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 체험담2

2010.11.01 12:48

난데없이낙타를 조회 수:1378

저는 집에서는 곱게(?) 자랐는데 학교에서는 중학교시절까지 곧잘 맞고 살았군요 ㅠㅠ

체벌의 최초의 기억은 역시 초등학교 입학과 함께 시작됩니다.

학기 때 현재 중간고사 기말고사 같은 것을 봤었는데 전과목 백점이라는 쾌거를 이룩했었습니다.

전과목 백점 맞은 애들은 아무리 초1이라고 해도 한 반에 2-3명 정도였기때문에 나가서 박수를 받으며 그 위용을 자랑했었는데요.

선생님께서 저만 꼭 찝어서 낙타, 너는 자리로 돌아가! 라고 하고 박수를 못받게 하더군요.

그 뒤 1분 늦었다고 따귀를 맞은 적이 있습니다. 지각은 하지 않은 것이 더 좋은 일이나 했다고 맞을만한 일은 아니죠.

왜 따귀까지 맞아야하는지도 몰랐지만, (집에서 한 대도 안맞고 곱게 자랐는데!) 어떻게 대응해야할지는 더더욱 몰랐기때문에

그냥 그런 일이 있었다고만 말하고 넘어갔었어요.

엄마가 그 말씀을 듣고는 당장 다음날 학교에 왔었고 담임선생님께서는 저를 무릎에 앉히시며 원피스 참 예쁘구나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한동안 칭찬도 많이 해주시고요. 촌지를 계속 요구했었지만 끝내 모른척 하시다가(제가 늘 선생님은 왜 나를 발표를 안시켜주는지 모르겠다 이런 말을 자주했대요-_-)

맞으니까 결국 학교에 오신거죠. 학년이 바뀌고도 곧잘 이런 맞음이 지속되었고 머리가 크고 중학교에 갈무렵

부당한 체벌은 엄마가 학교오는 행동과 관련있다는 걸 어렴풋이 눈치챘습니다. 제가 맞았다고 하면 엄마가 학교에 오시고 그리고 그 뒤로는 참으로 예쁨 받고 이 순환구조였거든요.

중학교는 체벌구타로 유명했어요. 결국 추적 60분과 시사매거진을 타고 전국에 방송되는 멍에를 누리더군요.

어쨌든 그 때도 이유없이 많이 맞았습니다. 수업시간에 머리카락을 뒤로 넘겼다는 이유로, 니가 대학생도 아닌데 왜 수업하는데 머리카락을 손으로 넘기냐고...(엥? 이건 무슨 논리? 맞으면서도 의아했어요). 이런식으로 툭하면 학생들을 자주 때리곤 했어요. 정말 극히 일부 교사 몇을 제외하고요. 그 학교 교육방침이 아니였나 싶을 정도로요.

고등학교 때는 이제와 생각하면 교육청에서 내려온 사업이였던 것 같은데요

체벌없는 학교였습니다. 정말 플랜카드로 교문에 걸어놓기도 했고 9시 뉴스 등지에서 체벌이 없이 이렇게 아이들 교육을 잘 시킨다며 나오기도 했었죠.

별명이 ~여대 일 정도로 복장과 두발에도 자유로왔습니다. 그런데 특별히 문제가 더 일어났거나 진학율이 떨어졌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상반된 중고등학교 시절을 거치면서 때리지 않아도 멀쩡히 학교 다니는데 왜 때리나 그런 생각 했었어요.

고등학교 떄 사춘기를 된통 앓으면서 잠시 엇나간 적이 있었는데 그 때도 선생님 말씀과 부모님 말씀을 들으며 다행이 제자리로 돌아왔었고요.

한대 맞는 것 보다 말씀 한 마디가 무섭구나를 꺠닫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아마도 제가 이렇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던 건, 폭력에 대해 길들여지지 않았기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앞서도 밝혔지만 저는 곱게 자랐기때문에 한 대도 안맞은 건 아니고요.

아버지께서 아이들은 말로 하면 알아듣는다는 교육신념이 있어서 안맞았습니다.

서로의 잘못이 이해될 때까지 말씀하셨어요. 어떻게 보면 이것도 아이들에게는 참 힘든 일이긴 합니다. 계속 대화를 요구했으니까요.

다행이도 대화가 강압적으로 또는 니가 잘못했다는 걸 인정해! 이런 방식이 아니였고, 왜 그런 일을 벌였는지 아버지께 납득이 되게 설명을 요구하셨어요.

그 과정에서 오해가 있으면 아버지도 사과하셨고, 말씀드리다 제가 잘못한 게 있으면 제가 반성하고 그런 식이였죠.

그렇기때문에 체벌 그 자체가 받아들이기 더 힘들었고, 여전히 모든 폭력은 폭력일 뿐, 어떤 정당성도 있을 수 없다고, 믿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체벌에 대해서 찬성하지는 않을 거라 봅니다.

일단 마땅한 대안이 없기때문에, 학생들을 관리하는 도구로서, 임시방편이라고 하실텐데요.

이러한 핑계가 체벌(에서 빚어지는 구타까지)을 합리화시키는 이유가 되기만 합니다.

물론 체벌없이 아이들 교육을 어떻게 하냐, 혹은 학부모들도 체벌을 원하는 경우는 어떡하냐는 곤란한 질문도 뒤따르고

니가 교사가 되서 되봐라 그게 말처럼 쉽냐는 마음도 생기실 것 같습니다만,

 

체벌없는 학교가 되는 게 맞는 방향이면 그 방향을 놓고 방법을 강구하는 게 맞겠죠. 결국 체벌을 효용성을 들어 합리화 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은 틀린 방향이니 외국의 사례 아니면 제 모교처럼 그런 사업을 했던 학교의 사례를 들어 대안과 방도를 찾아야죠.

그리고 이러한 체벌없는 학교와 사회를 정착시키기 위해선 학교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합니다.

집과 학교의 괴리로 혼란이 되지 않도록, 그리고 사람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우하고 존중받고 그리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기 위해서요.

 

쓸데없는 잡말이 많았습니다만,

결국 모든 환경에서 노력해야한다는 이야기로...끝맺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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