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국 시간 6월 5일 수요일에 블랙미러 시즌 5가 개봉합니다. 에피소드는 세 개인 모양인데 이 중에서 제가 기대하는 건 마일리 사일러스가 나오는 에피소드 'Rachel, Jack, and Ashley too' 예요. 마일리 사일러스는 영화 '한나 몬타나'에서 세상에 다시 없이 귀여운 소녀로 나왔는데, 6년 전인가 MTV 어워드에서 대단히 색스러운 공연을 해서 화제가 되었죠. 청소년 이미지를 벗으려는 시도였던 것 같아요. 뮤직 비디오 보면 부치 스럽기도 하고 소년 같기도 해요. 아무리 벗어도 섹시하다가 보다는 민망하죠. 뮤직비디오 Wrecking Ball 에서는 아예 다 벗었는데도, 사람 모양을 한 마네킹 같아요. 


블랙미러 트레일러를 보아하니 마일리 사일러스가 아이돌 가수로 나오는 것 같고, 그 아이돌 가수를 본떠서 A.I.를 만들어 인형에 집어넣은 것 같아요. 그리고 여성 청소년들에게 조언도 되고 친구도 되어주죠. 마일리 사일러스는 성숙한 이미지로 포지셔닝하지 못했는데, 아예 늙지도 죽지도 않는 A.I.적, 인공적 이미지로 이미지 전환하는 것도 자기 이미지에 잘 맞지 싶네요. 


앤서니 매키가 나오는 'Striking vipers'는 데이팅 앱 틴더를 극단적으로 확장시킨 에피소드같이 보이네요. 이 에피소드도 아마 확실히 인기를 끌 것 같아요. 



2. '왕좌의 게임' 마지막 편은 아무래도 석연치가 않아요. 저는 항상 '왕좌의 게임'의 주제가 이거라고 생각했어요. 권력은 사람들이 그것이 있다고 믿는 곳에 있다, 는 거였죠. 그런데 시즌 마지막에, 정말 브랜 스타크에게 권력이 있다는 믿음이 드나요? 결말에 누가 왕이 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예요. 브랜이 되든 산사가 되든 존 스노우가 되든 대너리스가 되든. 저 사람에게 왕이라는 칭호가 없어도 리더로서의 권력이 있다고 믿어져야 하는데 그 과정이 너무나 설익었다는 느낌이예요. 하긴 브랜은 책에서보다는 스크린에서 많이 강조되는데, 그건 시청자들이 그 캐릭터를 좋아해서였다고 하죠. 어찌 보면 권력은 드라마 속의 민중에게 있는 게 아니고, 시청자들에게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떠나면서 수수께끼를 하나 내도 될까요, 티리온 경? 방안에 영웅이라 할 만한 세 사람이 모여 있었습니다. 왕, 사제 그리고 돈 많은 부자였지요. 그들 사이에 기사가 하나 서 있었습니다. 신분도 비천하고 품은 뜻도 없는 기사였죠. 세 사람은 각각 그 기사에게 다른 두 명을 죽이라고 명령했습니다. '내 말을 따라라. 난 너의 군주다.' 왕이 말했습니다. '내 말대로 하거라. 신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사제가 말했죠. '내 말대로 해라. 그러면 많은 금이 너의 것이 될 거다.' 부자는 그렇게 말했죠. 그렇다면 누가 살아남았을까요?"

(중략)

"권력이란 정말 이상한 것입니다. 제가 지난번에 냈던 수수께끼의 답을 생각해 보셨습니까?"

"한두 번쯤은. 왕, 사제, 부자. 누가 살아남고 누가 죽었을까? 기사는 누구의 말에 복종했을까? 그건 정답이 없는 문제였지. 아니, 정답이 너무 많은가? 모든 것은 칼을 가진 사람 마음대로니까."

"네. 그 기사는 아주 평범한 사람이죠. 왕관도, 황금도, 신의 은총도 갖지 못한 평범한 기사. 가진 거라곤 오직 날카로운 강철 조각뿐이죠."

"그 강철 조각이 삶과 죽음을 관장하는 권력이로군."

"맞습니다. 하지만 검을 가진 자들이 진정으로 세상을 지배한다면, 왜 왕이 모든 권력을 가진 척하는 걸까요? 왜 기사들이 어린 왕이나 술주정뱅이인 그의 아버지에게 복종하는 걸까요?"

"어린 왕과 술주정뱅이 왕이 검을 가진 다른 힘 있는 자들을 부릴 수 있으니까."

"그렇다면 그 힘 있는 자들이 진짜 권력을 가진 겁니까? 그럼 그들의 검은 어디서 온 거죠? 왜 그들은 복종하죠? 어떤 이들은 지식이 권력이라고 합니다. 또 어떤 이들은 세상의 모든 힘이 신에게서 나온다고 합니다. 또 다른 사람들은 법에서 나온다고도 하죠. 그러나 베일러 셉트에서 에다드 공이 처형되던 날, 대 셉톤과 섭정 왕대비, 그리고 그들의 신하들은 군중 속에 섞여 있던 구두 수선공 만큼이나 무력했습니다. 에다드 공을 죽인 사람이 진정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명령을 내린 조프리 왕? 검을 휘두른 일린 페인? 아니면 또 다른 누구?"

"자네가 낸 그 빌어먹을 수수께끼의 답을 얘기하려는 건가, 아니면 내 두통을 더 심하게 만들려는 건가?"

"권력은 사람들이 그것이 있다고 믿는 곳에 있습니다. 그것이 정답이죠."

- 티리온 라니스터와 바리스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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