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재건축 이야기

2012.01.03 17:00

beer inside 조회 수:1677

1. 저는 대구에 살고 있습니다. 대구는 아파트 미분양 가구가 1만가구 정도 됩니다.


2. 실제로는 미분양가구가 더 많을 겁니다. 건설회사가 세입자들에게 직접 전세를 주는 아파트 단지도 꽤 되니까요. 


3. 한 회사에서 1000세대가 미분양이라면 산술적으로 3000억정도의 재고가 있는 상태입니다.

   드러난 것만 이렇고, 건설회사 직원명의로 구입한 아파트를 포함하면 더 많을 겁니다. 

   실제로 대구에 이정도 미분양이 된 건설회사가 2개정도 있을겁니다.  

   이정도 미분양이 되면 회사는 유동성 위기에 빠져야하는데 실제로는 유동성 위기에 빠지지 않습니다.


4. 그 이유는 재개발로 만들어진 아파트이기 때문입니다. 

    한 엔지니어링 회사의 엔지니어에 따르면 토지비와 재건축이 이루어지기 위한 각종 사업비를 제외한

    순수건축비는 평당 300-400만원이라고 합니다. 초호화아파트도 평당 400을 넘기 힘들다고 하더군요.

    (인테리어만 해도 평당 400씩 나오는 인테리어 업체도 있던데 얼마나 남겨먹는지는 모르겠어요.)

  

   재건축이라는 것은 실제 거주민이 살고 있는 곳을 철거하고 다시 주택을 공급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기존 주민에게 대지에 따른 지분을 줍니다. 이 지분을 처분하고 다른 동네로 이사가면 걱정거리가 없지만,

   건설사 및 재건축조합은 이 곳이 완공되고 나면 집값이 많이 상승할 것이라고 약을 팝니다.

 

   그러면 헌집 줄깨, 새집다오..의 마음으로 입주권을 가져가게됩니다. 

   5층이하의 아파트 단지를 기준으로 서울의 개포동 주공아파트들은 

   대략 아파트 평수의 두배정도의 평수의 아파트에 입주가 가능한 정도의 지분을 가지게 됩니다.

   지방은 이 지분이 더 적습니다.(땅값이 저렴하니까요...)

    

   개포동 재건축을 기준으로 15평 아파트를 30평 아파트로 바꿀수 있는 입주권을 가지게 됩니다.(가정입니다.)


   중간에 재건축조합장이 공금횡령해서 재건축 조합이 구속되고, 재건축 조합을 장악하려는 파벌들이 

   용역도 동원하고 지지자를 구하기 위한 비용도 재건축에 포함되고,

   중간에 시행사(시공사가 아닙니다.)라도 한번 부도가 나면 재건축 비용은 산정을 하기가 어려워 집니다. 


   위와 같은 일이 없이 비용을 절감해서 재건축을 한다고 해도, 최고의 아파트 단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람들이 등장해서 아파트 마당에 폭포도 가져다 놓고, 산도 하나 가져다 놓자고 합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1-2년생 나무를 가져다 놓고 계속 키워도 될 아파트에 수십년된 거목을 가져다 놓습니다.

  (조경용 나무는 살때는 비싸도 팔 때는 땔깜이지요.) 거품이 한창이던 시절에는 수백년된 나무를 가져다 놓았다는 이야기도..


 이런 것 없이 재건축을 해도 아파트 평수가 애매합니다.  내가 가진 지분과 정확하게 맞바꿀 수 있는 평형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30평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면 분양되는 아파트평수는 35평, 38평이 됩니다. 만약 20평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면 25평의 아파트가 

 분양될겁니다. 


 사실 30평의 지분을 가지고 25평에 들어갈 수도 있지만, 기왕이면 큰 평수가 좋기도 하고 

  적은 평수로 들어갈 때 얻을 수 있는 금전적 이득도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큰 평수도 들어가려면 분담금을 더 내어야 합니다.

 그것도 건설회사가 정한 분양가대로 말입니다.

 

 실제로 재건축하는 아파트의 분양가는 재건축조합원의 이익을 위해서 상향조절됩니다. 

 공짜로 얻는 집이니  분양가가 높아도 조합원은 상관이 없고, 고급이미지를 얻을 수 있으니 조합원들은 반대를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입주할 때는 내 지분과 건설사가 제공하는 아파트의 평당 가격의 차이만큼 분담금을 내게됩니다.

 (이것은 정확한 것은 아니고 실제로는 복잡하게 산정되는 것 같습니다만, 메커니즘이 대략 이러합니다.)


평당 2천만원하는 아파트에 내가 가진 지분보다 5평이 큰 아파트에 들어가려면 1억정도의 분담금이 필요하겠지요.

(실제로는 이것보다 분담금이 적기는 합니다. 하지만 추가로 돈이 들어가지 않는 재건축은 없더군요. )


시행사와 건설사는 남의 땅을 가지고 평당 3-400만원의 건축비로 대구의 경우 평당 800-1200만원의 아파트를 만듭니다. 

그리고 분양이 잘되면 못되면 분양물량의 30-40%를 책임지고 실제 자기가 들어갈 집의 실질적인

건설원가를 보전해 줄 약 1억원의 돈을 지불할 재건축조합원이 있습니다. 


여기에 이전보다 큰 상가를 만들어서 상가도 판매합니다. 상가는 인테리어의 필요가 없으니 건설단가는 더 낮겠지요.


대략 새로운 호구입주자를 30-40%만 구해도 전체 분양율은 60-70%가 됩니다. 이정도면 시행사와 건설사는 큰 손해를 보지 않습니다.

더 팔리면 순이익이고, 팔리지 않으면 건설원가에 해당하는 평당 300-400만원정도로 전세 세입자를 구해서 대출을 상환합니다.

(제가 그 전세 세입자입니다.)


시공사(건설회사)는 이정도만 해도 단지 건축비를 다 뽑아냅니다. 토지구입에 실제로 돈이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부담이 훨씬 적지요.

뭐 돈이 돌지 않으면 시행사(분양업자)를 부도시키면 됩니다. 시행사도 이미 재건축과정에 발생한 많은 경비를 횡령해서 부도가 나도 

시행사의 임원들은 가난하지 않을겁니다.


뭐 대충 이것이 재건축이 이루어지는 과정이고, 저는 그 부산물인 회사전세라는

건설회사에 보증금을 주고 살고 있는 주거행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인구는 늘어나지 않더라도, 세대수가 늘어나면 이 비어있는 아파트들은 누군가가 채울겁니다만

비어있는 아파트들이 대부분 40평이상이라는 것이 문제이기는 합니다.


오늘도 50평하는 아파트 30%할인해 준다는 문자와 왔습니다만, 그 아파트는 분양가가 평당 1300만원이였더군요.

30%할인해도 뭐....


쓰다보니 재미없는 이야기가 되었군요. 저도 퇴근해야 되어서 그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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