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의 FM]이 별로였던 이유

2010.10.07 20:46

taijae 조회 수:2479

어제 [심야의 FM]을 봤어요.


같이 봤던 분들도 모두 흡족해 하시고, 주변에 앉았던 분들도 무척 재밌게 보신것 같드라구요.


아, 근데 저는 어쩐지 이 영화에 별로 마음이 동하지 않았어요.


제목처럼 새벽 2시부터 시작하는 라디오 생방송을 배경으로, 라디오 DJ(수애)의 딸을 납치한 유괴범(유지태)의 실시간 지령이 영화의 핵심인데요.


전 자꾸 시간을 계산하게 되더라구요. '뭐야, 저거 이미 30분은 지났겠는데?' 


그러니까 영화 러닝타임은 1시간 40분에 불과하고 내용상으로는 2시간 안에 거의 결판이 나는 것처럼 되어 있지만, 실제 행위에 소요되는 시간들을 계산하면 심각한 오류가 발생한다는 것이지요.


뭐 영화라는게 원래 그런거 아니냐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서도, 이 영화가 만들어낸 서스펜스의 대부분이 바로 그 실시간 라디오 생방송에 달려있다는 걸 생각하면 김이 새는건 어쩔 수 없어요.


[인셉션]이 어쩌면 그런 의미에서 이런 '영화적 시간'에 대해 가장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봉고차가 물속으로 떨어지는 그 짧은 순간이 영화적으로 엄청나게 확대되는 건 인셉션의 세계가 바로 그런 세계이기 때문이지요.


스스로 설정한 규칙들을 영화라는 미명하에 스리슬쩍 무시했을 때는 그에 상응할만한 다른 매력요소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그것도 아닌 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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