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나왔구요. 에피소드는 여덟개이고 편당 32분쯤 돼요.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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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토프 발츠. 그거슨 이 드라마의 시작이자 끝, 대략 거의 모든 것입니다. ㅋㅋ)



 - LA였던 것 같은데. 암튼 커다랗고 쓸 데 없는 공간 낭비가 참 많아 보이며 또 쓸 데 없이 멋부린 유리 계단이 이어지는 게임 회사 건물입니다. 초딩 또래로 보이는 아이들이 견학을 왔고 곧 주인공이라는 게 밝혀질 사장 비서가 애들을 안내하다가 창업자 겸 사장실로 안내해요. 애들이랑 사장을 두고 내려와서 절친이랑 잠깐 잡담 중인데, 갑자기 번쩍 하는 섬광과 함께 총 소리가 울립니다. 달려가 보니 견학 온 초딩 중 한 명이 사장을 총으로 쏴 죽여 버렸네요.


 당연히 다들 패닉에 빠지고, 이 회사는 망했구나... 하는데 한밤중에 그곳에 수트케이스를 든 수상한 할배가 나타납니다. 사장이 생전에 자기랑 컨설팅 계약을 맺었대요. 사장이 죽어도 그 계약은 유효하기 때문에 이제부터 자기가 이 회사를 운영하겠답니다. 괴앵장히 수상하지만 계약 서류를 보면 틀림이 없고. 하지만 그 '컨설턴트'는 당연히 부임 첫 날부터 기행을 시작하는데, 그게 단순한 미친 놈 같은 게 아니라 사람 몇 정돈 죽여도 눈썹 하나 까딱 안 할 것 같은 류의 기행들인 게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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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단독 주인공은 분명히 이 분이긴 하고. 또 캐릭터도 잘 소화해줍니다만. 빌런과 그 배우님의 존재감이 심히 강력하여...)



 - 일단 아마존 프라임은 이 시리즈의 장르를 코미디, 서스펜스, 드라마라고 정의하고 있고 간략하게 썸네일로 보일 땐 '코미디'만 보이거든요. 이러시면 안 됩니다. ㅋㅋㅋ 이 시리즈가 코미디라는 건 마치 박찬욱이 '나는 복수는 나의 것을 코미디로 생각하고 만들었는데?'라는 것과 비슷합니다. 코믹한 요소가 없는 건 아닌데 그래봐야 썩소가 나오는 블랙 코미디이고, 그마저도 많지 않은 가운데 드라마의 진짜 장르는 호러에 가까운 스릴러에요.

 저 미친 '컨설턴트'가 행하고 요구하는 수많은 기행들에 비서 일레인과 개발자 크레이그가 말려들어 개고생을 하며 살아남으려고 몸부림치고, 몰래 맞서 싸우고, 그러다 물들기도 하고. 뭐 이런 내용이 주를 이루고요. 그 과정에서 온갖 쇼킹하고 자극적인 사건들이 매 에피소드마다 벌어지고 그래요. 특히 그 '컨설턴트'님은 참 비밀이 많으신 분인데, 까면 깔수록 점점 더 괴상해지는 그 분의 정체 탐구가 또 이야기에서 중요한 기둥을 이루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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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스런 코털 제거 장면!!!)



 - 일단 재밌습니다. 계속해서 벌어지는 괴사건들은 그 임팩트가 보는 사람의 흥미를 붙잡아 놓기에 충분하구요. 늘어지는 것 없이 속도감 있는 전개도 좋고. 또 기본적으로 긴장감이 상당합니다. 계속 말하지만 이 컨설턴트님은 정말 당장 뭘 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자유롭게 괴상한 분이고 또 무슨 일을 저질러도 어색하지 않을만큼 초월적 능력자이셔서요. 당장 다음 장면에서 벌어질 일을 예측할 수 없는, 뭐 그런 재미가 끝까지 유지됩니다.


 ...그렇습니다만. 다 보고 나서 굉장히 할 말이 없는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내가 지금 뭘 본 걸까.' 라는 생각을 정말 진지하게 하게 만들어요.

 왜냐면 이야기에 선명하게 보이는 흐름이나 컨셉이 없어요. 처음엔 권위적 기업 문화에 대한 풍자인가? 싶은데 이야기가 딱히 그런 쪽으로 안 흘러가구요. 게임 산업, 혹은 미국 IT 스타트업 회사들에 대한 비판인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 보다보면 또 그거랑 거리가 많이 멀구요. 현실적인 디테일도 없는 건 아니지만 그보단 과장되고 이상한 내용 전개로 계속해서 달리는 가운데 결말을 보고 나서도 읭? 스런 느낌만 남습니다. 어쩔. 정말 이런 느낌의 드라마에요. ㅋㅋㅋ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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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 와서 비호감 부장님 연기 같은 거 하셔도 되게 잘 하실 듯.)



 - 우리 '컨설턴트'의 그 괴상한 캐릭터와 그 역을 맡은 크리스토퍼 발츠가 해냈습니다.

 대체 어쩌자는 놈인진 모르겠지만 그냥 캐릭터 포스가 쩔어요. ㅋㅋㅋㅋ 그래서 계속해서 뭔가 속는 기분인데도 쭉 보게 되더라구요.

 사실 각본상으로는 캐릭터를 되게 잘 빚어 놓았다... 고 말하기 좀 그렇습니다. 애초에 설정이 도무지 정체도 알 수 없고 의도도 알 수 없는 혼돈 그 자체 캐릭터인 건 맞는데. 일관성 있는 입체적 캐릭터라고 봐주긴 영 무리구요. 그냥 이런 것도 하고 저런 짓도 하는 두서 없고 괴상망측한 인간 재난 캐릭터에 가깝거든요. 어지간해선 이게 작품의 단점이 되어야 하는데, 그걸 우리 발츠 아저씨가 근사하게 살려냅니다. 그냥 보다 보면 '알 수 없는 신비하고 위험한 캐릭터'라는 느낌이 들어요. 배우의 연기력과 카리스마가 그걸 어떻게든 하나로 엮어낸 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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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 이렇게 대놓고 나쁜 놈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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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막 상냥한 멘토처럼 굴어도 어색하지가 않습니다. 긴장감도 그대로 유지되구요.)



 - 각본도 나름 머리를 써서 잘 해낸 부분이 있긴 합니다.

 배우빨로 엮어냄을 당했(?)다고 해도 어쨌든 일단 그렇게 캐릭터를 납득하고 보면 이 '컨설턴트'가 벌이는 짓들은 상당히 흥미롭고 재밌거든요. 그리고 이 양반의 정체를 캐내기 위해 두 주인공이 벌이는 모험담도 나름 긴장감이 꽤 좋구요. 따져보면 구멍도 많고 또 앞서 말했듯이 '그래서 어쩌라는 건데?'라는 생각도 많이 들지만, 어쨌든 일단 시작하면 끝까지 달리게 만드는 힘은 상당합니다. 에피소드 길이가 짧은 것도 한 몫 했지만요.

 다만... 아무리 그래도 결말까지 다 보고 나면 다시 한 번 그런 생각이 매우 크게 뇌리에 남긴 합니다. 그래서 어쩌라는 건데. ㅋㅋㅋ 막 벌여 놓는 건 되게 잘 했는데 수습을 잘 하는 이야긴 분명히 아니었... 지만 그마저도 캐릭터빨, 배우빨로 상당 부분 커버가 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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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이야기상의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이 두 분이라는거. 발츠 얘기만 해서 죄송합니다 배우님들. ㅋㅋ)



 - 뭐 더 얘기할 게 없어요.

 능력자 배우가 혼자서 다 해먹는 작품 구경하는 거 즐기는 분들이라면 보세요. ㅋㅋ

 일단 크리스토프 발츠의 팬이라면 반드시 보셔야 합니다. 어쩌다 보니 이 분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 버린 '유럽에서 온 사이코' 역할을 또 한 번 맡은 거긴 한데, 그 중에서 거의 역대 최강급의 포스를 뿜어내거든요. 개인적으론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이후로 최고였다고 느꼈구요.

 또... 보는 내내 계속 낚시질 만선을 유지하면서 끝까지 흥미만 충분히 유발해준다면 마무리는 좀 무책임해도 좋아. 라는 분들께서 보시면 되겠습니다. ㅋㅋㅋ 다 보면 아시겠지만 시즌 2가 나올 내용도 아닌데 뭐가 안 풀리고 끝나는 게 많아요. 

 암튼 그렇게 만듦새만 놓고 말하자면 애매한 물건임에도 그냥 집중해서 끝까지 잘 봤습니다. 혹시 관심 가시는 아마존 프라임 유저분이 계시다면 그냥 한 번 틀어보세요. 어차피 볼 것도 없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 이 정도면 보배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ㅋㅋㅋ 잘 봤어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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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하나 잘 캐스팅하면 드라마 칭찬 받기가 이렇게 쉽습니다? ㅋㅋㅋ)




 + 드라마 시작과 함께 총 맞아 죽는 회사 창업자가 한국인입니다. 이름이 '상우'인데 괴상하게도 극중 인물들이 모두 그 양반을 '미스터 상(발음은 '생')'이라고 불러요. 으음...; 암튼 뭐. 덕택에 크리스토프 발츠의 괴상하기 짝이 없는 한국어 연기를 종종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ㅋㅋ



 ++ 극중에서 발츠가 맡은 컨설턴트 캐릭터는 모든 게 다 비밀스러운 존재입니다만. 아마도 러시아에서 온 듯? 이라는 설정이거든요. 가만 보면 냉전 체제 이후로 미국 영화에서 러시아가 가장 착취 당하는 시즌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말 툭하면 러시아가 문제더라구요 요새 드라마, 영화들은. 



 +++ 스포일러 파트입니다.


 끝까지 정체는 밝혀지지 않습니다만. 여러모로 우리 컨설턴트님은 초자연적 존재인 듯 합니다. 보수 한 푼도 안 받고 이 일을 계속 하고 다녔는데 재력이든 뭐든 만렙인 것도 그렇고. 묘하게 사람들을 홀려서 정신줄 놓고 따르게 만드는 상황도 몇 번 나오구요. 결정적으로 막판에 밝혀지는 바에 따르면 온몸의 모든 뼈가 금으로 되어 있거든요(...)


  암튼 이 분의 정체를 열심히 캐고 다니는 2인조, 일레인과 크레이그로 말할 것 같으면. 시종일관 컨설턴트에 맞서고 비밀리에 약점을 찾아다니고 그럽니다만. 결국 일레인은 조금씩 조금씩 나쁜 물이 들어서는 막판엔 나쁜 짓들도 많이 저지르구요. 근데 그렇게 도덕성 리미터를 해제한 덕에 능력치가 레벨업을 해서 마지막엔 회사의 CEO가 됩니다. 반면에 크레이그는 여차저차 하다 보니 본의가 아니게 자신과 약혼자 관계의 문제를 깨닫게 되고, 파혼 및 작별을 하게 됩니다. 근데 이게 우리 컨설턴트님이 처음부터 꾸준히 던졌던 조언이라는 거.


 컨설턴트님은 막판에 화가 머리 끝까지 난 크레이그의 해머로 유리 바닥 부수기 공격 때문에 높은 2층에서 바닥으로 낙하하며 발가락 하나를 잘려요. 그러고 숨도 안 쉬고 누워 있었던 것 같은데, 마지막 장면에 멀쩡히 잘 살아 있는 걸로 나옵니다. 그러고 회사를 찾아 혼자서 감회에 젖은 표정으로 둘러보고는 정중하게 절을 하고 다음 타켓(...)을 향해 떠나가요.


 아. 참고로 우리 컨설턴트님이 원래 회사 사장인 상우씨와 맺었던 계약은 이런 거였습니다. 난 니 회사가 곧 파산할 상황인 걸 알고 있다. 하지만 난 회사를 살리고 니 이름을 길이 남게 해줄 수 있지. 다만 그러려면 니가 얼른 죽어야 하는데... 

 그래서 상우는 죽었고. 회사는 막판에 발표한 새 게임으로 대박이 났죠. 게다가 해석하기에 따라선 일레인과 크레이그 모두 자신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인생을 살게 된 것이니 우리 컨설턴트님은 딱히 빌런도 아니었던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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