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를 봤습니다.

 

간략 감상..

 

 

1. 아론 소킨이 데이비드 핀처보다 더 도드라지는 영화였어요. 웨스트윙 하버드-IT 벤쳐버젼 같은. 아론 소킨 팬인 저에게야 땡큐베리감사~

 

 

2. 마크 상찌질..  영화를 보기 전에 읽은 기사에서 '영화의 인트로(에리카와의 데이트씬)'가 영화를 관통하는 핵심격 이미지..라고 감독인지 작가인지가 이야기한 것을 읽었는데,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아요. 천재이면서 속물이면서 대단한 집중력을 가지고 있는 너드 상찌질.  그래도 이런 자질(?)을 가진 사람이니까 그런 대박을 터트리는구나 싶기도.

 

 

3. 여자 외모 비교, 평가에 홀릭하는 일반남성들의 열기부터 '드디어 우리에게도 그루피가 생겼다!'며 기뻐하는 마크와 왈도를 보고 있자니 남자들의 사고패턴을 생생하게 엿본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뭐 과장된 것이려니...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같이 본 아버지의 반응이라던가 극장안의 남자들의 반응을 보고 있자면 딱히 그런 것 같지도 않고;

 

 

4.  그래도 남자는 (너드 찌질이들일지언정) 주체성이라도 있지만 거기 나오는 여자들은 뭥미.  '내가 숀 파커와 잔거야??' 기뻐하는 그 처자들과 같은 풍의 여자들만 도드라지게 전시된 듯.  처음 에리카와 마지막 인턴 에리카는 동일인물 맞나요? 맞다면 더 뭥미인데..아아...

 

 

5. 3, 4 때문에 산뜻하지 못했어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하기에는 창작자의 취향이 많이 들어간 것 같거든요. 아론 소킨 극본은 남, 녀 묘사에 있어서 늘 이렇게 걸리는 부분이 있어요. 웨스트윙에서처럼 페미니즘이나 뭐 그쪽에는 체질적인 거부감도 있는 것 같고..

 

 

6. 왈도 역 배우 잘생겼다!! 스파이더맨 4는 극장에서 봐주겠어!!!

 

 

7. 비지니스 필드에서 성공하려면 원래 마크처럼 뒷통수도 치고 기타 등등 드러워야 성공하는건가요?  스티브잡스도 뒷소문 무성하던데.. 인간적인 도리 지킬 것 지키면서 도덕적으로 존경까지는 아니지만 흠집 잡을 곳 없는 상태로 초대박 난 사업가는 없는건가요?

 

 

8. 보면서 새삼 느낀건.. 전 사람들과 네트워킹 하는걸 정말 못해요. 싫어하기도 하고, 체질적으로 견디지 못하기도 하고요.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는데는 치명적인 성격의 소유자에요.  정말 진심으로 감사하는 것 중 하나가, 한국에 '파티'문화가 거의 없다는 점.  하여간 이 성격 덕에 대한민국에서 활발한 뒷다마클럽에도 발을 못 붙여서, 뒷다마까여도 까이는지 모른다는 장점과, 어느 조직에서든 겉돈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살고 있지요. 뭐 이건 이 것 대로 편하기는 해요. 그래도 어느 정도는 고치려고 노력이 필요하다는걸 느껴요.

 

 

9. 자신이 필 받은 분야를 파고드는 어마어마한 집중력과, 무의식적 본능(여자를 꼬시겠다! 복수하겠다!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다! 등등..정말 속물적으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사실은 정말 인간적인..)에서 에너지를 받아 꺼지지 않고 불타는 열정은 천재들, 혹은 성공한 범인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자질인 듯 싶습니다. 저에게는 둘 다 결여되어 있지요. 음, 영화 보면서 저에게 모자란 부분들이 무엇인기 너무 적나라하게 알게 되어서 서글프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뭐 그랬어요.  새삼 이 영화 캐릭터 묘사의 탁월함을 느낍니다.

 

 

10. 같이 보신 아버지는 그냥저냥 시큰둥... 제가 하도 '찌질하닷 ㅋㅋㅋㅋ' 해대니까, '음..그래. 천재들 중에는 찌질이가 많을수도 있지..' 하셨지만, 미국 넘들은 지네 나라에서만 대박나도 전세계적으로 대박날 수 있다는 것에 배 아프고, IT란게 기존 비지니스와 워낙 다른 문법으로 돌아가니 그것도 어리둥절하신 것 같고, 20대 빌리어네어를 보고 있자니 본인 인생이(-_-) 살짝 서글프고, 옆에 있는 자식새끼와 집에 있는 자식넘을 비교해보니 너무 한심하고(못난 자식이라 죄송;;) 뭐 이런 심정 플러스에...보는 와중에야 영화가 워낙 재기발랄하니 재미있게 보셨지만, 다 끝내놓고 보니 '그래서 결국 이 영화가 하려는 이야기가 뭐냐?' 싶으셨나봐요.  남는거랄까..뭐 그런 손에 잡히는건 좀 없잖아요.

 

 

11. 저는 재밌게 봤어요. 하긴 저야 아론 소킨풍은 그냥 참 좋아하니까요. 생생하고 재기발랄하게 살아있는 찌질한 천재 캐릭터들에, 빠른 대사 폭탄들에... 혹시 다시 보게 된다면 감독님의 느낌도 좀 음미해보려고요. 그러나 누가 보여주지 않는 한 제 돈 내고 또 보러가지는 않을 듯.  소설 사보려고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1260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3150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38854
13917 콜 오브 듀티 : 블랙옵스 시작.. [4] 가라 2010.12.01 1783
13916 [정보] 가슴에 털난분들 확인바랍니다. [8] 무비스타 2010.12.01 2849
13915 박스오피스 1위 죽음의 다섯 손가락 [3] 가끔영화 2010.12.01 2884
13914 [bap] 코엑스 전국대학생재즈페스티벌 / 서울커뮤니티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1] bap 2010.12.01 1386
13913 소말리아 해적 탄생배경... 이런 이유가... [5] 무비스타 2010.12.01 2660
13912 플라미 투 더 문이 원래는 이렇게 부른다는거 아시나요 가끔영화 2010.12.01 1860
13911 이 뮤직비디오 어때요?(조정치_Waltz for Sue) 럭키8 2010.12.01 1394
13910 7,80년대 신나는 디스코 음악이나 롤러장 음악 추천해주십시오!! [11] 말린해삼 2010.12.01 5480
13909 [듀나IN] 영화 아저씨 DVD는 대체 언제 나오나요-_- [5] being 2010.12.01 2103
13908 [자동재생] 애니 오프닝 클리셰 모음 [6] 둘세데레체 2010.12.01 1705
13907 다음블로그로 트위터 백업이라는 걸 해봤는데.... 더 좋은 거 없나요. [3] nishi 2010.12.01 1865
13906 [바낭] 외계인은 있다!! [4] todos 2010.12.01 1909
13905 [듀9] 이층의 악당 [4] 1분에 14타 2010.12.01 2004
13904 2011 Independent Spirit Awards nominations [2] 케이티페리 2010.12.01 1168
13903 고현정, 사인 요청 팬에게 '누구냐 너?' 깜찍 사인 공개 [4] miho 2010.12.01 4928
13902 씨네21 정기구독하는데요 [4] miho 2010.12.01 2271
13901 [동아일보] 90년대 北서 3차례 쿠데타 시도…혼란 극심 (요즘 난리인 그 위키리크스에서 나온 얘기랍니다) [5] nishi 2010.12.01 2434
13900 정신적으로 상처가 된 영화가 있으세요? [34] goldfrapp 2010.12.01 4514
13899 지금 MBC 음식 다큐. [10] mithrandir 2010.12.01 2919
13898 '나의 하류를 지나'를 찾아들으며 [6] 산호초2010 2010.12.01 169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