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4 20:10
지난 3년간 수영을 나름 열심히 했었습니다.
늙기 시작하는 나이에 배운 수영이라, 처음엔 무섭고 어려웠습니다. 60cm 어린이 풀에서 물에 빠져 죽을까봐 허우적 거렸으니..
물에 뜨는 법을 배우기까지 근 석달이 걸렸고, 킥보드 없이 자유형으로 25M를 편.도.로 가는데 1년이 걸렸습니다.
정말 낯을 가리는 편이라 3년을 다니면서 수영장에 친한 사람 한명 못 만들었는데도,
초급 레인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있었는지 다음 레인으로 넘어가니, 전혀 모르는 분들이 축하해주시더군요.ㅠ.ㅠ
처음엔 남들보다 너무 늦어지는 것 같아서 우울했지만, "내돈 내고 내가 다니는데, 물에서 허우적 거리든, 물을 마시든 그게 무슨 창피한 일이랴"라고 마음을 먹고 나니
수영이 조금 더 즐거워 졌었습니다.
그리고 펑키타와 나이키 수영복의 세계를 알고나서는 수영이 네배는 더 즐거워졌습니다.
하지만 불규칙한 출퇴근에 끊이지 않는 야근, 철야로 수영 강습을 나가는 날보다 못 나가는 날이 더 많아지고..
이전보다 늘어난 강습반의 운동량을 쫓아가기가 점점 버거워졌습니다. 그 지점을 넘어서면 실력이 늘겠지만....
수영으로 올림픽에 나갈 것도 아닌데, 굳이?? 뭐.. 그런 심정이 들어서 운동을 요가로 바꿔봤습니다.
요가 등록을 하면서 수영강습보다 두 배 비싼 강습비에 놀라고, (심지어 사립 수영장이었습니다... 물도 안쓰는 요가는 왜 이렇게 비싸지??)
수업이 의외로 재밌는 것에 두번 놀라고,
수업 끝난 후 사람들이 샤워하지 않고 그냥 돌아가는 것에 세번 놀랐습니다.
수영은 칼같은 샤워-수영-샤워 루틴이라.. 탈의실에서는 옷을 다 벗고 바디 로션을 바르거나 머리를 말려도 누구하나 신경쓰지 않고 자연스러웠는데
서로 친한분들은 그 상태로 매우 자연스러운 근황토크 시간을 가지시기도 하고, 샤워실에서 서로 등도 밀어주시고, 가끔 전혀 모르는 분 등도 서로 밀어주고.. 하여튼 그랬는데.
여기는 탈의실에서 옷을 벗기가 조심스러워요;;; 수영장에서의 버릇대로 과감하게 탈의->샤워실로 직진 하면 정말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까봐 고민 중입니다.
출근 길에 운동하고 샤워하는게 낙이었는데 말이에요.
어쨌든 이제 두번 들어간 요가는 재밌습니다. (회당 강습비를 생각하면 수영보다 두배 반은 더 재밌어야 합니다...ㄷ ㄷ ㄷ)
그리고 요가에서도 변함없이 이어지는 나이키 사랑.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실생활에서 입는 옷은 나이키가 하나도 없어요. 요가 시간에 입는 옷이 제가 입는 옷 중에 제일 비싼 웃.ㅋㅋㅋ)
그리고22 요가에서도 변함없이 이어지는 철야로 인한 "돈 내고 수업 못 감 "..ㅠ.ㅠ
2019.11.14 20:16
2019.11.14 20:34
2019.11.14 20:48
네. 저는 상당한 몸치에 저도 늙어가고 있습니다...만 언젠가 하게 되면 체험담을 남기겠습니다.
2019.11.14 21:09
요가는 샤워할만큼 땀이 나는 운동이 아니에요. 힐링이 된다고 할까요. 허리통증만 아니면 계속 하고 싶은데요
수영을 좋아하셨다니 요가도 꾸준히 즐기면서 하셨으면 좋겠네요.
2019.11.14 23:11
2019.11.15 19:30
2019.11.15 19:45
펑키타...전 그 과감한 디자인을 도저히 감당못...ㅜㅜ 근데 이쁘긴 이뻐요. 입으신 분들 보면.
수영은 바로 윗분 말씀에 100% 동감입니다. 안되도 넘어가고 다음번에 다시 시도하면 이상하게 전에 안되던 게 하나씩 극복되어 있곤해요. 사정상 몇 달 빠졌다 다시하기를 반복하는데 전에 안되던 접영이 이제 절반쯤 넘어갑니다. 선생님을 바꾸며 강습듣는것도 효과있어요. 가르치는 방법이 나에게 안맞으면 습득이 이상하게 어렵더군요. 근데 다른 분께 배우니 강습 두번만에 그냥 되서 허탈했던 기억이...ㅡㅡ
요가도 좋은 운동이죠. 어딘가 안좋았던 자세를 잡아줘서 저절로 군살이 빠졌던 경험이 있어요. 다시 저도 시작하려는데 근데 과연 결혼전처럼 군살이 빠질지는.....음.........
아쉬탕가같은건 정말 육수 좍좍.......요새 강사님들은 스트레칭이나 필라테스 동작도 많이 섞으시는지.. 체력이 후달리는 수업도 있더라구요.
물에뜨는 법 모르는데 석달이나 걸리는 거였군요 흑 ㅠㅠ 전 포기해야하나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