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월스트리트 2를 보고 왔습니다.

 

(이하 문단 스포일러 포함)

 

1편만큼 제대로 빠진건 아니지만, 그건 이 영화가 고민하는 문제가 너무 크고 복잡한 문제인데다, 그것에 대한 해답은 그 누구도 쉽게 내리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이해하고 넘어가고 말랍니다. 이 영화에서는 탐욕으로 물든 금융계가 경제를 집어삼키는 이 세상의 혼동에 대해 '가족'을 해결책의 일부로 제시하고 있어요.  샤이어라보프의 커리어가 꼬여 보통 영화라면 술마시고 인생 포기한 듯 망가진 주인공이 등장해야 할 신에서 그는 상황이 힘들어지면 질 수록 오히려 게코의 귀여운 (진짜 귀엽 >_<) 딸과 더 가까워지며 행복을 키워가요. 그에게 아버지와 같은 존재가 비참하게 죽었던  날 그녀는 청혼을 승락하고, 회사(와 미국 경제)가 망하던 날 그녀의 임신 사신을 듣고 기쁨의 키스를 나누고..뭐 이런 식이에요.

 

 그래서 영화는 서브프라임이 터지기 직전 게코가 한 연설인  '너희들은 닌자 세대다. 직업도 없고 자산도 없고 미래도 없고..(운운..)'하는 잔혹하고 현재 진행중인 현실을 우아하고 냉정하게 파고 들어가는 대신, 지성과 진보적인 정신과 인간미를 놓지 않은 젊은 녀석들, 월가에 근무하지만 미래를 위해 대체에너지에 돈줄을 돌려보려는 청년과, 탐욕의 화신인 아버지의 딸로 오히려 극렬좌파(라기엔 역시 미국 수준이지만..) 웹진을 운영하고 있는 처녀, 탐욕과 투기로 타락한 그네들의 부모님의 뒷치닥거리까지 하는, 세상에 무언가 생산적인 것을 보태고 있는 건전한 젊은 녀석들의 싱싱함을 영화 전반에 깔아놓아요. (심지어 가진 돈까지 1억달러나 된다능!!!!! 이것이야말로강남좌파의극한의경지아니던가!) 물론 현실과 그에 대항하는 젊음의 이야기가 제대로 섞인 것 같지도 않고, 그래서 가장 빛나는 게코의 캐릭터도 좀 이상해졌고, 영화의 깊이도 얕아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영화 자체는 좀 더 보기 편안하고 싱싱해졌어요.  물론 저희 어머니는 '젊은애가 한건 할 줄(돈 많이 버는걸로-_-) 알았는데 결국 암것도 안하네?' 하고 시니컬해하셨지만...(그린에너지에 투자했쟎..;;)

 

하긴 샤이어라보프 캐릭터가 '복수'이상으로 좀 더 크게 움직였다면 영화가 훨씬 생동감있었을 것이라는데 저도 동감하지만, 이 영화는 '게코의 영화' 같으니까...(라고 하지만 그 CD한장에 넘어가는 할아버지 포스만은 좀 ㅠㅠ)

 

(스포일러 끝..)

 

 

영화 편집이나 영상이나 등등은 역시 거장의 향기가 났습니다. 중간에 '(투자자로서의) 중국도 놓치고..그러다가 한국도 놓쳤어!!' 하는 대사를 들으면서는 '부인이 한국인이라고 한국 참 잘 챙겨주는 감독님 쌩유~'라고 생각...(이라고 하기에는 그 맥락에서 중국 한국은 이미지가 뭔가 자신들 시스템 밖에 존재하는 돈 많은 괴물 이미지인지라-_-;;)

 

 

 

2.

 

아..올리버스톤 감독님에 대한 질문은요..

 

이 분, 영화 만드는 스타일이 혹시 사전 준비를 철저히하고 실제 영화와 사전 준비가 많이 일치하시는 대신, 실제로는 최종본보다 훨씬 많이(보통 감독들도 그러시겠지만, 그러니까 평균보다 훨씬 많이..) 찍어놓고 나중에 많은 편집을 통해 이야기를 이어만드는 스타일이신가요? 알렉산더도 그렇고 이번 영화도 그렇고... 감독이름을 의식하면서 보고 난 후 올리버스톤 감독님 영화는 둘 다 그런 느낌이에요.. 이야기도 많고 풍성한데 뭔가 통일성이나 큰 흐름의 맥이 좀 약한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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