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집에서 실장님 번호 딴 얘기.

2011.01.27 11:58

Paul. 조회 수:4123

참치 완젼 좋아합니다. 부위 이름은 몰라도 부위별 맛은 아니까 오호호 아하하 암냠냠 맛나게 잘두 먹어요.

인근 웬만한 참치집은 다 가봤는데 다찌에 열 명이나 앉을 수 있을라나, 테이블은 세 개. 이 정도 규모의 조그만

참치집을 단골삼았습니다. 호남쾌남실장님 혼자서 일하셨는데 우하하하 수다떨면서 맛난이 썩썩 잘라주시고

배부르다 싶으면 좋아하는 참치구이 몇 번 더 갖다주시고 마무리로 참치죽도 한그릇 더 주시고 이럼서 친하게 지냈습니다.

참치집 문 닫을 때까지 있었던 적도 한두 번 있는데 언젠가는 와인을 사주기도 하셨죠(단둘은 아니고, 맨날 같이 가는 언니랑 ㅇㅇ).

근데 한 5개월 전 호남쾌남실장님은 다른 곳으로 옮기시고, 뽀얀 얼굴의 어린 실장님이 새로 오셨드랬죠. 저보다 다섯 살 많은데

경력은 10년! 위엄있다! 그리고 귀엽게 생겼

글서 제 주특기인 호쾌하게 친한척하면서 갈구기 까기 들이대면서 드립치기 이런거 했죠. 맨날 같이 가는 언니도 옆에서 막 거들고.

심지어는 언니가 '실장님 핸드폰 주세요' 이러더니 저한테 슥 건넵니다 '번호 찍어'

어...장단 안맞추면 민망할 분위...기...응 사실 번호 알고 싶었어

음..그래서 '오호호호 그럴꽈' 찍고 나서 실장님한테 건네주며 명령조로 얘기합니다 '지금 전화하세요.'

번호 교환 석세ㅋ스ㅋ.

왕년에 좀 노셨던 믓쨍이 여사장님까지 '실장 쉬는 날 만나' 라며 푸쉬해주시니 분위기는 대략 걷잡을 수 없이...흠...

이남자 쨍하게 생겨갖고 대략 차도남 컨셉인데 별로 싫지도 않은 눈치입니다. 10년경력의 노련미인가. 나 갖고노는건가. 나도 노는거지만

어이쿠 이남좌 나 배부른데 자꼬자꼬 참치주네효. 소주 시킬때마다 금가루 넣어주네효.  아싸 참치셔틀

내일 출근해야돼서 한병만 마시고 일날라그랬는데 커플엮기에 재미붙인 언니가 일어날 생각을 안합니다.

세 병 마시고 히레사케를 시켰더니 저를 보며 '괜찮겠어요? 녹차 줄게 그냥 녹차 마시고 가요'

까도남의 챙김. 아아.............뭐야 이 역할놀이 나 빠져들것같아..............

볼은 후끈 달아오른 주제에 요즘 말술이 된 저는 절주결심을 잊고 괜찮아요 합니다. 우리가 갈 생각을 안 하니 저 실장 드립 보게

'나 세시에나 끝나요' 이사람아 나 안 기다려요 곡춍마...이미 정신은 내방 침대에 가있어 졸려 죽겠다구 언니 젭알 집에 가좌 엉엉

그러나 실장님과 여사장님께도 거푸 술을 돌리고(제 술자리는 항상 이모양입니다) 정종에 소주 하나를 더 까고서야 집에 갈 수 있었어요.

새벽 두시 엉엉 내일 자다가 바로 출근하려고 일곱시 이십분에 알람맞추고 침대에서 숨졌는데, 알람이 울리자마자 문자 하나가 들어옴미다.

 

-피곤하겟다 좋은하루~

 

네 당연히 실장님이죠. 저 근데 이남자한테 말 까라 그런 기억 없는데 혼자 막 말 놓고 그럽니다 짜식 귀엽긴. 아침 일곱시반에 웬 문자질? 이러면서

 

-이제일어났어요생각보단괜찮군요ㅎ실장님도좋은하루:)

 

고운컨셉으로 답문찍으니*-_-*

 

-진짜춥다 이제 들어가 잘려구 수고^^

 

흠.....................................이러다 실장님이랑 문친되겠음. 쉬는날 물어볼까? 놀자그럴까? 하다가 아 난 애인이 있으니 이럼 안되나. 근데 하고싶...

이러고 있어요 아하하하하. 귀요미는 귀요미인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2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78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282
105 커트 보네거트의 '문예창작을 위한 충고' <나라 없는 사람> 중에서.. [11] being 2011.02.06 4547
104 아직도 오디오 매니악이 많나요 [5] 가끔영화 2011.02.02 2248
103 생초리 보시는 분 안 계세요? [2] S.S.S. 2011.01.29 1394
102 줬다 뺐으면 '눈 다락지' 난대요. 오늘 아침엔 모두 미워집니다. [1] 고인돌 2011.01.29 1832
101 외할머니를 만나고 왔어요. [4] 말린해삼 2011.01.28 1909
100 [바낭] 깊은 밤, BBC 셜록을 보고 있습니다. [7] 포아르 2011.01.27 2541
» 참치집에서 실장님 번호 딴 얘기. [15] Paul. 2011.01.27 4123
98 팝)두사람 다 좋아하기 [3] 가끔영화 2011.01.22 1477
97 앤 헤서웨이가 캣우먼, 톰 하디는 베인. (다크나이트 라이지즈) [17] Jade 2011.01.20 5200
96 월페이퍼 같은 테라 스샷 한장 [10] catgotmy 2011.01.15 3053
95 [구걸] zookepper(동물 클릭게임) 같은거 소개해 주셔요. 자투리 시간이 너무 안가네요. [10] 고인돌 2011.01.11 2108
94 내려갑니다- 나선에서. [4] 미나 2011.01.11 1393
93 상은 나누지 말아야 [2] 가끔영화 2011.01.09 1974
92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 "게임은 마약과 같다" [12] catgotmy 2011.01.08 2549
91 영국적인 비터스윗_닥터후_달렉 [9] settler 2011.01.07 2905
90 [기사] 한나라 “민주당이 전국 돌아다녀 구제역 확산” [10] 차차 2011.01.03 2264
89 [공연정보]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추모공연: 나는 행운아 - 1/27(목) 홍대 23개 클럽. [5] 차차 2011.01.03 2045
88 다이어트, 이장과 군수, 아저씨 [1] 바다참치 2011.01.03 2121
87 이거 보고 눈물난 당신은 진정한 도니빠.swf [5] 제주감귤 2010.12.30 2910
86 한국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피아노협주곡이 [11] 가끔영화 2010.12.21 274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