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독밀리어네어는 헐리우드에서 만든 영화니깐 제외하면
태어나 처음으로 인도에서 만든 영화를,

한 달간의 인도여행의 마지막 종착지 이 곳 바라나시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영화를 보러간 목적은, 그 유명하단 볼리우드 영화 구경이나 한 번 해보자가 반!
그리고 더워 죽겠는데 에어콘이나 펑펑 쐬고 보자가 반!(네,  후자가 더 비중이 컸어요)

 

인도 영화관은 좌석이 3단계로 나뉘더라구요.
맨 앞좌석(a-f)열이 실버, 그 뒤가 골드. 그리고 특이하게도 맨 뒷자리 두 줄 정도가 가장 비싼 다이아몬드 등급이었습니다.

다른 클래스와 다르게 의자 색깔도 빨간색으로 다른 의자보다 좀 더 고급스러워 보였어요. cgv 골드클래스쯤 될까요?

요금은 실버가 100루피 - 우리돈 2500원정도구요. 골드가 130, 다이아몬드가 150이었구요.

 

특이하게도 영화관 쿠폰도 있더라구요.

오전에는 우리의 조조할인 처럼, 무려 실버 클래스를 50루피에 감상할 수 있게 해주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었어요.

그렇지만 두번째 목표에 맞추어(에어콘! 에어콘!),

저희는 무더운 여름, 무섭게 해가 내리쬐는 오후 2시에! 영화를 감상하기로 했습니다.

 

영화관 옆! 도미노 피자에서 치즈 바베큐 치킨 피자를 한 판 시켜먹었는데...
피자의 맛은 우리나라와 비슷했어요. 다만 다른 점은, 특이하게도 도미노 피자가 매장내에서 먹을 수 있더라구요.

 

드디어, 극장으로 입장!

극장으로 입장할때 소지품 검사를 하는데, 제 동행은 담배와 라이터를 뺏겼습니다. 아예 소지조차 하지 말란거죠.

영화를 마치고 다시 가니 돌려주긴 주더라구요.

 

극장 밖 매점의 모습은 우리나라와 비슷해요.

팝콘, 야채 핫도그 - 아시겠지만 인도에서는 닭고기를 제외한 육류를 먹지 않습니다.
나초와 살사, 콜라등을 팔고 있구요. 

 

생수는 25루피 - 550원, 팝콘(r)과  음료(r)이 합쳐진 콤보메뉴가 70루피정도 하더라구요 - 우리돈 2천원 조금 못되네요.

 

극장의 관은 총 3개였는데, 이중 1관에서 오늘 제가 관람할 영화 ready가 상영됐습니다!
영화와 관련된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신 분들은 링크!를 참조하세요.
http://en.wikipedia.org/wiki/Ready_(2011_film)

 

영화 내용은 못말리는 결혼 대소동?쯤 될까요?

액션과 로맨틱 코메디가 반반쯤 섞여있었어요.

 

저희의 좌석은 f열이었는데, 생각보다 자리는 제법 편안했어요.
의자가 뒤로 젖혀지면서 아래 앉는 부분 의자가 함께 앞으로 조금 나오는 구조인데,
앞사람이 의자를 완전히 젖히더라도 제게 닿거나 부담을 주거나 하진 않더라구요.

 

인터넷 예매로 주로 영화를 보는 지라, 사실 앞자리에서 영화를 본 적은 별로 없는데,
인도 극장이 되려 앞자리 관람시엔 유리하게끔 좌석이 배치되어 있더라구요.
별로 불편없이 영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몇 편의 광고가 지나고 드디어 영화 시작!
저는 특히 영화를 볼 때 시작 타이틀을 유심히 보는 편인데요, 제법 센스 있게 만들었어요.

전문용어는 잘 모르겠지만, 종이를 오린 것 같은 느낌인데 

그 종이에 씌여진 텍스트와 배경의 일러스트가 잘 어울어지고

일러스트도, (인도와 관련있는 이를테면 릭샤) 속도감있게 그려지더라구요.

 

혹시 인도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영화의 주요 포인트는 다 음악으로 처리되잖아요.
뮤직비디오같다고나 할까요? 역시 영화는 음악으로 시작해서 음악으로 끝나더라구요.

영화를 보고 나서도 영화음악이 계속 맴돌고요. 나중에 극장을 나서다가 planet m이라는 - 우리나라로 치면 hot tracks쯤 되는 음반매장에서

영화 ost가 무려 판매순위 3위를 차지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안타까웠던건 자막이 없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긴 조금 불편했어요.

미리 봤던 다른 여행에서 만난 친구들이, 자막이 없어도 보는데 큰 지장이 없다고는 했지만

제가 본 ready란 영화는 거짓말과 속임수가 영화 플롯상 중요해서 그런지...조금은 어려웠던 것 같아요.


자막이 당연히 있을줄 알았는데, 전혀 없더라구요.

중간중간 영어대사가 있긴 하지만, 대사는 거의 90% 힌디어구요.

 

나중에 알고 봤더니, 영화 개봉이 6월 3일이었더라구요. 그야말로 최신작이었던거죠.
아직까진 영어자막이 준비되지 않은 것 같았어요.

 

영화를 보다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한가지!

여주인공을 구하러 공터에 가서 한바탕 싸움을 벌이다가, 여주인공이 떠나가자
갑자기 공터 주변 짚더미에 남자주인공이 소변을 봅니다. 남자주인공의 얼굴로 카메라가 클로즈업!

 

그러면서 갑자기 크게 음악이 흘러나오더니, pee time!이라고 자막이 뜨고
나중에 pee time이란 자막은 tea time으로 바뀌고 극장에 불이 켜져요.

사람들은 극장밖으로 자유롭게 나가 팝콘이며 콜라며, 이것저것 사서 들어오고요.

뮤지컬도 아니고 영화 중간에 인터미션이라!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인도극장예절은 너무나도 생소했지만, 누구나 벨소리를 켜놓고 전화를 받습니다.
그래도 별 방해를 받지 않는것이 워낙에 영화 소리가 커요. 사실 밤새 더위에 지쳐 제대로 자지 못한지라

다들 병든 닭처럼 살짝살짝씩 졸고들 있었거든요. 졸다가도 우선 중요씬이 시작되면  원치 않아도 눈이 번쩍 떠집니다.


영화 소리만으로 이미 귀가 터질 것 같기때문에, 옆사림이 전화통화 하는 소리는 사실 크게 거슬리지 않더라구요.

익히 들었던 것 처럼, 악당이 등장하면 다같이 으쌰! 그래 저놈을 작살내버려!!!란 소리를 지르고
주인공이 승리하면 휘파람을 불고, 박수를 칩니다.

 

영화관람보다 되려 스포츠 관람쪽에 좀더 가까운 느낌이었어요.

노래가 등장하는 신에서는 일어나서 춤을 추는 사람도 있었구요.

 

영화는 무려 2시간 40분정도 길이였는데,

나중엔 끝나는게 아쉬울 정도였어요. (에어콘이여 안녕!)

 

남자주인공 salam khan은 인도의 국민배우라는데, 제겐 왠지 계속 김보성님이 연상되더라구요.

연배가 꽤 있어뵜는데 춤을 생각보다 되게 잘추셔서 놀랬어요.

 

여주인공 asin은 정말 미녀구요. 다소 뻔한 캐릭터를 본인이 가진 매력으로 잘 소화해 낸 것 같아요.

 

나중에 기회가되면 한국어 자막으로 다시 한번 또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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