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글을 쓰기도 전에 혈압이.

이건 정말로 궁금하기도 하고 반쯤은 하소연, 반쯤은 화를 가라앉히기 위해서 쓰기도 하는 글입니다.

 

어머니는 예전부터 제 서랍 속이나 가방 속을 자주 보셨어요.

물론 일부러 뒤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개 가방을 닦기 위해서라든가 서랍 속을 청소하기 위해서라든가,

뭔가를 넣어야 하는데 공간이 부족해서라든가 뭐 그런 여러가지 사소하고도 일상적인 이유들입니다.

예전부터 그랬지만 전 좀 구린(?) 구석이 많은 사람이에요.

옷을 사두고 아, 이건 좀.... 엄마가 보면 뭐 이딴 걸 샀냐고 난리칠 텐데- 하는 생각으로 서랍 속에 숨겨놓는다거나

휴대폰 요금을 연체하고 밀린 지로 용지를 아무렇게나 꽁기꽁기 쳐박아 놓는다거나 뭐 그런 식이죠.

그럼 어머니가 서랍 속을 청소(?) 하시다가 꼭 이런 걸 찾아내시곤 그걸로 저를 잡드리하시는 겁니다.

 

전 예전부터 항상 어머니한테 '서랍이나 내 가방 뒤지지 마셈요' 하고 부탁을 했었어요.

그런데도 이런 사건이 터져서 왜 그랬냐고 하면 저 위의 이유들을 대면서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내가 네 편지나 문자를 엿보는 것도 아닌데, 한집에 살면서 고작 그 정도 것도 보지 못할 이유가 뭐가 있느냐-

이렇게 나오시죠.

그래도 내가 부탁했지 않느냐고 항의하면 넌 내 서랍 다 보면서 난 왜 네 서랍을 못 보냐, 이러신단 말입니다.

나도 엄마가 서랍 보지 말라고 하면 안 볼 거다, 라고 하면 난 너한테 못 보여줄 거 없다 이러시고.

니가 찔릴만한 나쁜 짓을 했기 때문에 그걸 꽁꽁 숨겨두려고 하는 거 아니냐,

그런 짓을 안 하면 그걸 굳이 그렇게 감추려고 할 필요가 없는 거 아니냐, 떳떳한데 뭐가 문제냐 이렇게 나오는데

정말.... 하아, 할 말이 없단 말이죠. 이리 가도 벽이고 저리 가도 벽인 기분이 바로 이런 거겠죠....-ㅅ-

 

저희 집은 얼마 전부터 2인 가족이 되었는데 (+개 한마리) 무언의 약속같은 게 성립이 되어 있어요.

저는 돈을 벌고 어머니는 집안 살림을 하시는 뭐 이런 시스템이랄까요.

투잡을 하기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은 별로 없어요. 그래서 쉬는 날 간단한 청소나 설거지, 개 돌보기 정도는 하지만

대부분의 가사일은 어머니가 맡아서 하십니다.

왜 이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오늘도 터진 저 서랍 사건이 어머니가 제 속옷 서랍을 정리하다가 터진 일이기 때문이에요...;

빨랫감 정리를 하시다가 바로 그 위에 있는 서랍을 열어보셨던가 봅니다.

어머니께서는 그렇게 니 프라이버시를 지키고 싶다면 앞으로 빨래도 청소도, 너에에 관련된 모든 일을 다 네가 알아서 하라고

그렇게 말씀하시는데 사실 저도 그렇게 하고 싶고, 저번에 사건이 터졌을 때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단 말입니다.

기본으로 3일은 방을 숙성시키는 저를 못 참아서 어머니가 미리 청소를 해버리시니까 그게 문제인 거죠...;;;;

 

정말로 궁금해요.

가족들은 정말로 저런 식의 '투명한 관계' 를 맺어야만 하나요? 제가 잘못된 거냔 말입니다;;;

고작 한 사람 누우면 꽉 차는 유일한 저만의 공간을 돼지우리가 되든 말든 좀 내버려둬달라는데 무리한 요구인가요??

결국 뒤져보면 구린 구석이 나오니까 잘못한 저는 저런 식으로 당해도 싼 겁니까?;;

참고로 전 30대 중반이라구요......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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