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멘토 잡담

- 탈락자들에게 연락처를 난사하시는 이선희 선생님. 마음 여리고 선량하신 건 알겠는데 그 분들 다 어쩌시려고. 뽑아 놓은 제자들 중 절반인 두 명을 뽑은 이유가 '너무 열심히하고 발전하는 게 보여서' 라는 것도 참 캐릭터와 잘 어울립니다.

- 참가자들에게 외면 받고 뒷끝 작렬하는 캐릭터를 개발하신 윤상님도 재밌었습니다. 기껏 개발된 캐릭터를 써먹을 일이 오늘로 다 끝나버렸다는 게 문제이긴 합니다만;

- 역시나 은근히 까칠한 박정현. 거의 막판까지 두 자리를 비워 놓고 있었는데... 그러다 마지막 대어 푸니타를 못 잡아서 패자 중에서만 둘을 골라야 하는 상황이 되었으면 엄청 난감해졌을텐데 말입니다. 뭐 어쨌거나 푸니타는 잡았으니 됐죠. 마지막에 메이건 리 살려주면서 같이 눈물 흘리는 장면은 살짝 찡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메이건을 살려준 동기에 의심이 가기도 했지만...; (뽑아 놓은 네 명 중 셋이 한국말 잘 못 하는 외국인 여성입니다.)

- 절반은 쇼맨쉽이겠지만 이승환은 맘에 드는 참가자가 나오면 정말 열심히 잡더군요. 에릭 남을 잡고 뛸듯이 기뻐하는 모습, 재밌었습니다.

- 윤일상은 의외로(?) 사람이 참 좋아 보이긴 하는데 개그 센스는 좀... 열심히는 던지는데 하나 같이 다 어르신 개그라서. 그래도 그게 또 어울리게 보기 좋긴 하더군요.



2. 오늘의 무대는...

-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저스틴 김, 홍동균 조의 무대였습니다. 멘토들 심사평대로 좀 과욕이었단 느낌도 들긴 했지만 그래도 그 중 가장 독특하고 재밌었어요. 단순한 노래 실력 자랑 말고 음악적인 부분을 부각시키려고 했던 시도도 맘에 들었구요. 둘 중 한 명은 윤상이 데려가겠다 싶었더니 역시나. 다만 전 홍동균을 데려갈 줄 알았어요. 저스틴 김은... 사실 처음 봤을 땐 참 별로였는데 보면 볼 수록 괜찮단 생각이 드네요. 뭐 딱히 실력이 뛰어난 것 같진 않은데, 그래도 정말 진지하게 열심히 하는구나 싶으면서 개성도 있고. 나쁘지 않습니다.


- 2 different tears를 부른 팀은 결국 모두 합격했네요. 전 에릭남-배수정 조보다 메이건 리-장이정 조의 무대가 더 맘에 들었습니다. 더 매끄러운 느낌이었고 장이정의 보컬, 메이건 리의 랩이 꽤 들어줄만 하다 싶었어요. 장이정은 정말 처음 나왔을 때보다 엄청 늘어서 (그리고 오늘 비주얼이 많이 바뀌어서^^;) 오늘 노랠 듣고 있으니 예전 무대들이 기억이 안 날 지경이더군요. 너무 열심히 하고 또 발전하는 게 보여서 안 뽑을 수가 없었다는 이선희의 평가에 공감. 메이건 리는 사실 지금도 별 매력은 못 느끼겠지만 오늘 무대는 붙을만 했구요.

 에릭남-배수정 조야 뭐, 어차피 합격은 일찌감치 확정이었고 누구 제자로 들어가느냐 정도가 관심사였으니까 긴장감은 전혀 없었는데, 오늘 무대는 아쉽다는 느낌이 크긴 했지만 어쨌거나 그간 보여준 실력을 생각하면 합격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조편성을 보면 배수정은 생방송까지 진출할 가능성이 매우 대단히 높은데요. 과연 직장을 포기할까요? 사실 그냥 이 프로 출연은 좋은 추억으로 남기고 직장으로 돌아가라고 조언하고 싶군요. 고독한 뮤지션의 길을 각오하지 않는 이상 그 스타일로 한국에서 성공한 가수 되기 힘들어요 님하(...)


- 최정훈-푸니타 조는 방송에서도 여러번 강조했듯이 오늘 푸니타가 너무 못 했어요. 애초에 선곡과 목소리가 어울리지 않는단 느낌도 있긴 했는데, 컨디션이 완전히 꽝이었으니 그런 식으로 따져 볼 여지도 없네요; 예고를 보니 멘토 스쿨에 가서도 목이 가 버리는 것 같던데. 어찌될지 모르겠네요. 일단 그 조가 워낙 약해서-_-어지간해선 생방송 가지 않을까 싶구요.


- 정서경-샘카터 조는 사실 오 마이 갓이었습니다. 첫 부분의 샘 카터 목소리는 완전 좋았는데 정서경은... 여전히 목소리만 좋더군요; 본인 음역대에 맞춰 키를 내리고도 힘겨워하는 게 역력했고, 또 그 얼마 안 되는 퍼포먼스도 제대로 소화를 못 하고. 오늘의 최종 합격자 중 논란 순위로는 베스트 3 안에 들겠어요. 게다가 한 달 동안의 트레이닝으로 과연 얼마나 좋아질지도 모르겠고. 뽑으면서 '그냥 즐겨봅시다' 라던 윤일상의 속마음을 상상하게 됩니다. 정말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뽑긴 뽑아야겠는데 기대는... -_-;


- 전은진-차여울조는 이선희말대로 뭔가 종합적으로 기대 이하였어요. 편곡도 별로고 보컬도 별 특색 없이 그저 그랬고. 둘 다 각자, 혼자서 할 땐 그래도 어느 정도 해 주던 사람들이라 그런지 둘이 스타일이 많이 안 맞아서 고생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결과는 역시 그냥 예상대로였죠. 전은진은 그간 보여준 게 많아서 붙일 수밖에 없었고, 차여울은 워낙 불안불안해왔던 터라 오늘 뭔가 보여줬어야 했는데 정작 기억에 남긴 건 초반의 음정 실수 뿐... orz



3. 편성된 조에 대한 잡담

- 먼저 이선희 조는 [구자명, 배수정, 장이정 + 패자부활 김경주] 라는 구성. 사실 김경주의 부활은 흥행을 노린 제작진의 등떠밀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긴 합니다만. 무슨 말을 해도 다 진심 같은 이선희님하의 포스 때문에 그냥 믿어드리기로 합니다. 게다가 이쁘니까요. 오늘은 더 예뻐 보이 어쨌거나 김경주가 생방송까지 가진 못 할 것이고. 배수정을 박아 놓고 남은 한 자리를 놓고 구자명 vs 장이정의 배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둘 중에선 '스토리'가 확실한 구자명이 더 경쟁력이 있겠죠. 멘토 스쿨은 시청자 투표와 관계가 없긴 하지만... 그게 결국 그렇게 되더라구요(...) 물론 배수정이 회사로 돌아가고 싶어질 가능성도 있구요. ^^; 어쨌거나 경주 학생은 멘토 스쿨까지겠죠. 나머지 셋과의 실력 차이가 너무 커요.


- 윤일상 조는 [신예림, 샘카터, 정서경 + 패자부활 50kg]인데... 대단히 중구난방이라는 느낌입니다; 저번 시즌에서 방시혁 조도 그러더니만. 가수 멘토들은 그래도 뭔가 맥락이 보이는 느낌으로 선발을 하는 데 반해 프로듀서 멘토들은 그냥 욕심나면 다 뽑는 성향이 있는 듯. 이 조 역시 패자부활 50kg는 논란의 여지가 많죠. 래퍼분이 참 정은 가는데 실력이 거의 김성수급이고, 결정적으로 마지막 무대를 함께 했던 (그리고 계속해서 찬사만 들었던) 장은정씨는 떨어졌잖아요. -_-; 근데 그렇다고해서 50kg가 실력을 접어두고서 뽑았을 때 무슨 이득을 볼 수 있을 정도의 스타성이나 예능감이 있는 것도 아닌데. 참 의아합니다.

 생방송 진출자도 예측하기 쉽네요. 샘 카터, 신예림이 올라가겠죠. 요행을 바라기엔 나머지 둘과의 실력 차이가 너무 큽니다. 뭐 정서경이 갑자기 3단 변신이라도 하면서 (음역대야 포기하고 접어두더라도) 기본기가 왕창 왕창 늘어 버리면 모르겠습니다만. 설마 그런 일이 있겠습니까. 목소리는 참 좋은데. 그래서 오늘 생존한 게 반갑긴 한데, 진짜 가수가 되려면 엄한 선생 만나서 한 세월 트레이닝 받아야할 듯 해서;


- 이승환은 오늘의 승자였죠. [에릭남, 최정훈, 홍동균, 한다성]의 구성인데, 넷 다 실력 or 재능을 갖춘 사람들이고 덧붙여서 개성도 확실합니다. 패자부활까지 가지 않고 완성된 라인업이니까요. 다만... 이 팀도 결국 생방송 진출자는 좀 뻔해 보이네요. 에릭남, 최정훈 이렇게 올라가지 않겠습니까. 이변이 있다면 최정훈이 삽질해서 떨어지고 홍동균이 올라가는 케이스 정도. 에릭남은 점점 비주얼까지 좋아져서 생방송을 못 가게 되면 제작진이 이승환을 때릴 것 같아요(...)


- 윤상 조는 예상보단 선방했습니다. [저스틴김, 전은진, 장솔, 패자부활 김태극]인데. '한 번 고른 것 끝까지 책임지겠다'며 첫 번째로 장솔을 골랐을 땐 윤상 조가 생방송 광속 탈락 군단이 되지 않을까 우려했으나 나름대로 화제의 참가자였던 전은진을 건졌고, 오늘 보여준 모습으론 저스틴 김도 꽤 경쟁력이 붙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다만 장솔은 그냥 아름다운 추억 남기고 떨어질 확률이 커 보이고. 김태극은... 역시 제작진의 푸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좀; 마지막 무대에서 같은 팀으로 훨씬 잘 했던 양민우가 결국 탈락해 버리니 더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괴상한 캐릭터로 꽤 화제가 되었고 실력도 아주 없는 건 아니니까... -_-

 그래도 어쨌거나 패자부활 선발을 제외하면 '이 프로 끝나도 계속 진지하게 음악할 것 같은 사람, 음악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뽑겠다던 본인의 기준에 대략 어울리는 사람들로 잘 골랐어요. 역시 신뢰가 가는 사람입니다.


- 마지막 박정현 조는... 그렇게 엄격하게 끝까지 여유 부리며 고른 것 치곤 좀 많이 약해 보입니다. [푸니타, 장성재, 애슐리, 패자부활 메이건]인데. 푸니타를 제외하곤 다들 존재감이 약한 사람들이어서; 딱히 개성이 강하거나 스타성이 있어 보이지도, 혹은 다른 조의 참가자들에 비해 실력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것처럼 보이지도 않아요. 위에도 적었던 것처럼 한국말이 서툰 외국 출신 여성들을 넷 중 셋이나 뽑은 것도 좀 수상(?)하구요. 그리고 그나마 조의 스타인 푸니타는 예고에서 목이 맛이 갔다고 비상 비상 이러고 있고... orz

 그저 엄격, 까칠하신 박정현님의 스파르타식 지도에 기대를 걸어 봅니다.



4. 그냥 잡담

- 예고편으로 편집 장난질 안 하는 프로라고 믿어왔건만, 오늘 발등 제대로 찍혔네요. 에릭남-배수정 조와 푸니타-최정훈 조가 무대 엄청 망치고 전은진-차여울 조는 빤따스띡한 무대를 보여줄 것처럼 보여주더니만 이건 뭐; 심지어 예고에 나온 심사평 중 몇몇은 오늘 아예 방송 타지도 않았어요. 캬오.


- 패자 부활 후 남은 불합격자들 세워 놓고 멘토-합격자와 마주보면서 인사 나누고 격려하는 장면은... 어찌보면 참 잔인한 장면이고 또 어찌보면 참 가식적인 장면이기도 한데. 다행히도 탈락자분들이 표정 관리를 잘 해 주셔서 꽤 훈훈한 장면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멘토들이 위로를 참 진심을 담아서 해 주더라구요. 피날레로 괜찮은 장면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뭘 하든 단체로 열맞춰 서서 눈물 콧물 범벅되어 거위의 꿈 부르는 것 보다야 낫지 않겠...;


- 멘토 스쿨 예고를 보니 지난 시즌에 김태원이 대박냈던 아이디어를 이선희에게 그대로 재탕을 시키더군요. 에휴. 그러지 말지. 그게 처음 한 번이었으니 리얼하고 감동적이었던 거지 이렇게 대놓고 따라해 버리면 김 다 빠진다는 걸 왜들 모르실까;


- 역시 멘토 스쿨 예고를 보니 편집이나 분량이 저번 시즌과 비슷비슷할 것 같아서 기대가 안 되네요. 최소한 한 조당 1회씩은 할당해서 5회 이상은 했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1주일에 한 조씩 몰아서 보여주든가, 아님 다섯 조를 다 함께 편집해서 5주차에 다 함께 최종 선발, 피날레를 연출하든가 하길 바랬습니다. 어중간하게 다섯 조를 4주 분량에 끼워 넣으니 보면서 좀 어중간하단 느낌이었거든요.


+ 아. 가장 맘에 들었던 장면을 빼먹었군요. 마지막에 다섯팀이 각각 컨셉 잡고 팀 이름 외치는 장면이 있었는데, 대학교 신입생 OT 조별 장기자랑마냥 오그라드는 가운데 윤상 조의 강력한 포스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섯명이 주루룩 서서 거수 경례하면서 '윤! 상!'하고 외치더라구요. 함께 보던 가족분과 데굴데굴 굴렀습니다. 심지어 팀 이름도 그냥 '윤상'(...)


++ 이건 그냥 제 근거 없는 의심이고 음모론입니다만. 패자 부활을 거치지 않고 멘토 스쿨에 들어간 사람들까지가 멘토들이 스스로 원해서 고른 제자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부활로 들어간 사람들은 멘토 스쿨에서의 예능적 요소, 드라마 등등을 위해 제작진이 원한 사람들이구요. 특히나 50kg, 김경주, 김태극 이 셋은 [1) 이미 잘 하는 사람보단 부족해도 가능성있는 사람을 고른다. 2) 결국엔 다 멘토 취향대로 고른다.] 라는 이 프로그램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도저히 납득이 안 가는 선택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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