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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단단히 먹고 읽었는데 실컷 웃지만 눈에서 눈물이 나는 개그들을 보다가, 결국 한 번 터트리고 말았어요.

눈물나는 요소요소가 꽤 많지만, 그래도 울기엔 좀 애매해서, 웃기에도 애매하지만, 울지 않다가 중반에 한 번 터졌습니다. 

바로 '다행이야, 나는 꿈이 없어서' 라는 부분이요. 가난하지만 꿈을 꾸는 인물의 동생이 형에게 한 말입니다. 집에 딱지가 붙고 가난의 굴레에서 도무지 벗어날 길이 없어보이는데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등록금을 벌려고 애쓰는 형을 보면서요. 나무라는 것도 아니고 탓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자신까지 꿈이 있지 않은 것에 대한 비참한 안도입니다. 보면서 가난은 꿈꾸는 것마저도 불행이구나, 싶어서 많이 울었습니다. 가난이란 꿈꿀 수 없어야 하는 인생인가 싶어서 터져나오는 울음을 감당할 수가 없더라구요.

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개인화 시키며 그 인생을 저당잡고 사는걸까요.

가장 가슴 아픈 대목은 바로 성질조차 내지 않는 학생에게 '그래 가진 게 없으니 성질도 없어야지'라고 하는 부분입니다.

이게 바로 가난한 사람에게 한국사회가 요구하는 인간상이라는 것을 알기때문에 더 가슴 아팠습니다.

가난한 것까지 서러운데, 국가에서 아무 보장도 안해주는데, 성질조차 내지 않아야 하죠.

어른도 힘이 없다고 최규석은 말하지만 어른이 아니라 가난은 힘이 없는 거겠죠.

많은 질문을 하게 하는 만화책입니다. 답이 없는 게 아닌데 답이 요원해 보이는 질문들이요.

그래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그게 이땅에서 사는 어른으로서 최소한의 의무가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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