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어 놓고 보니 제 글 치고도 역대급으로 산만한 글이라 알아 먹기가 힘들어서 미리 세 줄 요약하고 시작합니다.

 1. 메타크리틱 극혐!!!

 2. 빠질은 팬들 커뮤니티에서만. 민폐 자제염.

 3. 게임판은 아직도 갈 길이 멀어염.

 


- 배경 지식이 없는 분들을 위한 간단한 설명.


 게임판에서 그냥 아이돌급으로 추앙받는 일본인 제작자 '코지마 히데오'라는 양반이 있습니다. 이 양반의 대표작을 들자면 메탈기어솔리드 1과 메탈기어솔리드2, 메탈기어솔리드3과 4와 메탈기어솔리드5가 있구요. (사실 아주 먼 옛날 다른 게임들이 있긴 한데 자세히 따져 보면 이 양반이 정말로 본인 능력껏 자기 맘대로 만든 건 이 게임들만 쳐도 틀리지 않습니다) 몇 년 전에 자기가 일하던 회사와 불화를 일으켜서 좀 굴욕적인 모양새로 쫓겨났죠.


 게이머들과 게임 언론들의 이 양반에 대한 사랑이 어느 정도인가 하면, 지난 번 작품이었던 '메탈기어솔리드V: 팬텀페인'은 제작사와의 불화로 완성을 못 하고 쫓겨나는 바람에 미완성인 상태로 그냥 발매가 되었는데, 웹진들이 이 미완성 제품에 100점을 부어대서 메타 크리틱 93점에 등극해 버렸어요. 명백하게 정치적인 의도 & 팬심에 의한 평가들이었지만 그걸 지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죠. 

 (여담이지만 저도 저 게임의 엔딩을 봤는데, 미완성이라는 점을 애써 외면하고 보더라도 단점이 참 많습니다. 여기에다 만점 준 놈들은 다 업계에서 추방해버려야합니...)


 암튼 쫓겨난 후론 자신을 따라온 핵심 인력들로 팀을 꾸리고 소니와 이런저런 곳에서 지원을 받으며 새로운 게임을 만들고 있었는데 그게 바로 제목의 '데스 스트랜딩'입니다. 



매즈 미켈슨, 레아 세이두, 노먼 리더스 같은 비싼 배우들을 데려다 모델링을 하고 직접 연기까지 시키며 나름 호사스럽게 만들고 있었고. 억울하게 탄압 받던 우리의(?) 히어로가 자유롭게 본인 비전을 맘껏 펼치며 만드는 게임!!! 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의 기대치는 이미 성층권을 돌파하고 있었으며... 발매를 1주일 앞둔 어제 드디어 엠바고가 풀리고 게임 리뷰가 공개되었죠.



 - 결과는 되게 난감했습니다. 지금 게이머들 커뮤니티 분위기는 거의 혼돈의 카오스.


 이게 게임 쪽은 메타크리틱에서 점수 인플레가 심해서 명작 소리 들으려면 기본적으로 90은 넘어야 하고 80대 초반 정도만 되어도 '그냥 평작 수준' 소리 듣는 게 평소 분위기였거든요. 그런데 지금 현재 이 게임이 84점이에요. 우주 갓겜이 되어서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과 어깨를 나란히 할 거라 믿었던 팬들은 멘탈이 무너져 내리고 유난히 점수를 낮게 준 웹진들을 찾아서 극딜을 넣... 으려고 했는데 그게 잘 안 됩니다. 점수를 낮게 준 웹진들이 많아서 공격 대상을 특정하기가(...)


 하지만 어쨌거나 84점이면 준수한 점수인데, 문제는 희한하게도 100점 만점을 준 웹진들이 유난히 많다는 겁니다. 그런데 평균은 84잖아요? 그러니까 점수를 낮게 준 웹진들도 그만큼 많습니다.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리는 거죠.

 그리고 여기에서 결정적으로 웃기는 건, 점수를 낮게 준 웹진이나 잘 준 웹진이나 평가 내용을 읽어보면 거의 똑같은 얘길 하고 있다는 거에요. 

 독특한 게임 시스템, 온라인 도움 요소는 재밌음. 그래픽 좋음. 근데 메인 미션이나 서브 미션이나 다 똑같은 방식이라 반복적인데 플레이타임이 너무 길어서 지겨움. 스토리는 쓸데없이 난해해서 이해 불가. 오픈월드인데 세상이 그냥 텅 비어 있음. 독창적이고 특이한데 재밌다고는 말 못 하겠음... 같은 이야기를 모두가 똑같이 해요. 그런데 어떤 곳은 '그래서 70점'이고 다른 곳은 '그래서 100점'이라는 거죠.


 그리고 그렇다보니 오히려 100점을 준 곳들이 욕을 먹고 있습니다. 100점이란 건 말 그대로 완벽하단 얘긴데, 리뷰어 스스로 단점을 주루룩 적어 놓고서 만점을 주니 뭔가 앞뒤가 안 맞는 느낌이 들긴 하죠. 게다가 며칠 전에 '소니가 리뷰어들에게 돈을 먹이고 있다!!'라는 루머까지 돌았다 보니 그게 사실이었던 게 아닌가 의심하는 사람들도 많고. 그리고 이렇게 기묘한 100점들이 부양한 평균으로 만들어진 84점에 대한 신뢰성도 인정을 받지 못 하고 있고. 게임판 리뷰어들의 신뢰도가 땅바닥에 처박히면서 동시에 메타크리틱의 권위(...)도 추락하는 중입니다.


 동시에 당연히 코지마 히데오에 대한 평가도 조정 과정을 거치고 있죠. 원래부터 좀 연예인&아티스트병 심하다는 얘길 듣던 양반인데 결과물이 괜찮으니 다들 그러려니... 하다가 이번 일로 까이고 있어요. 일생에 처음으로 100% 자기 맘대로 할 수 있게 되니까 이런 평가가 나오는 걸 보니 그동안 메탈기어솔리드 같은 게임이 나올 수 있었던 건 그나마 코나미(이 분의 전 직장이요)가 위에서 통제하고 갈궈댄 덕이었구나... 라는 얘기까지 나오는 걸 보면 넘나 재밌습니다. 그동안 코나미는 쭉 위대한 아티스트를 박대하고 쫓아낸 게임판 최악의 빌런 회사라는 이미지였거든요. ㅋㅋㅋ



 - 근데 저는 지금의 이 사태가 참말로 즐겁습니다. 


 애시당초 코지마와 메탈기어 시리즈에 실망한지 오래여서 이번 게임에도 기대가 없어서 실망할 포인트가 없기도 했구요.


 뭣보다 그동안 게이머들이 허구헌날 메타 메타 거리면서 메타 점수를 신봉하는 꼴이 참 보기 싫었어요. 뭐 그냥 신봉까진 그러려니 할 수 있겠지만 그런 믿음을 바탕으로 자기는 해보지도 않은 게임들 욕하고 다니며 "해보니까 재밌던데?" 라는 사람들에게 "고작 메타 xx점짜리 똥겜! 물론 난 그 게임 해보지도 않았지만 메타는 옳다능!!!! 안 해봐도 다 안 다능!" 이러고 다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서.


 그리고 사실 게임쪽 '리뷰'들이 대체로 되게 별로거든요. 역사가 짧아서 그런지 뭔지 원인은 모르겠지만 영화쪽과 비교할 때... 거칠게 표현하자면 그냥 수준이 많이 떨어진다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전 게임을 구매할 때 리뷰는 전혀 감안을 안 해요. 그냥 트레일러 몇 개 보고 사고 싶어지면 사고 아님 말고.


 그래서 메타가 까이고 리뷰어들이 의심받는 지금 시국이 아주아주 씐나고 즐겁습니다. 으하하.


 또... 그동안 코지마팬들, 그리고 소니팬들(바로 며칠 전까지 '데스스트랜딩'은 플레이스테이션 독점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지금은 아니지만요.)이 워낙 행패를 부리고 다닌 게 있어서 그 분들 멘붕하는 걸 구경하는 소소하게 사악한 즐거움도 있구요. ㅋㅋ


 하필 그 직후에 블리즈컨이 열려서 데스스트랜딩 시국이 조기 종료되는 건 아쉽긴 하지만. 뭐 하루 저녁 만족스럽게 즐겼(?)으니 됐죠.

 게이머들 커뮤니티가 제발 메타 신봉에서 깨어났으면 좋겠고, 또 특정 게임이나 제작자, 회사 빠질 좀 자제했으면 좋겠어요. 그런 데다가 목숨 걸고 감정, 시간 때려박으면서 남들 귀찮게해서 좋을 게 뭡니까. 게이머라면 그냥 재밌는 게임 찾아서 즐기는 게 우선이 되어야 하는데 그 양반들은 인터넷 여론전 하느라 게임할 시간도 없을 것 같아요. =ㅅ=



 - 여담인데.

 솔직히 저는 '데스스트랜딩' 누가 주면서 해보라고 하면 일단은 재밌게 할 것 같아요. 원래 제가 좀 괴작을 좋아하거든요. ㅋㅋ

 하지만 이미 갖고 있던 플스를 팔아 버렸으니 당분간은 해 볼 일이 없겠고.

 메기솔V의 거의 똑같은 미션 반복 강요로 플레이타임 늘리기에 치를 떨었던 사람이라 그거랑 비슷한 구성이라는 이 게임은... 재밌게 하다가도 결국 질려서 엔딩 안 보고 집어 치울 것 같으니 앞으로도 안 살 것 같네요.



 - 그리고 이 시국에 가장 큰 웃음을 준 건 유럽의 웹진 '엣지'였습니다.

 원래도 신랄하고 독하게 평하기 유명한 곳인데, 그냥 리뷰를 안 올려 버렸어요. 그러면서 리뷰 담당자가 트윗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작사에서 리뷰 올리려면 꼭 엔딩을 봐야한다는 조건을 달았는데 게임이 너무 재미 없어서 엔딩을 못 보겠음. 그래서 우리 잡지는 이 게임 공식 리뷰가 없음. 그냥 그동안 해 본 내용 정리해서 며칠 뒤에 프리뷰만 올릴게. 당연히 점수 평가는 없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884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18441
7263 동양대 표창장 위조'혐의' vs 검찰의 통제받지 않는 권력 [7] 도야지 2019.10.31 724
7262 오늘의 80년대 외국 스타 [3] 파워오브스누피커피 2019.10.31 568
7261 [게임바낭] 데빌 메이 크라이 5편의 엔딩을 봤습니다 [8] 로이배티 2019.10.31 347
7260 '조국 사퇴' 외친 대학생들, 공수처 반대 광화문 집회 연다 [9] 도야지 2019.10.31 1102
7259 이런저런 일기...(불목, 팃포탯) [3] 안유미 2019.10.31 408
7258 미안함 [8] 은밀한 생 2019.10.31 752
7257 최종적으로 어느 미래에도 행복이 없다는 진실과 마주하고 [5] 예정수 2019.10.31 824
7256 보통 친한 사람이 직장 얘기를 하면 잘 들어주시는 편인가요? [8] 존재론 2019.10.31 799
7255 트럼프 미국대통령 탄핵 조사 절차 공식화 결의안이 하원을 통과했다고 하네요. [2] cksnews 2019.11.01 586
7254 John Witherspoon 1942-2019 R.I.P. 조성용 2019.11.01 228
7253 검찰이 이렇게 무서운 곳이었군요 [8] 도야지 2019.11.01 906
7252 오늘의 보이 조지와 그 외 내용 약간 [5] 파워오브스누피커피 2019.11.01 520
7251 [넷플릭스바낭] 스텔란 스카스가드의 '리버'를 다 봤습니다 [22] 로이배티 2019.11.01 733
7250 쿠팡이라는 메기와 방울토마토 다이어트 [1] 예정수 2019.11.01 545
7249 이제 문재인 모가지 따는 거 하나만 딱 남았습니다 [22] 도야지 2019.11.01 1747
7248 민주당 후원 최소단위로 하지만, 정치에 많이는 관심 없는 제가 보는 각 정당 이미지 [1] 얃옹이 2019.11.01 530
7247 [KBS1 한국영화100년더클래식] 바보들의 행진 [EBS1] 황태자 디벅 [15] underground 2019.11.01 403
7246 이런저런 일기...(비주얼, mama, 징징이들) [6] 안유미 2019.11.02 588
7245 블리즈컨 2019 감상 [1] 날다람쥐 2019.11.02 335
» [게임판바낭] 팝콘 씹으며 구경하는 즐거운 '데스스트랜딩' 메타 리뷰 사태 [12] 로이배티 2019.11.02 65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