒지 않는 것에 감사한다.

 

박해천: 90년대생은 자기 앞이 끊긴 세대다. 내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대졸자 대상이다. 70년대생들이
애를 안 낳는다. 35 ~ 40세 사이에 내집마련 못 하면 중산층과는 빠이빠이였다. (빠이빠이다?
문맥 상 빠이빠이다가 맞는 것 같은데 이렇게 적어놨네요)

 

한국사회에 호소해서 얻을 수 있는 건 더 이상 없다. 지금 지방 출신으로 서울에서 원룸 사는
사람들은 거기서 탈출 못한다. 2003년에서 2004년 사이엔 가능했다. 이들은 지금 하우스푸어다.
50대 이상의 자가(주택?) 소유율이 50%에서 약간 위다. 이제 여러분(청중)은 결혼을 해도 원룸
아니면 저기 병점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고령화에 저출산이 더해졌다. 지방은 지금 초토화됐다.


 

일을 할 수 있는 사람 수가 줄어든다. 최근 국회에서 정년 연장이 통과됐는데 이게 여러분들에게
안 좋다. 여러분 부모님들에겐 좋다. 사회 전체적으로 현상 유지를 생각한다면 비용이 적게 들어
합리적이다. MB 때 대졸 초임이 삭감됐다. 이게 기성세대의 연봉에 연결된 것이다. (제로섬)
우석훈씨와 그의 또래는 여러분의 대변인일 뿐 여러분 자신이 아니다.

 

박정희, 전두환 시절에 노아의 방주가 완성되었다. 그 시절의 좋은 기억들이 여러분들의 부모들
에게 있는 거다. 50년대 생들부터 자기들 노후를 포기하면서 사교육에 올인했다.
반값등록금은 386의 자식들이 대학 갈 때 되니까 나오는 이야기다. 그 윗 세대는 아파트값이
계속 올랐으니까....

 

이제 지방 사립대는 구조조정 때문에 난리날 거다. SNS에선 철학과 등 인문학 계역 왜 없애냐고
신자유주의 나쁘다 블라블라 하는데 그럴 문제가 아니다. 구조조정은 해야 한다.
(....여러 이야기...)


 

한윤형: 영구임대주택이란 대안이 있다. (ㅎㅎㅎ...);


 

박해천: 이거 중요한 이야기다. 박근혜가 싫어도 이런 부분은 (같이) 해야 한다. 왜 경기도지사는
보수인데 교육감은 진보일까? 잘 생각해보라. 갈수록 여러분들이 원하는 대통령이 당선될
확률은 줄어들 것이다. 인구구조 때문에 그러하다.

 

신도시들이 생김으로써 서울 집값이 잡혔다. 행복주택에 여러분이 당첨될 가능성은 없어도
그 존재가 전세값을 잡아줄 수 있다. 경기도에 지어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그러면 행복주택이
생기는 동네의 아파트를 싸게 구할 수도 있는 것이다.

 


질문 타임 스킵합니다...그렇게 중요한 질문은 없었어요 부산의 재개발 붐이 거품인가 하는
질문이 있었는데 박교수의 대답은 대체적으로 거품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한 것 같습니다.

 


(마무리)
박해천: 이건 여러분들의 게으름 탓할 일이다. 내가 하는 얘기들이 나만 아는 이야기가 아니다. 신문에
다 있다. 여러분들은 회피하고 있다. X세대가 그러다 망했다.

 


지금 여러분들이 우울하다고 하지만 앞으론 더 힘들 거다. 60년 주기로 보면 앞으로 남은 30년은
하강기다. 앞으로의 행복은 스스로 깨달으면 좋겠다. 사건이 터질 때 여러분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파악하라.


원하는 대통령은 뽑히기 힘들고 뽑혀도 (여러분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몰기 힘들다. 새누리당
에게도 여러분들이 (뽑을 수 있는 만큼은) 요구해야 한다. 하지만 다들 할 수 있는데 안 한다.
하는 애들만 한다. 96년이 데모 마지막 시기였다. 이 때 다들 안 해서 미래가 이렇게 결정 되었다.

디자인 전공인 내가 이런 이야기하는 것도 한심하다. 이미 노아의 방주에 탄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에 관심 없다.

 

 

 

그리고 나왔던 이야기들을 순서 없이 늘어놓자면:

 

 

박해천: 이런 이야기 하면 내게 대안을 묻는데 난 내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이다. 세대론은 여러분이
앞 세대에게 동원 "당" 한다는 증거다. 스스로를 대표하지 못한다.

 

박해천: 여러분이 싼 값에 집을 구하게 된다면 그 집은 바로 여러분의 부모의 집이다.

 

한윤형: 듣보잡이란 말은 폭력적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국회의원 300명 중에 아는 사람이 몇
십 명 정도 뿐이다. 나머지는 검색을 해야 한다. 이들이 듣보잡이겠는가.
박해천: 아파트 (부녀회?)는 정치적인 훈련의 장소다. 컴플레인 해결 과정(공론화)이 잘 되어 있다.


 

한윤형: 낮은 연령일수록 문화적 레퍼런스가 공유되지 못한다. 우리 때도 일본 애니를 본다면 건담
이나 (마크로스) 등이 있었는데 아래로 내려갈수록 작품 수도 여러 가지라 공유되는 레퍼런스가
없다.


 

박해천: 내가 어릴 때 다니던 학교의 선생님들 모두 전교조였다. 전라도에서 학교를 다녔고 주위에서
워낙 그런 거(민주화 운동 등)를 많이 보고 자랐다.


 

박해천: 지금 돌을 맞이하는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좋은 환경에서 자라날 것이다. 90년대 중반 생들이
가장 '실험'(교육환경 개선을 위한)을 많이 당할 것이다. 지금 돌을 맞은 애들이 학교 다닐 즈음
이면 그런 실험들이 끝나고 많은 것들이 변해 있을 것이다.


 

한윤형: 요즘은 직장 들어갈 때까지 정치의식이란 게 없다가 취직하고 자기가 을(乙)이란 걸 자각하고
나서 각성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 다니면서 의식화되었던)예전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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