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악평이 자자했어서 극장에서 금방 내릴까봐 걱정했는데 지금 막 보고 온 길입니다.

영화 보기 전에도 '그 정도는 아닐 것 같은데?' 생각이 들었는데, 예상했던대로였습니다.


저는 뮤지컬 장르를 좋아하는 관객이고, '캣츠'의 무대 공연 버전을 좋아하는 편이기도 해서 영화가 덜 지루했을수는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원작을 아는 관객에게만 어필할 수 있는(그것도 덜 지루하게 보는 정도) 영화라면 물론 실패한거겠지만요.


하지만 관람평들이 하나 같이 과장된 어조로 영화를 놀리고 욕하길래, 정말로 영화가 그 정도로 구렸다기 보다는 누가 더 창의적이고 재밌게 영화를 까나 대결을 벌이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타겟이 하나 정해지면 기계적인 태도로 작품에 욕을 퍼붓는 놀이가 재밌지도 않고, 그 정도로 욕 먹을 영화는 분명 따로 있을텐데.. 생각이 듭니다. '인천 상륙 작전' 이라든가요.. (그냥 무작위로 하나 예를 들어봤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왓챠에서 캣츠보다 평점이 높더군요. ;)

이런 비슷한 느낌이 들었던 영화 중에 '리얼'이 있었는데, 그렇다고 그 영화가 좋은 영화라는건 아니니까 넘어갈게요. ㅎㅎ;;


예고편 보고 느꼈던 괴상한 비주얼이나 불쾌한 골짜기에 대한 염려는 영화를 보는 동안 별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영화가 지루하게 느껴질때도 있지만, 차라리 원작을 제대로 뒤집어 엎어서 더 화끈하게 욕할 수 있는 괴작을 만들어놨다면, 오히려 더 재밌는 경험이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현재의 영화를 보고 드는 느낌은 '영화화가 어울리지 않았던 무대 공연을 적당히 무난하게 스크린에 옮겨놓은 지루한 영화' 정도여서 아쉽네요.


사회자 고양이를 맡으신 분은 연기가 좀 과해서 웃겼어요. 마지막에 주디 덴치가 고양이를 대하는 자세에 대해서 노래하는데, 옆에서 눈을 휘둥그레 뜨면서 놀라해서 뭐지? 싶었네요.

럼텀터거 배우분도 매력이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한국 배우들로 캐스팅 상상도 해봤는데.. (노래 실력은 무시)

그리자벨라 역에 전도연, 럼텀터거 역에 이이경, 거스 역에 최불암, 올드 듀터로노미 역에 김혜자, 빅토리아 역에 문근영... 재밌는데 어렵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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