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카라 새 앨범의 음원을 구입해서 듣고 있습니다.

사실 그 동안 말로만 카덕카덕거렸지 음원이라도 구입해서 제대로 들어 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만. (그래서 어제부터 누군가에게 말도 못 할 구박을;;)

갑자기 음원을 구입해 들어볼 생각을 하게 된 건 한승연 때문도 아니고 구하라 때문은 더더욱 아니요 니콜 때문은 더더더욱... 음. 레인보우 때문입니다?

A가 첫 인상과 다르게 꽤 괜찮은 댄스곡이라고 생각했고. 마하도 A만큼은 아니어도 꽤 맘에 들고. 그런데 알고 보니 다 같은 작곡가 콤비가 만든 곡들이라고 하고. 이 사람들이 카라의 곡들도 대부분 만든다고 하고. 심지어 처음 들었을 땐 그냥 일본 작곡가에게서 받은 곡인 줄 알았던 카라의 이번 신곡도 이 사람들이 만들었다고 하고. 그래서 호기심이 생기고 어차피 벅스 정액제는 가입되어 있고 뭐...;

 

암튼 그래서 소감은 뭐.

그냥 '아이돌 노래구나' 싶긴 한데, 허술한 듯 하면서 은근히 신경 많이 써서 만든 티가 나는 노래들이군요.

위에 영상을 올려 놓은 with 같은 경우엔 카라 덕후들에게 바치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곡이 아닌가 싶은데...

 

좋네요(...)

 

 

2.

같이 사시는 분과 함께 이번에 원어데이를 통해 지른 H2 소장판을 몰아서 다시 읽었습니다.

덕택에 알게된 것 한 가지. 제 곁에 계신 그 분이 야구 룰을 전혀 모르는 '스포츠 따위 난 몰라요 여자' 이셨다는 겁니다. 배터리가 뭐냐. 노 히트 노 런은 뭐고 퍼펙트 게임은 뭐냐. 콜드? 파울은 뭐야? 도루? 포수가 왜 부인? 기타 등등등. 이 사람. 분명히 올해 플레이 오프 나랑 보면서 꽤 재밌어한 적이 있었는데;

그런데 생각을 해 보니 저 역시 야구 룰은 죄다 만화책으로 배운 경우였더군요. 게다가 지금도 실제 야구 경기보다 야구 만화를 더 좋아하니까 뭐.

 

조금 이상했던 건, 제가 예전에 몇 차례나 반복해서 읽었던 것이 해적판이었던 건지 분명히 또렷하고 기억하고 있는 대사들 중에 표현이 조금씩 바뀐 것들이 있어 살짝 거슬리더군요.  아님 소장판으로 나오면서 번역을 부분적으로 다시 한 걸까요. 엄청 유명한 대사들이었기 때문에 기억이 잘못되었을 리도 없는데...

 

다시 봐도 역시 잘 만든 작품이긴 합니다. 개그도 적절하고 아다치 특유의 심리 표현도 좋고 다 좋아요. 그런데 재밌게 보는 와중에 제가 H2를 터치만큼 좋아하지 못 했던 이유들이 다시 한 번 또렷하게 떠오르더라구요. 히로가 너무 잘 나서 그런지 야구에서든 연애에서든 절실함이 그렇게 와닿지 않더라는 것. 아무리 봐도 히로와 하루카의 관계가 너무 엉성하다는 것. 등등등.

 

역시 누가 뭐래도 제겐 터치가 아다치의 대표작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러프도 H2보다는 좀 더 좋구요.

 

 

3.

체벌 금지 관련해서 한참 대화가 오갔고, 또 최근엔 벌점제에 대한 이야기도 종종 나오고 그랬죠.

오가는 리플들을 보고 있노라면 답답해지던 것도 있고. 또 꼴에 해당 직종 종사자랍시고 손이 근질근질해서 뭔가 적어 보려 했었습니다. 사실은 꽤 여러번;

그런데 쓰다가 쓰다가 쓰다가 매번 그냥 포기했어요. 저 자신부터 도저히 답을 알 수가 없는 문제여서 그런지 내용이 정리가 되질 않아서. 그리고 어떻게 억지로 정리를 해 봐도 결국 등록 버튼을 누를 수가 없더군요. 아마 영원히 못 올릴 것 같습니다. -_-;;;

 

암튼 뭐 벌점제 얘길 하자면, 전 별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사실 벌점제에 대해 (한낱 인터넷 게시판에서 벌어지는 댓글 논쟁일 뿐이라 하더라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논쟁을 벌여서 이게 이슈가 되는 것 자체가 싫어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러다 만약에 그게 무슨 '대세'라도 되어서 학교마다 벌점제 시행하라고 위에서 지침이라도 내려오게 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10대 아이들이 학교를 '못' 다니게 될 테니까요. 엄마랑 다툼이라도 한 번 하고 나면 다음 날은 무조건 결석해 버리는 저희 반 찌질이 1호기. 매일매일 후회하면서도 매일매일 새벽까지 인터넷 붙들고 있다가 아침엔 아예 기절해버려서 맨날 수업 시작 후에나 들어오는 2호기. 그리고 1, 2호기의 친구이면서 지도 1교시 끝나고 온 주제에 2호기가 3교시 시작한 후에야 들어왔다고 맨날 교무실까지 달려와서 신고하는 3호기까지. 벌점제가 시행되든, 아님 그냥 교칙을 엄청 엄격하게 적용하든 간에 이미 유예(=유급)가 되어 있을 거거든요. 그런데 또 이 녀석들이 다른 학생들로부터 격리되어야할 만한 그런 녀석들인가, 하면 아니거든요. 그래서 전 이 놈들이 제발 학교를 다녔으면 좋겠고 졸업을 했으면 좋겠거든요.

 

물론 대안 같은 건 없습니다.

제가 일하는 곳에선 오래 전부터 체벌도 하지 않고 벌점제는 고려도 해 본 적이 없어요. 애들은 당연히 사고 치죠. 싸우고, 삥 뜯고, 경찰서 들락날락, 교사에게 욕하고 막막막.

그렇담 도대체 그런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는고... 하니.

그냥 어떻게든 해 보려고 애를 씁니다(...)

먹혀들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건 알아도,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결국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도, 그냥 어떻게든 해 보려고 삽질을 하는 거죠.

아무리 고민해 봐도 딱히 떠오르는 해결책 같은 건 보이지 않고. 오히려 정답이 없는 문제라는 확신만 점점 강해지고. 그래서 정말 정답이 없는 문제라면, 그렇다면 뭐 그냥 뭐라도 막 열심히 해 보는 수밖에 없잖겠습니까. 결국 최종적으로는 아무 도움도 되지 않을지 몰라도, 최소한 포기해버렸다는 느낌만은 주고 싶지 않으니까요.

 

 

4.

오늘은 이런 날이었다지요. 

 

 

사실 연애할 때도 그렇고 결혼한 후에도 그렇고 이 날을 챙겨본 적은 없어요. 처음 '빼빼로 데이' 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그 황당함과 어이 없음이 아직도 뇌리에 생생하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거부 반응이 일어나서; 발렌타인 데이도 싫고 화이트 데이도 싫지만 적어도 그것들은 대략 꼬꼬마 시절부터 들어오던 '데이'들이라 그렇게까지 거부감이 심하진 않건만. 선생질하면서 학생들에게 이것저것 다 챙기고 화이트 데이에 츄파츕스 하나씩 돌리고 별 짓을 다 했어도 빼빼로 데이만은 챙겨본 적이 없습니다.

 

...챙긴 적이 있었던가? -_-;;

없을 겁니다;

 

암튼 빼빼로 데이가 아무리 싫든간에 빼빼로는 맛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빼빼로를 가장 좋아하시나요?

 1) 원조 빼빼로

 2) 아몬드 빼빼로

 3) 누드  빼빼로

 4) 땅콩 빼빼로

 

전 당연히(?) 2번이라고 생각하고 살았습니다만. 오늘 학생들과 얘기하다가 4번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잠시 판단을 유보중입니다. 4번을 아는 애들이 죄다 4번이 최고라며 찬양을 하더라구요. 땅콩이라. 도대체 이게 언제 나왔는지 원;

 

드셔보신 분들, 정말 땅콩 빼빼로가 아몬드 빼빼로보다 맛있나요. 그럴까요. 정말 그렇게 맛있다면

 

 

 

어째서 이 세트에는 빠져 있냐 이겁니다. 원조, 아몬드, 누드잖아요. 그 어디에도 땅콩 빼빼로 따위의 자리는 없단 말입니다. 맛 있을 리가 없어요!

 

...당연한 얘기지만 염장이나 자랑글 같은 건 아닙니다. 나름 진지한 글이었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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