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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스]

 [빅 쇼트]의 감독/각본가 애덤 맥케이의 신작 [바이스]는 미국 부통령 딕 체니에 관한 영화입니다. [빅 쇼트]처럼 [바이스]도 소재를 이리저리 돌리고 굴리면서 코미디를 하려고 하는데, 유감스럽게 결과물은 산만하고 얄팍한 편입니다. 체니에 대해 비판할 점들은 많이 있기는 하지만 너무 많은 걸 하려고 하다 보니 중심을 간간히 잃곤 하거든요. 운 좋으면 다음 달에 오스카를 탈 수 있을 크리스천 베일을 비롯한 출연 배우들 연기는 볼만하지만, 이들의 좋은 연기를 더 잘 활용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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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의 주 무대는 18세기 초 영국 왕실 궁전입니다. 앤 여왕의 총애를 받아온 말보로 공작부인 사라 처칠은 병약하고 통치에 별 관심이 없는 여왕 뒤에서 권력을 휘둘러 왔는데, 그녀의 가난한 사촌 애비게일 힐이 궁전에서 일한 지 얼마 안 되어 우연한 계기로 여왕의 관심을 받게 되면서 그녀의 입지는 점점 흔들려져 갑니다. 영화는 여왕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 두 여인들의 권력 다툼을 건조하게 그려가면서 날선 웃음을 선사하고, 곧 오스카 후보에 오를 올리비아 콜맨, 엠마 스톤, 그리고 레이첼 바이스의 3중주 연기도 근사하기 그지없습니다. 란티모스의 전작들처럼 냉정하지만 상대적으로 덜 불편한 편입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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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미라이]

 호소다 마모루의 신작 [미래의 미라이]를 보는 건 좀 따분한 경험이었습니다. 좋은 순간들이 여럿이 있기 했지만, 정작 이야기와 캐릭터 면에서는 단조롭고 심심한 가운데 같은 메시지를 계속 되풀이하기만 하니 시계를 자주 쳐다보곤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바로 그 다음에 본 [언더독]이 더 나았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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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독]

 [언더독]의 예고편을 보면서 어떤 애니메이션 영화인지 짐작이 어느 정도 갔는데, 결과물은 제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잘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익숙한 이야기와 캐릭터들을 나름대로 잘 굴려가면서 여러 멋진 순간들을 제공하는 가운데, 웃음과 감동도 적절히 배합되어 있거든요. 앞으로도 이처럼 좋은 국내 애니메이션 영화들이 계속 나오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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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They Had]

 [What They Had]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두고 갈등하는 두 자식들과 그들의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자식들은 어머니를 요양원에 보낼 걸 고려하지만, 심장 문제에도 불구하고 아내를 끝까지 돌보려고 하는 아버지는 이를 반대하고, 영화는 이들이 이 상황 속에서 대립하고 고민하는 모습을 담담하게 그리면서 작은 감정적 순간들을 자아내지요. 소박하지만 의외로 꽤 찡한 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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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ate U Give]

 앤젤라 토마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The Hate U Give]의 주인공 스타 카터는 어느 미국 도시의 한 흑인 빈민 동네에 사는 여고생입니다. 좋은 부모님 덕택에 그녀는 그 동네 고등학교 대신 다른 동네의 좋은 사립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두 다른 세계들 사이에서 나름대로 균형을 잘 잡아왔지만, 우연히 자신의 어린 시절 친구가 경찰 총격으로 사망하는 것을 목격한 뒤 그녀는 자신의 사회적/인종적 위치에 대해서 전보다 더 고민하게 되지요. 간간히 작위적인 순간들이 있긴 하지만, 영화는 스타가 겪는 고민과 갈등을 진솔하게 그려가고 있고, 아만들리 스텐버그와 다른 출연 배우들의 성실한 연기도 여기에 한 몫 합니다. 한마디로, 같은 해 나온 [Blindspotting]과 [Monsters and Men]처럼 여러모로 생각해 볼 거리가 많은 좋은 영화입니다. (***)


 P.S.

 각색자인 오드리 웰스는 영화가 미국에서 개봉하기 직전 암으로 세상을 떠났지요.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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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xit]

 영국 TV 영화 [Brexit]는 제목에서 보다시피 2016년 영국 유럽 연합 회원국 국민투표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예고편을 봤을 때 영화가 너무 일찍 만들어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결과물은 꽤 재미있습니다. 영화는 기존 캠페인 방식을 버리고 온라인 데이터와 SNS에 올인해서 놀랄 만한 성과(?)를 이끌어낸 탈퇴 캠페인 팀에 관한 이야기인데, [머니볼]이나 [소셜 네트워크] 수준까지는 아니어도 디지털 기술의 사회적 여파에 대한 드라마로써 영화는 흥미진진한 편이고, 베네딕트 컴버배치도 이야기의 중심으로써 든든하기 그지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야기가 현재진행형인 걸 고려하면 속편이 나오지 않을까 싶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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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ze]

 이든 호크가 감독한 [Blaze]는 미국에서도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은 컨트리 가수 블레이즈 폴리에 관한 전기 영화입니다. 영화는 폴리의 아내였던 시릴 로젠의 회고록 [Based on Living in the Woods in a Tree: Remembering Blaze]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결과물은 최근 국내 개봉한 [레토]만큼 재미있는 편입니다. 주인공의 일생과 경력을 느긋하게 둘러보면서 영화는 여러 좋은 음악 연주 장면들을 제공하는 가운데, 주연 배우 벤 디키와 알리아 쇼캣의 꾸밈없는 연기도 훌륭합니다. 담백하지만 생각보다 여운이 많이 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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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y Erased] 

 개러드 콘리의 회고록을 극화한 조엘 에저튼의 신작 [Boy Erased]는 같은 해 나온 [카메론 포스트의 잘못된 교육]과 자동적으로 비교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후자처럼 전자도 게이 재활 센터를 소재로 하고 있는데, 후자가 레즈비언 주인공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한다면 본 영화는 게이 주인공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지요. 후자에 비해 본 영화는 덜 개성적인 편이지만, 우직한 이야기 전개를 통해 나오는 감정적 힘은 상당한 가운데 루카스 헤지스를 비롯한 출연 배우들의 연기도 좋은 편입니다. 좀 얌전하지만 여전히 충분히 볼만한 기성품입니다. (***) 


 P.S. 

 주인공의 부모로 나오는 니콜 키드먼과 러셀 크로우는 본 영화로 처음으로 같이 공연하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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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angi/Maya/M.I.A.]

 작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월드 시네마 다큐멘터리 특별 심사위원상을 받은 [Matangi/Maya/M.I.A.]는 스리랑카 출신 영국 힙합 뮤지션 M.I.A.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다큐멘터리는 M.I.A.가 직접 찍은 비디오들을 비롯한 여러 자료 영상들을 바탕으로 그녀의 인생과 경력을 이리저리 조명하는데, M.I.A.에 관해 그리 많이 알지 못하는 저도 꽤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좀 더 중심을 잘 잡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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