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체류하는 동안 새 시트콤에 재미를 들이기 시작했어요.


'Raising Hope'는 20대 초반의 청년 지미가 갓 태어난 딸을 양육하며 일어나는 해프닝을 담은 가족시트콤입니다.

어리바리하게 하룻밤을 지낸 여인이 아이를 낳고 사형당하는(...) 바람에 아이를 떠맡아 키우게 된거죠. 

지미의 부모님 역시 지미를 일찍 낳아 아직 30대 후반 밖에 되지 않았으며 지지리도 철이 없습니다. 업친데 덮친 격으로 지미 외증조할머니는 치매환자고요. 


이런 '결함있는 황당 가족' 장르에서 보통 제정신인 사람이 가족내에 적어도 한명은 있기 마련인데, 이 시트콤은 주인공도 살짝 모자라요.

좋은말로 하면 순진하고 다르게 말하면 맹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기 머리를 뜯어 씹어먹는 습관도 있지요.


지미 역을 맡은 신인배우 루카스 네프가 굉장히 귀엽습니다. 연기 연습을 많이 했는지 머리카락을 아주 맛있게 먹더군요. 

세 에피소드를 몰아 봤는데 딸역의 아기가 아빠를 굉장히 안 닮은 것 같습니다 -_-



이 영화의 배경이 사우스 캐롤라이나인데, 입천장에 혀를 자주 데고 말하는 특유의 억양이 굉장히 귀엽습니다. 특히 주인공 루카스 네프의 목소리와 참 잘어울려요.  


루카스 네프(Lucas Neff)를 IMDB에서 찾아봤는데 92년생이라고 돼 있어서 많이 놀랐습니다. 나이에 비해 나이들어보여서 그런건 아니고, 싱글대디 역할의 주인공이라기엔 나이자체가 굉장히 어려서요. 3살만 많았어도 더 어울렸을 것 같은데요. 역시 웃는걸보니 소년의 모습이 많이 남아있네요. 정감있는 얼굴이라서 시트콤 자체에 호감이 갔습니다. 몸집이 참 좋은데 살 안뺐으면 좋겠습니다. 



예전에 구니스에 출연했던 마사플림튼이 살짝 이상한 어머니 역할을 카리스마있게 잘 소화하더군요. 앞으로 더 강하게 밀어붙여서 시상식 조연상 후보에 올랐으면 싶습니다. 제이미 프레슬리에게 에미를 쥐어줬던 마이네임이즈얼 제작진이 만들어낸 또 다른 막장 엄마 캐릭터라서 기대가 큽니다. 

 


이 쇼는 가만 보면 ABC사의 The Middle과 약간 비슷한 느낌이 있습니다. 일단 둘 다 플래시백 구성으로 이루어 져있고요. 인물 모두 다들 귀엽게 찌질해서 경쟁적 허세와 열폭에 찌들어 있는 요즘 TV에 따뜻한 안도의 웃음을 주는 것도 닮았습니다.


그나저나 올해 최고 히트작 모던패밀리를 제외한 여타 가족시트콤의 인기가 시들해져서 아쉽습니다. 역사가 오래된 장르다 보니 클리쉐가 반복 돼서 사람들이 슬슬 등을 돌리고 있는 느낌이에요. 그래도 이 시트콤만큼은 다음 시즌까지 순항했으면 좋겠습니다. 폭스 제작, 저렴한 제작비, 비A급 배우진이라는 악조건이라 벌써부터 보는 제가 간당간당합니다. 기발한 설정의 실험적인 쇼도 좋지만 익숙하고 편안한 프로그램들이 주는 웃음의 가치도 잊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그렇다고 모던패밀리가 완전히 참신했냐 하면 그것도 아니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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