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입원 4일째 입니다.

야식으로 먹으라고 가져다 놓은 미역국하고 밥 한그릇이 안넘어가요.

갑자기 혼자 있으려니 울컥해서 눙물이....ㅠㅠ

 

일요일에 아가가 태어났어요.

태어난게 아니라 몸에서 뽑아갔어요. ㅠㅠ

 

새벽 4시에 갑자기 하혈을 심하게 해서 응급실에 갔더니 1시간도 안돼서 수술을 하자고 하더군요.

하필 남편은 지방 출타중.

친정 엄마랑 같이 자고 있었는데 집에 혼자만 있었으면 아마도 -_-;;;; 무슨 일이 있었겠죠.

살면서 수술이라곤 해본적이 없어서.......수술 준비하는데 왜 그렇게 무섭던지.

자궁유축이면 자궁을 들어낼 수도 있다는 의사 말에 엄마도 겁을 먹고..

저는 남편 얼굴도 못 보고 수술 들어가는게 너무 무서워서 질질짜고.

지금 생각하니까 어떻게 견뎠는지, 떠올리니 또 눙물이 ㅠㅠㅠㅠㅠㅠㅠ

 

다리가 후들거리는데 어떻게 들어가서 애기가 20분 만에 나오고 저는 1시간 만에 나왔어요.

태반 안좋다고 쉬라고 하는 걸 대충대충 쉬고 그랬더니 태반이 떨어질랑 말랑....하는 상태였데요.

그것도 모르고 저는 밤에 그냥 조금 아픈줄로만 알았지요.

병원에 있어보니 임산부들은 조금만 아파도 안움직이고 침대에 누워만 있는게 정석이라더군요.

화장실만 왔다갔다 하더라구요.

나도 저렇게 할 걸. 좀 만 더 뱃속에 가지고 있었으면...하는 생각에 애기한테 너무 미안.

 

애기는 33주 2.1키로로 인큐베이터 가서 인공호흡기를 이틀간 끼고 있다가 지금은 이틀동안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답니다.

 

전 한 것도 없는데...뭐 해 준 것도 없는데 어찌나 이쁘게 태어났는지 -_-;;;;;;;;;;;;;;

친정엄마는 완전 손녀가 맘에 드셨는지 자나깨나 손녀얘기 버닝중.

민망한 저는 속으로만 좋아하고 있답니다.

남편은 나랑 똑같이 생겼다고 웃겨 죽겠답니다.

뱃속에 있을 때 더 이뻐해 줄 것을.

그래도 건강한거 보니까 기분이 매우 흐뭇하고, 눈에 아른거리고, 얼른 꺼내서 품에 안고 싶고 그렇네요.

잘 나와주어서 정말 다행.

 

항생제를 심하게 놔야 될 정도로 자궁에 염증과 유착이 좀 심해서 모유도 못 먹이고 있어요.

그래도 젖은 돌아서 가슴이 돌덩어리가 될 정도-_-;;;;

이거 아무나 하는 거 아니네요. 너무 아파요 으흑흑.

듀게의 어머님들 존경합니다.

 

원래 혼자 잘 안있는데 엄마가 집에 밥가지러 간 사이에 듀게 들어와 글 쓰고 갑니다.

갑자기 뭔가 기분이 이상야릇해서요....ㅎㅎ

힘내서 야식 온거 먹어봐야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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