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취향이라는 게 개인마다 다르니 누구에겐 잘 읽히는 책이 저에겐 안읽히는 현상은 당연히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전문분야를 다룬 책은 더욱 그렇겠지요. 하지만 아무리 그렇게 위로해보려 해도, 당대의 베스트셀러나 고전이 안읽히면 좀 창피하긴 합니다.

 

요즘 유행이라는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는데, 진도가 안나가요. 고등학교 국민윤리 시간부터 시작해서 칸트네 뭐네 하는 사람들 나오면 거부감부터 드는 저로서는 공리주의 어쩌구 하는 부분부터 진도가 멈췄습니다. 나름 근본을 좀 갖추고 사회 현상을 보고 비판해보고 싶었는데, 한계가 있군요.

 

또 경제, 경영 부문에서 꾸준히 추천되고 있는 책인 <천재들의 실패> 역시 그렇습니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까지 끼워서 만들어진 LTCM이라는 헷지펀드의 흥망성쇄를 그린 이 책은, 그 설정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어서 여러번 읽어보려고 시도했습니다만, 번번히 실패했습니다. 특히 부끄러운 것은, 진도가 죽어도 안나가는 이유가, 그 친구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지 이해를 못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ㅠㅠ 뭔 채권간의 금리 차이를 이용해서 뭘 어떻게 했다는데 이게 당췌 뭔 소린지 알 수가 없군요. 학교에서 국제금융시장론 등의 과목을 들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이른바 '고수'들을 볼 때마다 '아, 나도 저들처럼 어려운 것도 많이 읽고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싶습니다만, 현실은 이건 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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