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jtbc 까지 가세했던 중국의 문재인정부 홀대론은  펙트인가?


    방문직전과 방문첫날까지는 분명히 중국측의 공식,비공식 반응은 다소 썰렁했던것은 사실입니다.

    이것은 돌발적인 상황이라기 보다 이미 예견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jtbc 마저도 홀대, 혹은 외교적 무례라는 워딩을 사용했던 것이죠.

    이명박과 박근혜의 경우 국빈방문 이전에 중국당국은 언론을 통하여 사전에 분위기를 먼저 뛰우고 덕분에 박근혜의 경우 조중동 저리가라할 정도로

    추겨세워준 덕에 일종의 팬덤 현상까지 생겨 제 개인적으로는 무척 곤혼스러웠던 경험이 생생합니다.

    그에 비하면 이번 문재인의 경우는 방문이전에 거의 언론보도가 없었고 방문 첫날 대부분의 중국 언론은 문재인 대통령이 북경에 도착했다는 단신보도를

    내보내는데 그쳤습니다. 게다가 당일 중국은 거국적으로 난징학살 추모기념식이 벌어지고 있었죠.

    이 상황에서만 보자면 초청한 중국당국이나 일정을 강행한 정부측에 비판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중국당국에 비판의 촛점을 둘 것이냐, 아니면 분위기가 성숙되기 전에 무모한 방중을 추진한 정부를 비판하느냐 차이가 있을 뿐이죠.



 2. 그럼 홀대가 맞다는거냐? 너 일베지?


    워워~ 흥분하지 말고~


    문제는 중국내부적 상황을 기준으로 보자면 이번 문재인 대통령 국빈방문은 시기상조였습니다.

    독재국가니까 시진핑이 맘대로 하면 되는데 초청을 해놓고 이런 푸대접이라니! 의아해할 분들도 있으리라 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사실 시진핑의 차기를 두고 권력암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여론을 의식 안할 수가 없습니다. 

    중국공산당이 자국내 여론동향에 엄청나게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이유중에 하나는 천안문사태라는 비극이 있습니다.

    그런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서 언론,여론통제를 강하게 하면서도 우호적인 여론을 만들기 위한 정치쇼도 병행을 하는 것이죠.


    당장 사드가 얼마나 중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난리법석을 떨다가 한국에서 사드배치를 철회하기는 커녕 새정부 들어서도 추가배치까지 한 마당에

    덜컥 한국 대통령이 국빈방문을 한다고 그전처럼 떠들썩하니 분위기 띄우고 대접을 한다는게 그들 입장에서는 말이 안되는거죠.

    

    사드와 같은 안보갈등도 아니고 이미 오래된 이유로 외교적 갈등이 적지 않은 일본의 아베가 한국에 (올라도 없지만)온다고 생각해보면 이해가 쉬울겁니다.



 3. 그런 상황에서 방중 일정을 밀어부친거라면 문재인 정부가 욕먹어도 싸다?


    그런데, 그 어려운 조건에서 진행된 정상외교 치고는 결과가 어안이 벙벙할 정도로 좋습니다.  

    만약 별 성과가 없었다면, 거봐라 ~ 이 자식들! 할 수도 있는데 결과가 너무 좋아서 되려 불리한 형국을 일시에 만회한 신의 한수가 되버린걸 어쩝니까;


    친구사이에도 싸우고 나서 화해하는게 쉽지가 않은데 국가간에는 오죽하겠어요. 그런데 그걸 해낸 겁니다... 헐;

    솔직히 문재인 정권에 대해 큰 기대도 없었고 노무현정권의 오류만 답습하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생각이었는데  솔직히 이번에 좀 놀라고 있는 중입니다.

    



4. 그래서 뭐 어쩌라고?  뭘 잘했다는건데?


    결국 악조건을 피하지 않고 정면돌파하여 중국내 여론까지 움직이는 예술적 프로그램을 중국당국과 짝짜꿍이 잘 맞아 떨어진 샘이 되버렸어요.

    사실, 북경의 평범한 식당에서 중국인민들 대부분이 먹는 메뉴로 소박하게 식사하고 중경의 항일유적지를 돌아보는 행보는 모두 한국 국내용이 아니라

    철저하게 중국인들에게 한국은 일본과 다를바가 없는 미국의 푸들이 아니라 중국과 고통과 영광의 역사를 공유하는 오랜 친구사이라는 메세지를

    던진거에요. 


    물론 이 메시지는  사드보복으로 인한 반작용으로 형성되어 있는 한국내 반중 혐중 분위기에 대한 메세지도 겸하고 있습니다만 그건 곁가지 일 뿐이고

    중요한건 (개인적으로 정말 반갑게도) 정부간 화해라는 형식 이전에 (중국내) 여론의 반전을 먼저 생각했다는 세심함 입니다.

    정말 심각한 문제는 이전 사드보복에서 롯데가 문을 닫고 신세계가 철수하고 그런게 아니라(원래 둘 다 중국에서 사업을 못해서 망하고 있던 상황이었거든요)

    중국 인민들 사이에서 형성되고 심화되어 가던 ‘혐한’ 여론이었거든요.  중국사장이 경영하는 한식당들의 매출이 반토막이 나던 상황이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중국에서 한류라는게 얼마나 허황된 사상누각인지 깨달았으면 좋겠어요)

   

    여하간 큰 그림은 삐진 중국인들의 마음을 푸는거였고 결과적으로 이미 중국인들도 문재인이라는 캐릭터가 재미도 없고 화려함도 없지만

   소박하고 대중에게 친밀하고 그런거 다 아는데 그 평소 태도 스타일 그대로 스킨쉽이 들어오니 다 쇼라는거 알면서도 마음을 열어준거라고 봅니다.

   저런 쇼를 반기문이나 안철수 같은 캐릭터가 했다면?  결과는 그닥 신통치 않았을거에요. 


   이런 큰그림이 통한 마당에 사드보복을 본격 해제하고 도리어 그전보다 더 질적으로 발전된 관계로 나아가자는 여러가지 합의 성과들은 자연히

   따라 오는 것들이라 대수로울게 없죠. 



5. 흠


   수백만명의 목숨값을 치룬 전쟁의 교전 당사자인 나라와 25년간 과거를 뭍어두고 현재의 군사적 이해관계의 모순을 덮어둔 채 아슬아슬한 상태에서

   이해타산만 맞춰 유지해온 양국간의 관계가 사드로 끝장이 난 마당에 새로운 양국관계의 아젠다가 필요했는데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을 통해 실마리를

   양국 정상이 잡은것처럼 보입니다. 뭔가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 보자는 이심전심이 있다고나 할까요? 

   사실 중국 입장에서 한국 너 따위~ 아쉬울게 없지! 라고 나와도 될만한 상황으로 보였는데(제 개인적인 느낌이 아니라, 실재 중국내에 강력하게

   자리 잡고 있던 여론이자 시진핑의 정치적 반대파들의 주장이었어요)  시진핑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이 친한파인걸로 보입니다. 

   그의 중국몽에는 여전히 한국과의 우호적인 관계가 포함되어 있다는거죠. 다행


 

6. 뭐 다 그렇지만 앞으로가 중요하죠.


   그래도 해를 넘기기 전에 문재인 정부로부터 큰 선물 하나 받은 느낌입니다. 고마워요~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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