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금 미국에서 Indian Genius Professor Income Inequality라고 치면 이 분이 나옵니다. 정확히 말하면 인도계 미국인인데 라지 체티 (Raj Chetty)란 분이죠. 현재 39세. 이 분의 연구는 소득 불평등, 교육, 기회 불평등인데 연구도 연구지만 웹페이지를 방문해보면 데이터 시각화도 놀랍습니다. 스탠포드에 3년간 있다가 올해 하버드로 돌아왔죠. 한국에서는 이 분의 연구가 "유치원 선생님이 아이 장래 소득을 결정"한다고 해서 알려져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 분의 연구는 방대한 국세청 데이터와 인구통계 데이터가 없으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설탕에 개미가 꼬이듯이 좋은 데이터가 있으면 연구자들이 연구를 하게 마련이죠. (물론 이 분의 경우는 적극적으로 더 자세한 데이터를 요구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캔자스 대학 김창환 교수는 다음과 같이 쓴 적이 있습니다.


요즘 사회과학 경쟁의 절반은 데이터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님. 최근 사회과학의 최고 자료는 주로 스칸다나비아 국가에서 나오고 있음. 이 나라들에서 학자들에게 공개하는 데이타의 수준이 어마어마함. 전국민의 모든 데이타를 사회과학자들에게 허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 북구학자들은 툭하면 전국민의 소득 증가율을 실제로 봤더니... 하면서 논문이 나옴. 세금데이타를 교육부 자료와 연결시키고, 헬스데이타까지 모두 붙여서 학자들에게 쓰게 하니 가능한 것. 물론 이 수준의 데이타가 일반 공개는 아니고 MDIS 같은 보안을 거쳐야 함. 



2. 오늘은 문재인 정권이 뭘 갖고 욕을 먹고 있나 살펴봤더니, 통계청 가계동향 조사에 불응하면 20만원까지 과태료를 내게 하겠다고 해서 논란이라며 JTBC가 썼더군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이 방침은 통계청에서 멋대로 내린 것이 아니고, 이미 있었던 통계법인데, 세번까지 불응하면 백만원 과태료를 물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최근 불응률이 17%에서 20%로 올라가서 2015년에도 이에 대해 기사가 나갔고, 2013년에는 불응한 기업에 대해 과태료를 물린 사례가 있습니다. 특히 2018년 3분기 소득 조사의 경우, 서울지역 불응률은 40.5%에 달합니다. 게다가 소득이 높을 수록 불응률이 높습니다. 이러면 좋은 통계 데이터를 만들 수 없습니다. 예산은 한정적인데, 기념품으로 참여를 유도하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이 예산 증감은 국회에서 결정하는 것입니다. 


작년에 있었던 가계동향 조사와 관련, 일련의 기사를 보면, 분명 좋은 통계에 대한 필요는 인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강신욱 통계청장은 취임사에서 "좋은 통계를 만들어 보답하겠다"고 했습니다. 좋은 통계는 정확한 통계고, 불응률이 높으면 정확한 통계가 되기 힘듭니다. 한국 사회의 불평등 문제를 풀려면 먼저 문제를 정확히 파악해야하고, 문제를 파락하려면 좋은 통계가 필요하고, 좋은 통계를 만들려면 응답자들이 많이 답해야합니다. 품질 좋은 통계가 필요한 건 아는데, 있는 법에 따라 과태료를 내기는 싫고, 돈 많이 버는 사람들일 수록 자기가 얼마나 버는지 기입하고 싶지 않고, 추가 예산은 국회가 결정하고. 그러면 정부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까요? 빵을 갖고 있고도 싶고, 먹고도 싶다고 떼를 쓰는 건가요? 


3. 후지무라 마리의 '오늘은 회사 쉬겠습니다' 만화를 읽었습니다. 이거 드라마도 있는 모양이네요. 띠동갑 연하와 연애하는 33세 여성의 이야기입니다. 라이벌 역으로 등장하는 아사오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주인공 하나에는 띠동갑 타노쿠라를 선택하네요. 하긴 상상속에서 뭐든지 선택할 수 있다면, 뭐하러 현실적인 선택을 하겠어요. 현실적으로 멋진 남자 (나이가 비슷하고 어느정도 돈이 있는 남자)를 선택하는 순간 환상적인 연애는 더이상 환상이 아니게 되잖아요. 드라마에서는 띠동갑 (12세)을 아홉살 차이로 바꿨다는군요. 이 드라마를 체크하다가 重い女 (오모이 온나: 부담스런 여자)란 표현을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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