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살의 여배우 12년차의 이 여배우가 무릅팍도사에 나와서 조곤조곤 이야기를 하는데

 푹 빠져서 들었네요.

 

 사실 괜찬은 여배우 보기 참 어려운 한국영화판에서 배두나는 독보적인 존재라고 그의 초기시절부터 좋아했었어요.

 영화보다 그녀 자체의 미칠듯한존재감을 즐길 정도였구요.

 그런데 제가 그녀의 팬이냐? 아니 그녀에게는 팬이니 머니 이런 것도 별로 어울릴거 같지가 않더군요.

 그건 그녀의 엄청나게 풍부한 감정을 갖고 있어야 마땅한 얼굴에서 뿜어저 나오는 숨막힐듯한 무심함 때문인거 같습니다

 

 영화 괴물에서 화살을 날리고 돌아서는 배두나의 표정, 그 무심함을 누가 해낼 수 있었을까요?

 영화 복수는 나의것에서 비교적 과격한 용공단체 조직원인데 무슨 애들 장난 치는거 같은 연기는 배두나니까 설득력이 있었고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에서 불면 날라가야지 마땅한 풋풋한 어린 청춘들의 그 무겁게 짓누르는 삶의 그늘 그 이중삼중으로 비비꼬인 모순덩어리가 배두나가 없었다면?

 

 오늘은 보니.... 아니 이제 아름다워지기까지 하려는거에요.

 그냥 만년 소녀(사실 데뷔때부터 더 이상 소녀가 아니었음에도)일거 같았던 배우가 후리훌쩍 내적으로 성숙하여 그것이 외면으로 분출이 되는걸 보는

 그저 흐믓해하면서 보았네요.

 

 초반에 노출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하고 대꾸를 하던 배두나의 오른쪽 눈가가 순간 떨리는거 보신 분 게신가요?

 그런 섬세한 내면의 결이 무심한 분위기에 살짝 덮여져 있어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배우입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감독과 영화를 만나 더 좋은 연기를 보게 되길 기대합니다.

 

 

 

 * 옥의 티 : '거장'이라는 말이 예능프로에서 와서 고생을 하네요.  싸구려가 된거 같다구요.

                    봉준호와 박찬욱이 좋은 감독이라는걸 굳이 부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네들 앞에서 거장이라고 칭했다면 그 두 양반은 아마도 구토를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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